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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LH의 이상한 분양가 셈법…‘10년공공임대’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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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도기천기자 |  2022.11.03 09:23:17

(CNB뉴스=도기천 편집국장)
 

“아파트값이 50% 올랐다가 6% 떨어졌다고 폭락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최근 국토부 국정감사에서 한 말이다.

원 장관 말대로라면 작년에 10억에 산 집이 올들어 6% 떨어졌으니 9억4천만원 정도 된단 얘기다. 그럼 9억4천에 내놓으면 팔릴까?

현실은 원 장관 말과 다르다. 10억짜리 집을 7억에 내놔도 매수자가 없다. 언론에선 반토막난 지역도 수두룩하다고 떠든다. 더구나 기준금리가 치솟고 있어 더 떨어질게 자명하다.

이처럼 원 장관 말이 와닿지 않는 이유는 주택가격을 매기는 통계방식이 현실과 동떨어졌기 때문. 가령, 한 지역에 100채의 아파트가 매물로 나와 있는데 평균 호가가 10억이라고 치자. 그러면 100채의 총액은 1000억이 된다. 그중 한 채가 7억에 팔렸다면 총액은 997억이 되므로 0.3% 내린 것으로 잡는다. (주로 KB시세가 이 기법을 사용한다)

하지만 이 경우를 주식거래에 적용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10억짜리 주식이 7억에 매매되고 그후 거래가 없다면 최종호가는 30% 내린 7억이 된다. 그래서 주식을 해본 사람이라면 원 장관 말이 실감나지 않는 것이다.

‘부동산 망국(亡國)’으로 갈 것인가?

현실과 동떨어진 사례는 또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책정한 10년공공임대아파트의 분양전환가격이다.

10년공공임대는 최소 5년 이상 월임대료를 내고 거주한 뒤 ‘감정평가금액 이하’로 분양받는 주거제도다. 공공주택특별법 시행규칙 제26조에는 “10년공공임대의 분양전환가격은 감정가를 초과할 수 없다”고 규정돼 있다.

감정가는 건축년도, 지역요인 등과 함께 주변의 거래사례를 기준으로 책정된다. 그런데 최근 거래가 뜸하다 보니 아파트값이 꼭지점이었던 1~2년전 거래사례가 감정가의 기초가 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급매물 가격보다 분양전환가가 더 비쌀 수도 있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분양전환을 포기하는 사례가 갈수록 늘고 있다. 세입자들 입장에서는 차라리 주변의 급급매물을 찾는게 더 낫다는 것이다.

 

한 10년공공임대아파트 단지 외벽에 LH의 분양전환가 산정방식을 비판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렇게 되면 ‘서민주거안정에 기여한다’는 공공주택 정책의 취지가 무색해진다. 평생 부은 청약통장을 사용해 당첨된 공공임대 세입자들이 주변시세(급매물)보다 더 높은 가격에 분양 받거나, 아니면 집을 비워줘야 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

따라서 분양전환가 산정방식을 손봐야 한다.

예를 들어, 신규분양에만 적용되는 ‘분양가상한제’를 공공임대아파트의 분양전환 때도 적용할 필요가 있다. 분양가상한제는 정부가 택지비와 건축비, 건설사의 이윤 등을 산정해 적정분양가를 정하는 제도다. 현재 공공택지 신규분양은 상한제 적용을 받고 있지만 10년공공임대의 분양전환 때는 이 제도를 적용받지 못하고 있다.

최근 정부가 청년 주거안정을 위해 시세의 70%로 공급하겠다고 밝힌 ‘청년원가주택(공공분양나눔형)’처럼 사전에 가격 가이드라인을 정하는 것도 필요하다. ‘시세의 70%’ 등으로 못박아 두면 주거에 대한 불안감이 일정부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정부는 시장 논리가 아니라, 서민들이 집 걱정 없이 주거권을 보장받는 쪽으로 공공주택 정책 방향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그래야 집이 없어 결혼을 포기하고 있는 청년세대가 희망을 가질 수 있다.

‘부동산 망국(亡國)’으로 갈 것인가, 주거복지국가로 갈 것인가?’

지금이 갈림길이다.

(CNB뉴스=도기천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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