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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누구 품에? 옛 현대家 신화 재현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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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정의식기자 |  2023.07.29 11:49:38

중견그룹 4파전 속 ‘현대차 대망론’ 솔솔
HMM 인수하면 옛 현대그룹 재건 마침표
현대차는 관심 없다지만…재계 시선 집중

 

사진=HMM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HMM(옛 현대상선) 경영권 공동 매각을 위한 공고를 내면서 최소 5조 원대로 예상되는 HMM 경영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 SM그룹과 하림그룹, LX그룹, 동원그룹 등이 인수 예비후보로 떠오른 상태지만, 주주들은 현대차그룹과 포스코그룹 등 거물들의 참여를 기다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CNB뉴스=정의식 기자)


 


국내 유일의 대형 해운기업이지만 2016년 워크아웃 이후 사실상 공기업이 된 HMM의 매각 절차가 시작되면서 재계에 또 한번 판도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지난 20일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HMM 경영권 공동 매각을 위한 공고를 내면서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의 본격적인 매각 절차가 막을 올렸다. 이번 매각은 경쟁입찰로 진행되며, 예비입찰절차와 최종입찰절차를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데, 예비입찰 마감은 8월 21일로 예정돼 있다.

산업은행과 해진공은 HMM 지분을 각각 20.69%, 19.96% 보유한 최대 주주로, 매각 지분은 산업은행과 해진공이 보유한 보통주 1억 9900만 주에 CB와 BW에서 주식으로 전환될 2억 주를 합쳐 총 3억 9900만 주다.

 

HMM홍콩호. (사진=HMM)

HMM의 최근 한 달 평균 시가총액이 9조 2462억 원인 것을 고려하면 매각 대상인 구주의 시가는 4조 원에 육박한다. 자산 규모는 25조 원에 달하며, 현금성자산도 13조 원이 넘는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HMM의 매각가는 최소 5조 원에서 8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몸값이 비싸다보니, 당장은 대형 물류 기업을 보유했으면서도 자금력이 풍부한 대기업들이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현대차그룹과 포스코그룹, CJ그룹, LX그룹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더해 6.56%의 HMM 지분을 보유한 SM그룹도 인수 가능성이 높은 후보로 꼽히며, 하림과 동원 등도 HMM 투자설명서를 수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SM·하림·LX·동원 4파전 개막



매각이 공고된 이후 현재까지 인수 관련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곳은 SM그룹, 하림그룹, LX그룹, 동원그룹 등 4곳이다.순천오피


먼저, SM그룹은 유일하게 공식적으로 인수전 참여를 선언한 기업이지만, 인수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금력이 부족한 가운데 이미 HMM 지분 6.56%를 확보하느라 약 1조 원의 자금을 쏟아부은 상태라는 것.

현재 SM그룹은 각 계열사의 보유현금과 은행 대출을 총동원해도 최대 4조 5000억 원을 조달하는 데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데, 5조 원대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수자금에는 다소 부족한 규모다.

하림그룹의 경우 중견 사모투자펀드 운용사 JKL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인수전에 참여했다. 하림그룹의 1분기 말 기준 현금성자산만 1조 4890억 원에 달해 상대적으로 자금력 확보는 유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하림은 지난 2015년 벌크선 해운선사 팬오션 인수전에서도 JKL파트너스와 손잡고 1조 원이 넘는 자금을 조달해 인수에 성공했으며, 이후 팬오션의 경영을 성공적으로 정상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HMM 인수전에 참여한 기업들. SM, LX, 하림, 동원그룹 로고. (사진=각사)

LX그룹의 경우 풍부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으며, 물류회사 LX판토스를 보유하고 있어 HMM 인수 시너지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대기업이다. 범LG계열 그룹으로 출범 3년차를 맞은 LX그룹은 최근 한국유리공업, 포승그린파워 등을 인수하며 빠른 속도로 기업 규모를 키우고 있다.

다만, LX그룹 측은 최근까지 “HMM 인수와 관련한 회사 측 입장이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핵심 계열사인 LX판토스가 HMM의 컨테이너선을 확보할 경우 운임을 낮춰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히고 있다.

동원그룹은 앞서 거론된 3개 그룹사보다 자산규모가 적지만, 한국투자금융지주와 연합을 통해 인수전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동원그룹은 동원로엑스, 동원부산컨테이너터미널 등 물류관련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지만, 해운 관련 기업은 보유하지 못한 상태다.

 


주주들, 현대차 등 ‘큰손’이 인수하길 바래



한편, 산업은행을 비롯한 대주주들은 위 4개 기업보다는 좀더 거물급 대기업이 인수자로 나설 것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MM보다 작은 자산 규모를 가진 기업이 무리하게 인수를 하면 오히려 뒷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며, 국가 기간산업 중 하나인 해운산업을 흔들림없이 장기간 운영하려면 재계 순위 10위권 내의 대기업이 나서야 한다는 논리다.

이 때문에 주주들은 현대차그룹과 포스코그룹의 참여를 기대하고 있으나 현재까지는 두 기업 모두 인수 가능성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는 기업이 현대차그룹이다.

HMM의 원래 사명이 ‘현대상선’으로, 현대가(家)로서는 큰 의미를 지닌 기업이기 때문이다.

현대그룹을 창업한 고 정주영 회장이 1998년 소떼를 몰고 방북하면서 남북경협의 물꼬를 텄고, 그해 11월 북측과 금강산 관광개발사업 추진에 합의하면서 현대상선의 ‘금강호’가 분단 이후 북으로 첫 출항을 했다. 한마디로 정주영 회장이 그토록 바랬던 민족통일의 상징과도 같은 기업이다.

 

HMM(현대상선)은 과거 현대그룹이 사활을 걸었던 남북경협의 상징적인 기업이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1998년 소떼를 이끌고 판문점을 넘는 모습, 현대상선 소속의 금강호가 1998년 북으로 출항하는 장면, 2003년 금강산 육로 시범관광, 2006년 현대그룹 임직원들의 금강산 내금강 답사. (사진=현대그룹)

하지만 2000년 3월 ‘왕자의 난’으로 불리는 경영권 승계 다툼이 벌어져, 정주영 회장의 차남 정몽구 회장이 현대자동차 등 10개사를 이끌고 현대그룹으로부터 독립했으며, 나머지 계열사들은 현대중공업그룹(현 HD현대), 현대해상, 현대백화점그룹 등으로 분리됐다.

모(母) 기업인 현대그룹의 경영권은 5남 정몽헌 회장에게 넘어갔고 정 회장이 별세하면서 부인인 현정은 회장이 지금까지 그룹을 이끌고 있다. 이 과정에서 현대상선은 경영악화로 채권단(산업은행) 손에 넘어갔다.

따라서 현대건설을 비롯한 구 현대 계열사들을 잇따라 인수해온 현대차그룹이 이번에 HMM까지 인수하게 될 경우 ‘현대그룹 재건’의 마지막 마침표를 찍을 수 있다. 재계에서는 과거 현대가(家) 성장 신화가 다시 재현될지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 측은 HMM을 인수할 계획이 없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다. 이규복 현대글로비스 대표는 지난 4월 열린 1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컨테이너선은 우리 주력 사업이 아니며, 주력인 자동차선이 아닌 부문에 참여할 의사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서도 그룹의 핵심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가 HMM을 인수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양대 국적선사 중 하나로 수출 물류의 대부분을 책임졌던 한진해운이 박근혜 정부 시절 문을 닫아 국내 대형 선사는 HMM밖에 남지 않았다”며 “모든 산업에 미치는 영향력이 지대한 해운업의 특성을 감안하면 장기적으로 회사 가치를 성장시키며 국가 경제에도 버팀목이 될 수 있는 든든한 인수자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CNB뉴스=정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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