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지윤기자 |
2023.02.20 16:10:01
오는 24일부터 3월 2일까지 서울 곳곳의 독립서점과 치료센터에서 국내 첫 섭식장애 인식주간(Eating Disorders Awareness Week)이 펼쳐진다.
인제대학교 섭식장애정신건강연구소와 잠수함토끼콜렉티브가 공동 주관하는 7일간의 행사는 의학적 치료 측면을 비롯해 섭식장애와 여성의 몸 경험을 중심으로 다양한 인문 사회적 주제를 다루는 토크 세션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전체 세션은 유튜브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무료 공개된다.
섭식장애 인식주간은 1980년대 중반 영국, 미국, 캐나다, 호주 등지에서 모인 임상가와 연구자, 활동가를 중심으로 시작된 행사로, 국내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시아에서 유일한 섭식장애 전문연구소를 이끌며 국제 섭식장애 학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여 온 김율리 교수는 섭식장애에 대한 한층 폭넓고 심도 있는 논의를 위해 영국 비트재단(BEAT)과 연계해 오는 24일을 기점으로 국내 행사를 기획했다고 의도를 밝혔다.
섭식장애는 지난 20년간 청소년과 청년층에서 놀라운 파급력으로 만연해 건강에 미치는 폐해가 심각하지만 '먹는 조절을 못 해서 생기는 개인의 문제', '다이어트 생활 스타일' 등으로 치부되며 이 병의 심각성과 사회적 중요성이 간과된 것이 현실이다.
이번 섭식장애 인식주간이 '납작하지 않은 섭식장애'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것은, 절식, 폭식, 구토의 증상을 선정적으로 묘사하는 데 그쳐왔던 기존의 '납작한 서사' 대신 구조적, 역동적이며 복잡다단한 문제인 섭식장애를 집단지성을 통해 본격 성찰해 봐야 한다는 의도에서이다.
김율리 교수는 섭식장애 인식주간 여섯째 날인 3월 1일 저녁 7시 30분 종로구 과학책방갈다에서 '섭식장애 치료의 현재와 미래'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펼친다.
영국 재닛 트레저(Janet Treasure) 교수팀과 공동연구를 진행하며 연구로 효과가 입증된 회복 프로그램을 실제 적용하는 기관인 모즐리회복센터를 운영하고 있기도 한 김율리 교수는 섭식장애 치료에서 가족 참여의 중요성, 사회적 인식 개선과 교육을 통해 소아·청소년 섭식장애 위험군에 조기 개입 및 부모와 교사의 효과적 중재를 지원할 필요성, 팬데믹이 소아·청소년 섭식장애 유병률에 미친 영향을 비롯해 일반 정신과 전문의와 심리상담가가 섭식장애 환자를 케어할 때 유념할 핵심적인 요소 등을 강연할 예정이다.
국내 첫 회 섭식장애 인식주간에 관한 정보는 행사를 공동주관하는 잠수함토끼콜렉티브의 인스타그램에 업데이트 된다. 섭식장애 기금에 기부를 원하거나 행사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메일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