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그룹의 호반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아트스페이스 호화에서 신건우, 이동혁, 최지원, 코스타스 파파코스타스로 구성된 기획전 ‘Deep Layer’를 오는 4월 14일부터 5월 14일까지 선보인다.
호반문화재단은 이번 전시가 심해처럼 짙푸른 색을 작품의 주요 컬러로 사용한 회화와 조각을 모은 것이라고 13일 밝혔다.
전시명 ‘Deep Layer’는 바다의 심해층으로 전시의 핵심 요소와 조응한다. 심해는 육지의 삶과는 다르게 자유로운 이동을 가능하게 하여 현실의 이분법적 경계를 무너뜨린다. 이 전시에서는 미지의 영역인 심해와 같이 신비롭고 다층적으로 읽히는 파랑의 이미지들과 서사, 이들의 교집합을 소개한다. 회화와 조각 작품 30여점을 만나볼 수 있다.
전시 참여 작가들은 ‘보이지 않는 존재와 세계에 대한 호기심’을 작업의 초석으로 삼아, 이를 각자만의 방식으로 시각화한다. 신건우는 종교적 모티브를 녹인 인물상과 좀먹은 듯한 형상 조각에 울트라 마린 컬러의 섬유질을 곱게 분사 채색해 존재와 부재의 공존을 나타내며, 이동혁은 기독교 문화에서 사용되는 상징과 버려진 공간 및 오브제가 결합된 스산한 풍경을 통해 믿음에 대한 의구심을 천착한다. 이들은 공고히 다져진 인류의 오랜 이야기에 의심의 촉을 던지며 이를 조각과 회화의 언어로 재구축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두 작가는 삶에 관한 상반된 비가시적 영역을 각기 다른 붓질로 표현한다. 최지원은 매끈한 도자기 인형과 한때 생이 깃들었던 곤충의 사체, 생물 모조품 등을 그러모아 청아한 푸른빛의 초현실적 구상화로 세련하며, 코스타스 파파코스타스는 검푸른 색의 일 획의 필치로 폭발하는 현존재의 에너지를 표출한다. 이들은 각각 살아있는 것의 무상함과 생동함을 담아내 생의 양가적 면모를 길어낸다고 전했다.
아트스페이스 호화 관계자는 전시 ‘Deep Layer’ 작가들은 각기 다른 미적 형식으로 파랑(blue)을 유람하며 식(蝕), 믿음, 죽음, 힘 등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 존재하는 불확실의 세계를 기꺼이 헤엄친다며, 여러 갈래로 뻗어 나가고 이따금씩 겹치는 4인의 자유롭고 푸른 움직임을 주목하며 새로운 지대로의 탈주로 관객을 초대하고자 한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