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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르포] “유커가 돌아온다”…확 달라진 명동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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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수찬기자 |  2023.08.29 10:04:14

“기회는 이때” 기대감에 들뜬 면세업계
中최대명절 황금연휴 맞아 유커 유치전
경기침체에다 경쟁국 늘어 낙관론 금물

 

지난 21일 서울 명동 롯데면세점 본점 내부 모습. 의류‧잡화 매장과 건강기능식품 판매 공간이 중국인 관광객으로 가득하다. (사진=김수찬 기자)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긴 터널 속에 갇혀 있던 국내 면세업계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중국인 단체관광 빗장이 약 6년 만에 풀리면서 국내에 본격적인 ‘유커’의 유입이 시작된 것. 더구나 중국 최대 명절인 중추절‧국경절 황금연휴 기간을 앞두고 있어 업계의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CNB뉴스가 들뜬 현장 분위기를 들여다봤다. (CNB=김수찬 기자)




국내 면세점이 몰려있는 서울 명동과 을지로 일대. 한동안 조용했던 이곳이 중국인 관광객(유커) 맞이로 분주하다.

지난 10일 중국 정부가 한국·미국·일본 등 78개국에 대한 자국민 단체관광을 허가한다고 발표했기 때문. 중국 측의 한국 단체관광이 완전히 풀린 것은 지난 2017년 3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 이후 6년 5개월 만이다.

 

명동 롯데면세점 본점 내부 모습.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밀려오면서 다시금 활기를 되찾은 모습이다. (사진=롯데면세점 제공)
 

활기 찾은 명동…‘유커 맞이 전쟁’



지난 21일 찾은 명동 롯데면세점 본점 내부에는 중국어 안내문이 곳곳에 붙어있고, 유창한 중국어로 손님을 맞이하는 직원들이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의류‧잡화 매장과 건강기능식품 판매 공간은 중국인 관광객으로 가득했고, 상대적으로 한산했던 명품 매장 역시 유커의 모습이 심심찮게 보였다.

일부 중국인 관광객은 양손 가득 면세점 쇼핑 봉투를 들고 쇼핑을 하며, ‘큰 손’ 다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화장품 매장 근처에서는 카메라와 방송용 장비를 들고 SNS 라이브 방송을 하는 중국인도 있었다. 중국 왕홍(인플루언서)으로 보이는 여성 3명은 들고 있는 화장품의 설명과 비교 등을 해가며 직접 시연을 하는 등 방송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명동 신세계면세점 역시 활기를 되찾고 있었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화장품 매장과 의류 매장을 집중적으로 찾아 쇼핑을 하고, 물건을 대량으로 구입하는 도매상인들도 눈에 띄었다. 매장 곳곳에서는 한국어보다 중국어가 많이 들렸으며, 코로나 이전의 모습을 방불케 할 정도다.

또한, 10층 아이코닉존 미디어파사드에는 YG엔터테인먼트 소속 K-POP 아티스트들의 뮤직비디오를 선보이며 국내외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었다. YG엔터테인먼트와 협업 하에 해외 관광객들에게 쇼핑과 함께 색다른 즐거움을 주기 위해서 기획됐다는 설명이다.

한한령과 코로나 사태가 겹쳐 황량하기만 했던 면세점이 확실히 되살아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과거 전성기만큼은 아니지만, 훈풍이 불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업계 관계자는 CNB뉴스에 “단체 비자 발급이 재개된 이후 중국인 관광객이 확실히 늘어났다”며 “엄청난 증가세는 아니지만, 조금씩 붐비는 느낌이 살아나 업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왕홍(인플루언서)이 명동 신세계면세점에서 카메라와 방송용 장비를 들고 SNS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김수찬 기자)

 


“中 황금연휴 노려라”…마케팅 총력전



면세업계는 점차 늘어나는 중국인 관광객에 대응하기 위해 각종 프로모션을 기획하는 등 마케팅 업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중국 최대 명절인 9월 말 중추절과 10월 초 국경절 등 황금연휴를 앞두고 있어 본격적으로 유커의 유입이 시작될 전망이다. 하늘길뿐만 아니라 인천과 평택, 제주 등 한국과 중국을 잇는 바닷길 또한 재개돼 기대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명동본점과 잠실 월드타워점의 쇼핑 인프라를 활용해 고객을 적극적으로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부산과 제주도에 중국, 일본인 대형 단체를 태운 크루즈선의 기항이 잇달아 예정된 만큼 롯데면세점 부산점과 제주점 또한 마케팅 프로모션 준비, 브랜드 개편 등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중국 현지 마케팅 활동도 강화한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CNB뉴스에 “중국 현지 여행사, 항공사 등과 협업해 다양한 관광 패키지 상품을 만들고, 고객을 유치할 계획”이라며 “알리페이나 유니온페이 등 페이먼트 시스템과 연계한 프로모션도 기획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면세점도 중국 관광객들이 편리하게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위챗페이’와 협업을 강화한다. 먼저, 9월 말까지 위챗페이 유저 중 신세계면세점 전용 적립 솔루션을 개통 동의하거나 이를 통해 결제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면세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 또한, 단독 여름 프로모션을 통해 추가 할인 혜택을 부여한다.

현대백화점면세점 역시 유커 전용 데스크와 라운지를 설치할 예정이며, 주요 관광시설과 연계한 단체 관광상품 개발도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최근 걸그룹 뉴진스를 현대백화점면세점의 새로운 광고모델로 선정하고, 중국 내 K-POP 팬들을 끌어모을 준비를 마쳤다.

신라면세점 측도 각종 시설과 인프라를 점검하면서 중국인 전용 프로모션 등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인천국제공항 DF1·3 구역의 면세 사업자로 최종 선정된 만큼, 전문성과 역량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다. 지난 7월 소프트 오픈에 이어 순차적으로 듀플렉스 매장을 포함한 추가 매장 개편을 진행하고, 내년 중 ‘그랜드 오픈’을 할 예정이다.

 

명동 신세계면세점 화장품 매장에서 국내외 관광객들이 쇼핑을 즐기고 있다.  (사진=김수찬 기자)

 


예전 같지 않은 구매력…중국 경기침체 ‘복병’



마냥 낙관론을 펼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나온다. 중국인 단체 관광의 빗장이 풀리며 면세업계의 성장 발판이 마련된 것은 맞지만, 전성기 수준의 옛 모습을 되찾기에는 오랜 시간인 걸릴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2016년 807만명을 기록하며 고점을 찍은 후 코로나 사태로 2020년 69만명, 2021년 17만명, 2022년 23만명으로 급감했다. 코로나 이전 평균 관광객 수인 500만명 정도가 방문하기 위해서는 현재보다 약 20배 이상 많은 인원이 들어와야 한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CNB뉴스에 “항공편과 크루즈 관련 여행상품이 만들어진 이후 모객 활동을 재개했지만 유의미한 수준까지 올라서는 데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베트남, 태국을 비롯해 동남아 쪽 면세점의 수준이 높아져서 마냥 희망적이진 않다”고 말했다.

유커의 구매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점도 변수다. 중국 내수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부동산 위기와 소비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인 관광객들이 큰 소비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또 다른 면세업계 관계자는 “빠르면 4분기부터 국내 면세업계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중국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기대만큼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CNB뉴스=김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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