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여파로 와인 매출 ‘쑥쑥’
마트·편의점, 특화 매대 ‘승부수’
주문 후 찾는 온·오프 연계까지
유통업계가 와인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혼술’과 ‘홈술’ 트렌드가 이어지면서, 와인이 국민 대표 주류로 부상했기 때문. 유통기업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저가 와인부터 초고가 와인까지 다양한 구색을 갖추고, 온·오프라인 채널을 풀가동 중이다. (CNB=김수찬 기자)
코로나 팬데믹 이후로 국내 와인 시장은 전례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혼술·홈술 위주의 음주 문화로 바뀌면서 엄청난 수요가 이어졌고, 소주와 맥주를 대신해 ‘국민 주류’로 인정받는 모양새다.
와인 수입 규모액은 사상 처음으로 5억 달러를 넘기며 주류 시장을 견인 중이다. 한국주류수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와인 수입 규모는 5억5981만 달러(약 6697억원)이다. 전년 대비 70% 가까이 증가한 수치로,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여줬다. 와인 수입량 역시 2020년 5만412톤에서 2021년 7만6575톤으로 크게 늘어났다.
이에 유통가는 새로운 흐름에 따라 와인 시장을 정조준했다. 중저가 와인부터 초고가 와인까지 다양한 상품을 갖춰놓고 저변을 넓히거나 와인 전문 매장까지 선보이며 신선한 시도를 진행 중이다.
와인에 사활 건 대형마트
대형마트는 와인을 주력 상품으로 내세워 특화 매장을 선보이고 있다.
롯데마트는 1층 면적의 70%를 와인으로 채웠을 정도로 와인에 진심인 모습이다. 잠실점 제타플렉스의 핵심인 와인숍 ‘보틀벙커’에는 총 4000여종의 와인들이 빼곡하게 진열됐다. 최고가 와인으로 알려져 있는 ‘로마네 꽁띠(Romanee Conti)’부터 저렴한 가성비 와인까지 다양한 상품들이 준비돼 있다. 기존 대형마트의 와인 코너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와인 초보자의 선택을 돕기 위해 일반적인 국가별 분류 외에 ‘시즈널’, ‘푸드페어링’, ‘모먼트’ 총 3개의 테마로 큐레이션을 구분해놨다. 또, 와인 80여종을 시음할 수 있는 ‘테이스팅탭(Tasting Tab)’을 운영하며, 체험형 매장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보틀벙커의 경우 오픈 이후 3일 동안 6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7배 이상 높은 매출을 올렸다.
이마트는 저가 와인에 집중해 시장 대중화를 선도하겠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현재 국내외 12개 이상의 와인 수입사와 손잡고 대규모 물량을 주문해 가격을 낮추는 등 와인 대중화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지난해 이마트의 와인 매출은 1500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25% 신장하며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한 바 있다. 특히 이마트 와인 전문매장인 ‘Wine&Liquor(와인&리쿼)’가 입점한 33개점의 지난해 와인 매출은 전년 대비 33.6% 신장하며, 이마트 전체 와인 매출을 견인했다.
이마트는 매월 테마에 맞는 ‘이달의 와인’을 선정해 소비자들을 공략하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현재 와인&리쿼 매장이 입점된 33개점과 성수점까지 총 34개점에서 이달의 와인을 시범 운영 후 확대 여부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이마트는 연내까지 10여개 점포에 와인&리쿼 매장을 추가 입점시킬 계획이다.
홈플러스는 다양한 라인업을 내세우며 물량 공세에 나선다. 현재 18개국에서 생산된 500여 개 정규 운영 상품을 판매 중이며, 올 1분기까지는 핵심상품 라인업을 2.4배 이상 늘린 1200여 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차별화 상품 개발에 집중해 업계 단독 소싱 상품 20여 종을 출시하고, 매출 상위 대형마트, 익스프레스 점포 내 와인 특화존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홈플러스의 지난해 와인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11% 신장했고, 와인 카테고리 객단가는 전년 대비 7% 상승했다. 올해 연간 목표는 매출 40% 신장, 300만 병 판매로 설정했다.
‘특화존’은 기본…픽업 서비스까지
편의점도 주류 특화형 매장을 확대하는 등 와인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주류 특화형 플래그십 스토어를 운영 중이다. 역삼홍인점에 ‘와인25플러스’ 1호점을 내고, 와인 130여종을 취급 중이다. 최근 3호점으로 오픈한 ‘GS25전주본점’은 전체 60평의 면적 중 20평은 주류 전용 공간으로 이뤄졌다. 해당 주류 전용 공간 안에는 ▲5대 샤또 포함 와인 600여종이 준비됐다.
GS리테일은 올해 안에 주류 특화형 매장을 2000개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와인25플러스’ 애플리케이션(앱)을 활용해 온라인으로 주류를 주문하고 매장에서 픽업하는 방식으로 온·오프라인 연계 시너지까지 내고 있다.
이마트24 역시 주류특화매장을 선보이며, 근거리 와인 구매처로 자리 잡았다. 이마트24는 지난 한 해 동안 와인 305만병을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2월 한 달간 판매 수량은 75만 병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을 정도다. 현재 3600여개인 주류특화매장은 올해 4000개까지 확대해 온·오프라인 접근성을 더욱 높여나갈 계획이다.
세븐일레븐 역시 와인 특화존을 구성하고 모바일앱을 통한 픽업 서비스 및 당일 배송 시스템을 도입했다. 롯데칠성음료 온라인 공식몰인 칠성몰과 손잡고 선보인 와인 픽업 서비스는 온라인에서 수령 날짜와 희망점포를 예약하고 결제한 뒤 픽업하는 방식이다. 세븐일레븐에서 신분증과 주문 확인증을 보여주면 상품을 받을 수 있다.
자체 와인 브랜드를 낸 편의점 업체도 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는 자체 와인 브랜드 ‘음!(mmm!)’을 론칭하고, 스페인 와이너리 레드와인 제품을 판매 중이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CNB에 “와인이 ‘친숙한 주류’로 인식되면서 유통업체들이 온·오프라인 구매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며 “와인 소비가 더욱 늘어남에 따라 와인 시장의 성장세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CNB=김수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