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0평 초대형 디저트 카페
백화점 공간이 새롭게 변신
문화·쇼핑·재미 한데 어울려
MZ세대 ‘인증샷’ 심리 저격
모이지 말고 움직임도 줄여야 하는 ‘자제의 시대’가 사실상 막을 내렸습니다. 코로나 엔데믹(풍토병)이 시작되면서 재밌고 새롭고 신선한 곳이 봄 새싹 나듯 생겨나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움츠려서 아직 몸이 덜 풀렸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래서 CNB뉴스가 먼저 가봅니다. 가서 발과 눈과 손과 귀에 담은 모든 것을 전해드립니다. 이번에는 잠실 롯데월드몰에 마련된 초대형 플래그십 스토어 ‘노티드 월드’에 다녀왔습니다. <편집자주>
어떻게 해야 고객을 오래 머무르게 할까?
백화점 업계가 매출 극대화를 위해 오랫동안 해 온 고민이다. 그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그간 많은 방법이 나왔다. 시간관념을 없애기 위해 시계와 창을 없애고, 고객 이동이 많은 곳은 휴게공간을 만들지 않았다. 이런 전략들은 대부분 ‘외부와의 단절’을 추구한다.
그러나 고객에게 접근하는 마케팅 관점이 조금씩 변화하면서, 외부와 적절하게 상호 소통하는 공간이 만들어지고 있다. 협력 업체와 이색 콘텐츠로 무장한 체험형 매장을 조성해 백화점에 대한 인식을 단순 ‘쇼핑 공간’을 넘어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변화시킨 것이다.
롯데백화점 역시 마찬가지다. 도넛 브랜드 ‘노티드’ 운영사 GFFG와 잠실 롯데월드 몰 5층과 6층에 무려 340평이나 되는 규모의 플래그십 스토어 ‘노티드 월드(Knotted World)’를 열었다. MZ세대의 눈과 혀를 즐겁게 해줄 유명 디저트 카페다. 지난달 31일 문을 연 이곳을 이날 방문해 보고, 찍고, 맛보는 시간을 가졌다.
전시 공간·포토존…작은 테마파크
오후 1시경. 노티드 월드 매장 앞에는 많은 사람이 대기하고 있었다.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고객들이 입구에 설치된 6m 높이의 대형 스크린 앞에서 인증샷을 찍기 바쁘다. 스크린에서는 노티드의 콘셉트와 세계관을 담은 3D 영상이 고객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매장에 들어서면 처음으로 맞이해주는 것은 핑크 곰인형 ‘슈가베어’. 서수현 작가가 노티드 대표 캐릭터를 재해석한 작품으로, 포토존 명소로 자리 잡았다. 그 옆에는 거대한 노란색 벽에 형형색색의 털뭉치 자석이 붙어있다. 역시 서수현 작가의 작품으로, 고객이 직접 자유롭게 옮겨 붙이며 체험해볼 수 있는 일종의 설치 미술품이다.
슈가베어 뒤쪽에는 대형 미디어 아트월이 있다. 외부 스크린과 마찬가지로 3D 애니메이션 영상 ‘노티드 크림 웨이브’이 재생된다. 아기자기하고 앙증맞은 캐릭터가 나오는 영상을 보고 있으면 마치 테마파크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매장 한가운데에 들어서면 글로리홀 작가가 제작한 샹들리에가 보인다. 천장에 달린 샹들리에는 노티드를 상징하는 ‘스마일’을 전구에 빗대 제작한 작품이다. 그 아래 S자 모양의 대형 소파는 초곡리 작가의 작품으로, 가구 틈 사이로 부풀어 흐르는 크림을 표현했다. 두 작품 모두 노티드만의 정체성을 담았으며, 매장 전체를 포토존으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매장 곳곳에는 노티드의 대표 상징물 슈가 베어, 스마일, 크림을 주제로 만든 조형물들이 설치되어있다. 또한 전면 유리창을 통해 석촌호수의 풍경이 보여 자연과 어우러짐까지 느낄 수 있으며, 오픈 키친 형태여서 실시간으로 도넛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는 재미도 있다.
노란 파스텔 톤의 계단을 올라가 6층으로 향하면, 100평 규모의 팝업 전용 공간이 펼쳐진다. 6층은 4개 콘셉트의 컵케이크 포토존과 이벤트용 굿즈 뽑기 자판기 및 노티드 굿즈존으로 구성된다. 향후에는 타 브랜드와 협업하는 팝업 형태로 운영될 예정이다.
“맛보고 즐겨라” 디저트 먹고 콘텐츠 체험
매장을 둘러보며 눈을 즐겁게 만들어줬으니 이제는 입을 즐겁게 할 차례다. 명색이 디저트 카페인데, 컵케이크와 도넛 정도는 먹어줘야 인지상정이다.
판매되는 메뉴가 총 70종이나 되기 때문에 선택이 힘들어질 수 있다. 기왕 이곳까지 왔으면 노티드 월드 매장에서만 판매하는 한정 메뉴를 맛보는 것이 좋다. 대표 상품은 ‘레인보우 바닐라’, ‘민트 초코’, ‘피스타치오 체리’ 등 총 8가지의 컵케이크로, 이번 잠실 플래그십 스토어만을 위해 특별히 개발한 시그니처 메뉴다. 우피파이 2종과 스마일 슬러시 3종도 해당 매장에서만 판매된다.
또한, ‘우유 생크림’, ‘클래식 바닐라’, ‘얼그레이’와 같은 베스트셀러 도넛을 비롯해 커피 및 음료 등 다양한 메뉴를 선보인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대부분 디저트 메뉴가 적당한 당도를 유지하고 있어 물리지 않을 맛이다. 포장 패키지에는 롯데월드타워 일러스트가 그려져 있어 플래그십 스토어만의 특별함도 느낄 수 있다.
다양한 현장 프로모션과 혜택도 있다. 간단한 체험형 콘텐츠로, 매장 입장 시 제공되는 가이드북에 3개의 스탬프를 찍으면 굿즈 뽑기 코인을 받을 수 있다. 카카오톡 플러스채널 친구 추가, 2만 원 이상 구매, 6층에 숨겨진 스탬프 찾기 등만 완료하면 되니까 해보는 것을 추천.
이와 함께 일정 금액 이상 구매 시 ▲노티드 스마일 기프트 세트 ▲리미티드 리유저블 컵(다회용 컵) ▲틴 케이스 카라멜 ▲3000원 할인 쿠폰 등 경품이 준비된 스크래치 복권도 제공한다.
5층 출구 쪽에는 굿즈 존이 존재한다. 인형, 텀블러, 쿠션 등 노티드의 시그니처 캐릭터들을 활용한 40여 종의 굿즈들을 판매 중이다. 굿즈를 둘러보는 소비자들의 입에서 ‘귀엽다’라는 소리가 연신 터져 나온다.
디저트 열풍 계속…노티드와 협업 폭 넓혀
롯데백화점이 노티드 월드 플래그십 스토어를 조성한 이유는 MZ세대의 ‘인증샷’ 문화와 함께 시작된 디저트 열풍 때문이다. 지난해 롯데백화점의 디저트&베이커리 매출은 전년 대비 30% 증가한 데 이어, 올해(1~3월)도 전년 동기 대비 약 20% 늘어난 신장률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노티드의 경우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어 고객 모으기에 매우 유리하다. 지난해 8월 잠실 롯데월드몰에서 진행한 팝업에는 2주간 하루 평균 10만 명의 고객들이 방문했을 정도다.
롯데백화점은 노티드와 협력해 이색 F&B 콘텐츠를 더욱 다양하게 선보일 계획이다. 지난해 9월 노티드 운영사인 GFFG와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롯데백화점만을 위한 메뉴 및 콘텐츠 개발에 힘쓰고 있는 만큼, 더욱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가 준비될 것으로 보인다.
(CNB뉴스=김수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