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로윈 성지된 백화점…의상·행사용품 즐비
포토존·페인팅·파티 등 이벤트 천국…매출↑
MZ세대부터 5060까지 전연령대 고객 북적
코로나19 방역규제 완화로 사실상 3년 만에 할로윈 시즌이 돌아왔다. 유통업계는 ‘2030세대의 명절’이라 일컫는 할로윈을 맞이해 다양한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은 할로윈 테마로 매장을 꾸미고, 관련 상품을 내놓으며 고객 맞이에 한창이다. 할로윈 특수 잡기에 나선 유통가 모습을 CNB뉴스가 들여다봤다. (CNB뉴스=김수찬 기자)
2020~2021년의 할로윈데이는 비교적 조용했다. 영업시간 제한, 다수 인원 집합금지 등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 문제로 활기찬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할로윈 콘셉트로 단장하며 최소한의 분위기는 냈지만, 고객 잡기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진 않았다.
올해는 달라진 모습이다. 팬데믹 이후 3년 만의 할로윈데이를 맞아 분주해졌다. 2030이 주축이 된 MZ세대와 가족 단위 고객을 잡기 위해 치열한 마케팅 경쟁을 벌이고 있다. 대형 조형물과 포토존을 설치해놓거나 팝업스토어, 테마존 등을 운영하며 소비자의 발걸음을 붙잡고 있다.
팝업스토어·플래시몹…백화점들 경쟁 치열
백화점 업계 중 할로윈에 가장 집중하는 곳은 롯데다. 지난 23일 잠실 롯데월드몰과 롯데백화점 잠실점에 가보니 할로윈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사회적 거리 두기 전면 해제 이후 첫 할로윈 데이를 맞아 ‘슈퍼 할로윈(SUPER HALLOWEEN)’을 테마로, 백화점을 거대한 할로윈 파티 성지로 변화시킨 것.
특히 영국의 유명 팝 아티스트 존 버거맨과 함께 슈퍼 할로윈 테마의 비주얼을 제작하고 백화점 외벽뿐만 아니라 식품관, 출입문, 디스플레이 존 등을 꾸며 백화점 곳곳에서 할로윈 파티느낌이 났다.
또한, 잠실 롯데월드몰 1층 광장에 고객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이벤트 존을 구성하고 ‘벌룬놀이터’, ‘포토박스’, ‘할로윈 페이스페인팅&타투 체험’ 등을 운영 중이다. 해당 이벤트 존에는 평일에도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 단위 고객들이 북적이며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벤트 존 옆에는 할로윈 팝업스토어가 있다. 제과 브랜드 ‘위니비니’와 코스메틱 ‘러쉬’가 참여해 할로윈 젤리와 초콜릿부터 호박 바구니, 배쓰밤 등 할로윈 테마 한정 상품을 출시해 판매하고 있다. 팝업스토어 판매 직원들은 할로윈 코스튬과 마스크를 착용해 할로윈 분위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느낌이다.
잠실 롯데월드몰에는 할로윈 테마로 분장한 연기자들의 공연도 펼쳐진다. 드라큘라, 마녀 등으로 변장한 연기자들이 할로윈 퍼레이드 공연을 오는 29~30일 두 차례씩 진행한다. 공연 후에는 고객들과 함께 포토타임도 가질 예정이다.
아이들을 위한 할로윈 이벤트도 준비됐다. 잠실점, 분당점, 동탄점, 인천점에서는 할로윈 플리마켓을 열어 할로윈 코스튬, 용품, 풍선 등을 판매한다.
신세계 프라퍼티는 쇼핑테마파크 스타필드를 할로윈 데이 콘셉트로 단장했다. 신세계의 특징은 점포별로 고객 특성을 반영해 특화한 할로윈 콘텐츠를 선보인다는 것이다.
인근의 미군 가족과 반려견 동반 가족이 많이 방문하는 스타필드 안성은 펫 할로윈 페스티벌을, 유아동 가족이 많이 방문하는 스타필드 고양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과자 브랜드와 협업을, MZ세대가 많이 방문하는 스타필드 코엑스몰은 좀비 추격 레이스 ‘2022 좀비런 서울’을 진행한다.
대형마트, 할로윈상품 할인행사로 고객 유혹
대형마트 역시 할로윈 상품을 기획해 특수 잡기에 나선다.
이마트는 오는 31일까지 ‘할로윈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고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할로윈 체험형 매장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체험형 공간이 위치한 곳은 이마트 용산점 지하2층. 이곳에 ‘좀비 타운’을 콘셉트로 한 체험형 공간이 눈에 띈다. 아담한 공간이지만 할로윈에 맞게 으스스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각종 공포 소품과 인형을 배치했으며, 무료 4컷 포토 기계를 설치해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실제로 인증샷을 찍기 위해 고객들의 줄이 길게 늘어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마트는 이 외에 일반 매장에도 할로윈 느낌의 조형물 및 휘장을 설치했다.
체험형 공간 옆에는 할로윈 관련 상품이 진열되어 있다. 이마트는 작년보다 약 30%가량 더 많은 상품을 준비했다. 할로윈데이 기간 동안 과자, 캔디, 젤리 등 약 60여종의 먹거리 상품을 익살스러운 할로윈 패키지로 꾸며 출시한 것이다.
또한, 원통 호박바구니, 호박의상, 할로윈 LED 등 140여종의 생활용품까지 총 200여종의 상품에 대해 할인 행사를 진행하며 대목을 노리고 있다.
홈플러스도 할로윈데이를 맞아 다음달 2일까지 신선식품을 비롯한 먹거리와 파티용품, 문화센터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기획전을 열었다.
다른 대형마트와는 달리 신선식품까지 할로윈 기획 상품으로 내놓은 것이 특징이다. 할로윈의 상징 호박부터 파프리카, 연어, 양숄더랙 등 다양한 신선식품을 판매한다. 마녀 손가락 콘셉트의 ‘스윗 사파이어 포도’와 제스프리 키위, 망고, 파인애플, 오렌지에 할로윈 패키지를 적용해 분위기를 연출했다. 또한 제주밀감, 사과, 단감, 키위 구매 시에는 유령 얼굴 스티커를 함께 제공해 꾸미는 재미도 더했다.
또한, 문화센터에서는 쿠킹&베이킹, 동화 미술놀이, 클레이 및 공예 만들기 등 할로윈 특집 강좌를 진행하면서 새로운 시도를 선보였다.
롯데마트 역시 할로윈데이 시즌에만 만나볼 수 있는 패키지와 단독 상품으로 구성된 ‘할로윈 과자 파티’ 행사를 진행한다. 특히 올해에는 롯데마트 ‘관심급구프로젝트’ 캐릭터 ‘관심이’를 활용해 매장 내 새로운 할로윈 분위기를 연출했다. 매장에서 마녀·유령 분장을 한 관심이 캐릭터 인증샷을 찍어 SNS에 업로드 하면 상품을 제공하는 이벤트도 개최한다.
전 연령층의 축제로 자리잡아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가 할로윈을 위해 각종 이벤트를 준비한 이유는 이전까지 ‘단순 외국 축제’, ‘어린이들의 놀이 문화’로 평가받던 할로윈이 점차 전 연령층 축제로 자리 잡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된 용품 매출 역시 전 연령대로 확산하고 있다. 실제 이마트가 최근 5년 동안 할로윈 기간 매출을 조사한 결과, 할로윈 상품을 구매하는 연령층 역시 30-40대를 넘어 전 연령층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2018년 10월에는 할로윈 상품을 구매하는 고객 중 30-40대 연령층 비중이 95.5%를 차지했지만, 2021년 10월은 78.2%로 대폭 감소했다. 대신 50대, 60대 비중이 18년에 비해 약 각각 4배, 7배가량 늘었다.
이에 힘입어, 할로윈 상품들은 매년 20% 이상씩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지난 1~16일 동안 할로윈 생활용품은 작년 동기간 대비 약 3배가량 매출이 증가하기도 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CNB뉴스에 “할로윈데이가 전 연령층의 고객들에게 축제로 인식됨에 따라 관련 용품 매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기획 상품을 출시하거나 관련 테마 공간 조성, 거대 조형물 설치, 다양한 이벤트 진행 등의 방법으로 마케팅에 열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CNB뉴스=김수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