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석열 대통령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제안한 ‘영수회담’을 사실상 거부하고 여야 정당 대표·원내대표가 모두 참석하는 다자회담을 고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거듭 제안하고 있는 ‘영수회담’과 관련해 "여야 정당 대표·원내대표가 모두 참석하는 다자회담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혀 사실상 ‘단독회담’을 거부했다.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14일 국회에서 윤 대통령의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취임 축하난을 전달한 뒤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은 ‘영수회담’ 용어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 구시대에 쓰던 말”이라면서 “다만 국민의힘 비대위도 만들어지고, 정의당도 비대위가 정리되면 대통령이 해외순방을 다녀오고 나서 한번 당 대표와 원내대표를 만나는 것은 고려할 필요가 있다. 방식이 어떻게 되든지 간에 그때 가면 논의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대통령실 한 관계자도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미 윤 대통령은 입장을 여러 번 밝혔다. 지난번 이 대표와의 통화에서도 ‘상황이 정리되면 조속히 만나자’고 했다”면서 “현재도 그 입장에서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13일 기자간담회에서 “윤 대통령에게 여야, 정파를 떠나 허심탄회하게 머리를 맞대고 논의할 수 있는 민생경제 영수회담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거듭 제안한 바 있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 간에 ‘단독회담’ 또는 ‘다자회담’을 둘러싼 샅바 싸움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지만 윤 대통령이 해외순방 이후 순방 성과 설명을 명분 삼아 여야 대표·원내대표가 참석하는 다자회담을 추진한다면 이 대표도 이를 거절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 대표로서는 다자회담을 수용할 경우 형식적인 만남에 그칠 수 있어 자신이 부각되기는 어렵고, 또 이를 거부할 경우에는 ‘민생을 위한 협치는 말뿐’이라는 비판에 직면하게 되는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