게임업계, 신기술 도전의 한해
과감한 투자로 전성시대 시즌2
10년 먹거리 점차 윤곽 드러나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신년사를 통해 던진 화두는 ‘변화와 혁신’이었다. 여전한 팬데믹 상황 속에서 산업의 새 패러다임을 개척하기 위해서다. 새로운 도전에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이에 CNB가 기업·산업별로 신년사에 담긴 의미를 분석해 연재하고 있다. 이번 편은 ‘블록체인·메타버스·글로벌’이라는 3개의 키워드를 던진 주요 게임사 CEO들이다. <편집자주>
<관련기사>
① KB·신한·하나·우리금융…새해 키워드는 ‘디지털 혁신’
② 개성파·도전파·격언파…백인백색 회장님 말씀
③ 현대산업개발 붕괴참사 예측? 건설업계 새해 키워드는 ‘안전’
④ 위기의 카드업계, ‘디지털 혁신’에 사활 걸다
# 글로벌 해외시장에 승부수 던져
게임사 CEO들의 첫 번째 신년 키워드는 ‘글로벌’이었다. 시공간을 초월한 온라인 게임의 특성상 해외시장 확장을 최우선에 둔 것이다.
우선,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이용자가 선택해 주는 경쟁력 있는 게임을 만들어 글로벌 사업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강한 넷마블’의 본질”이라며 “이를 위해 차별화된 시스템과 혁신을 추구하여 트렌드 변화를 선도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방 의장은 “올해 준비 중인 라인업들이 다양성과 차별성을 갖추고 있어 유저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이끌어 큰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며 “2022년은 넷마블컴퍼니가 성장하고 재도약하는 원년으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카오게임즈 역시 ‘비욘드코리아’라는 콘셉트를 내세우며 해외 진출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말 남궁훈 전 각자대표가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으로 선임되며 조계현 단독대표 체제로 변경됐다.
조 대표는 신년사에서 “기대작인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를 비롯해 가디스오더와 에버소울, 프로젝트 아레스, 디스테라 등 다양한 장르의 신작으로 라인업을 강화할 것”이라며 “오딘의 흥행세를 글로벌로 확장하고자 상반기에 대만 시장 공략을 필두로 글로벌 전역을 겨냥한 서비스 준비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확보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크래프톤은 새로운 시장인 인도와 중국을 노린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신년 메시지를 통해 “크래프톤 산하 해외 게임 제작 스튜디오와 함께 우리가 지금껏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장르의 게임을 선보일 것”이라며 “펍지유니버스를 확장해 더 큰 팬덤을 형성하고, 새로운 게임 시장인 인도, 중동에서 선도적 지위를 유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 블록체인 ‘P2E’ 시장 선점
블록체인과 NFT(대체불가토큰) 기술을 기반으로 한 P2E(플레이 투 언) 시장 확장도 게임사들의 새해 핵심 화두다.
컴투스는 블록체인 게임 시장에서 자리 잡겠다는 뜻을 공고히 했다. 송재준·이주환 컴투스 대표는 2022년 신년사에서 “지금 우리 앞에는 또 하나의 커다란 시대적 물결이 메타버스, 블록체인이라는 이름으로 다가오고 있다”며 “컴투스는 올해, 게임, 콘텐츠, 블록체인 경제 시스템, 메타버스를 포괄하는 디지털 패러다임의 선두주자로 발돋움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그룹이 구축하고 있는 독자적 블록체인 경제 시스템과 함께 현실과 가상이 연결될 것”이라며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을 필두로 글로벌 P2E 게임 시장을 선도적으로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자사의 블록체인 플랫폼 ‘C2X’를 구축하고 게임 라인업 확장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블록체인 게임의 선두주자 위메이드의 장현국 대표는 ‘오픈 게이밍 블록체인’을 완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장 대표는 “올해 우리의 미션은 오픈 게이밍 블록체인을 완성하고, 위믹스(위메이드 코인)를 명실상부한 ‘게임계 기축통화’로 확고하게 자리 잡는 것이다”라고 했다.
그는 블록체인 게임 개발과 경험에 대해 “어떤 회사보다 성공과 실패 사례가 가장 많다”며 “현재 우리가 가장 잘할 수밖에 없는 일”이라고 자신했다. 위메이드는 올해 말까지 위믹스에 입점한 게임을 100개까지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웹젠의 김태영 대표 역시 블록체인을 콕 찍어 언급했다. 김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급변하는 트렌드에 맞춰 게임에 블록체인을 접목시키는 사업에 일부 참여할 계획”이라며 “이 트렌드가 더 강해질지, 금방 잠잠해질지는 예단할 수 없으나 게임산업의 한 형태로서 그 흐름은 시작됐다”고 언급했다.
# 메타버스 게임-신기술 결합 초읽기
메타버스와 관련한 신규 사업 비전도 발표됐다. 구체적인 계획을 밝힌 게임사는 많지 않지만, 신사업 항목에 추가하며 서서히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메타버스에 가장 집중하는 게임사는 컴투스그룹의 컴투스홀딩스(구 게임빌)다. 이용국 컴투스홀딩스 대표는 “블록체인과 메타버스라는 거대한 흐름에 맞게 컴투스홀딩스라는 새로운 이름을 새기고 과감한 투자와 조직의 변화를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이어 컴투스그룹의 메타버스 플랫폼 ‘컴투버스(Com2Verse)’를 통해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허무는 긍정적인 체험과 물리적 제약이 상상을 가로막지 못하는 세계, 모든 사람들이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고 창작한 지적 재산을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게임즈의 조계현 대표도 프렌즈게임즈, 카카오VX, 세나테크놀로지, 넵튠 등 계열사와 함께 메타버스 사업을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넥슨, 엔씨소프트, 펄어비스 등은 별도의 신년사를 발표하지 않았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CNB에 “이미 지난해부터 주요 게임사가 블록체인과 메타버스 등의 신사업에 큰 관심을 가지고 관련 사업에 뛰어들었다”며 “올 상반기에 조금씩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면서 게임 작품과 신기술이 결합되는 시대가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CNB=김수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