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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처럼 조립하는 ‘모듈러 주택’ 인기…GS건설·삼성물산·코오롱글로벌 ‘잰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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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정의식기자 |  2023.02.04 13:23:50

선(先) 제작→조립만 하면 ‘끝’
단 며칠 만에 빌딩 한 채 완공
외국 기업과 손잡고 기술 개발
폐기물 적어 ESG 건설로 각광

 

포르타프로가 스웨덴 클라리온 호텔 포스트의 40개 객실을 모듈러로 증축하고 있다.(사진=포르타프로)

건설 자재와 부품 대부분을 공장에서 미리 만든 뒤 주택 부지에서 ‘레고’처럼 조립하기만 하면 되는 ‘모듈러 주택’이 ESG 건설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사고 위험도 낮으며, 친환경적이라는 것. 주요 건설사들도 모듈러주택 기술 개발에 나서거나 관련 기업을 인수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CNB뉴스=정의식 기자)


 


부동산 경기 침체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건설업계가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모듈러 주택 사업을 통해 수익 창출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확대를 노리는 건설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모듈러(Modular) 주택’이란, 창호, 벽체, 전기배선, 배관, 욕실, 주방기구 등 주택을 구성하는 주요 부재 및 부품의 70~80% 이상을 선 조립된 박스 형태의 모듈로 공장에서 제작해 현장에 운반한 후 조립·설치하는 방식으로 건설되는 주택을 말한다.

 

기존의 현장 중심 시공에서 탈피한 혁신적인 주택 생산 방식으로, 시공기간 단축, 건축 폐기물 감소, 에너지 사용 및 탄소 배출 감소, 소음·진동·분진 등 환경문제 해결은 물론 품질도 전반적으로 향상되는 등 많은 장점이 있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는 대표적인 스마트건설 기술로 간주된다.

 

서울 강서구 가양동의 모듈러 행복주택 ‘라이품’ 전경.(사진=연합뉴스)

 


‘건축’ 아니라 ‘조립’



국내 주택건설 산업은 여전히 철근콘크리트 공법을 바탕으로 한 노동집약적·현장 중심의 전통적 건설방식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모듈러 주택이 전체 주택건설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한 형편이지만, 최근 들어 관련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철강협회 자료에 따르면, 국내 모듈러 시장 규모는 2019년 370억원, 2020년 268억원에 불과했지만, 2021년에는 1457억원을 기록하며 급성장했다. 2022년 시장규모는 약 2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해외에서는 모듈러 주택이 대중화된 상태고, 우리 정부도 모듈러 주택 사업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11월 국토교통부가 모듈러 주택 정책협의체를 출범시키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향후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건설사들, 글로벌파트너 확보 경쟁



대형 건설사들도 모듈러 주택 시장 선점을 위해 다양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먼저, GS건설은 지난 2020년 영국 철골 모듈러 주택 전문기업 ‘엘리먼츠’와 폴란드 목조 모듈러 주택 전문기업 ‘단우드’를 인수하고, 목조 모듈러 주택 전문기업 ‘자이가이스트’를 100% 자회사로 설립하는 등 이 분야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자회사 자이가이스트를 통해 유럽의 모듈러 공법을 활용한 목조 고급단독주택의 콘셉트하우스를 공개했으며, 12월엔 호텔 등 13층 이상 중고층 건물에도 적용 가능한 스틸 모듈러 기술을 개발해 특허를 출원했다.

 

GS건설이 용인기술연구소에 설치한 스틸모듈러주택.(사진=GS건설)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최근 포르타프로, HTA 등 국내외 모듈러 기업들과 전략적 협업관계를 맺고, 해외 모듈러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포르타프로는 라트비아의 모듈러 전문 기업으로 스웨덴, 덴마크, 영국, 노르웨이 등에서 모듈러 방식으로 학교와 호텔, 병원 등을 건설하는 등 고층·대규모 모듈러 건물 건설 기술과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또, 삼성물산의 자회사 삼우종합건축사무소는 지난해 10월 영국 모듈러 건축 설계기업 HTA와 기술공유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HTA는 초고층 철골 모듈러 기술과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협력사와 함께 삼성물산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추진 중인 ‘네옴’ 프로젝트의 친환경 신도시 ‘더라인’에 들어설 주택 건설에 모듈러 공법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삼우종합건축사무소와 컨소시엄으로 수주한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스마트건설지원센터 제2센터 준공을 지난해 완료, 모듈러 건축 분야 첫 포트폴리오도 확보한 상태다.

 


해외수주 금맥 노린다



코오롱글로벌도 지난해 12월 중국의 모듈러 기술업체인 브로드 코어 디지털 테크놀로지(이하 브로드) 사와 ‘모듈러 건축 및 미래 건축 기술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브로드는 1988년 설립된 기업으로, 중국 내 모듈러 기술 부문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다지고 있다. 지난해 중국 후난성 창사시에 ‘리빙 빌딩(Living Building)'으로 명명된 10층 규모의 모듈러 타입 아파트를 28시간 45분 만에 완공하기도 했다.

 

중국 브로드 사가 초고속으로 리빙 빌딩을 짓고 있다.(사진=브로드)

양측은 이번 협약을 통해 2024년 말까지 사우디 네옴 프로젝트를 비롯한 모듈러 건축 분야에서 중장기적으로 상호협력할 계획이다. 양사가 보유한 모듈러 기술은 기존 모듈러 건축 방식에 고밀도, 고단열과 태양광 기술 등을 결합한 고도화 방식으로 저탄소화, 친환경적 요소를 대폭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CNB뉴스에 “해외에서 모듈러 주택은 단독주택 건설에 주로 활용되고 있지만, 최근 들어서는 미국과 유럽에서 3~40층의 고급 아파트가 지어지는 등 기술 한계를 빠르게 넘어서고 있다”며 “국내 시장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지만 해외 시장 규모는 훨씬 커서 국내 대형 건설사들도 시장 진입을 서두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CNB뉴스=정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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