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학교는 설립 초기 현재의 장전동 캠퍼스 부지 제공과 공사 지원 등 부산대 터전을 마련하는 데 크게 공헌한 전 유엔군 부산군수사령관 고 리차드 위트컴(Richard S. Whitcomb, 1894~1982) 장군의 조형물 건립을 위한 시민성금 모금에 적극 참여키로 하고, 지난 1일 오전 대학본부 6층 교무회의실에서 차정인 총장과 주요보직자들이 함께 금일봉을 모아 위트컴 장군 조형물 건립을 위한 시민위원회에 전달했다고 2일 밝혔다.
'위트컴 장군 조형물 건립을 위한 시민위원회'(이하 시민위원회)는 한국전쟁 전후 대한민국과 부산을 위해 헌신한 고 리차드 위트컴 장군의 정신과 업적을 알리기 위해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동참해 구성한 위원회다. 위원회는 지난해 11월 11일부터 올해 11월 10일까지 위트컴 장군 조형물 건립을 위한 시민성금 모금 활동을 진행 중이다. 조형물은 부산 평화공원 내 조형마운틴에 들어설 예정이다.
시민위원회는 부산 시민 3만 명이 1만 원씩 기부하는 범시민 모금 운동을 전개해 총 3억 원의 성금 모금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부산대도 모금 활동에 적극 동참함으로써 장군에 대한 감사의 뜻을 이어갈 계획이다.
위트컴 장군의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애정은 널리 알려진 바와 같다. 3만 명의 이재민을 낳은 1953년 부산역 대화재 때 군수창고를 열어 물자를 제공했고, 군수물자 제공 책임으로 미국 의회 청문회에 소환된 일화가 유명하다. 위트컴 장군은 미국 의원들의 추궁에 "전쟁은 총칼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 그 나라 국민을 위하는 것이 진정한 승리"라고 말해 의원들의 기립 박수에 더해 추가 군수품 지원까지 얻어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트컴 장군은 부산대 캠퍼스 부지 50만 평 확보와 공사를 지원했고, 부산 메리놀 병원, 성분도 병원 등 의료기관 건립에 힘썼으며, 전쟁고아들을 위한 보육원과 고아원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그중 부산대에 대한 관심과 지원은 이 땅의 교육 터전을 마련한 것으로 더욱 값진 의미를 갖는다.
위트컴 장군은 부산대학교 설립 초창기 캠퍼스 부지 50만 평 확보와 공사 지원에 나서는 등 우리나라 교육 발전을 위해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부산대는 1946년 대한민국 최초의 종합국립대학으로 출범하고도 캠퍼스 부지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윤인구 부산대 초대총장은 당시 유엔군 부산군수사령관이었던 위트컴 장군을 만나 직접 구상한 캠퍼스 배치도를 보여주며 이 나라 교육의 꿈과 비전을 제시하며 도움을 구했다.
이에 위트컴 장군은 현재의 부산 금정구 장전동 약 165만㎡(50만 평)의 부지를 확보하기 위해 당시 이승만 대통령과 경남도지사를 설득하는 데 앞장섰고, 마침내 부지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위트컴 장군은 무상으로 양도받은 부산대 캠퍼스 부지의 시설 공사를 한국민사원조처(KCAC) 프로그램을 통해 원조하도록 했으며, 미 공병부대를 동원해 인근 온천동과 부산대 사이를 연결하는 도로까지 개통시켰다.
위트컴 장군의 이 같은 업적은 국가적으로 기려지고 있다. 전쟁 이재민을 돕고 한국 재건에 힘쓴 위트컴 장군에게 정부는 지난해 11월 11일 대한민국 국민훈장 1등급인 무궁화장을 추서했다. 위트컴 장군은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된 유일한 장성이기도 하다.
부산대 또한 위트컴 장군의 지원과 도움에 감사하고 그 숭고한 뜻을 오랫동안 기려오고 있다.
2016년 개교 70주년 기념식에서 유족인 딸을 통해 장군에게 '감사패'를 전달했으며, 매년 7월 UN기념공원에서 열리는 장군의 추모식에 참석한다. 2017년 1월 위트컴 장군의 미망인 한묘숙 여사가 별세했을 때는 부산대학교장(葬)을 치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