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원하기
  •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 오탈자제보

[CNB-TV] 책읽는 사람들_강국주_이덕무 <깨끗한 매미처럼 향기로운 귤처럼>.1

2009년 2월 16일

  •  

cnbnews 최대영기자 |  2009.02.17 11:20:26

세계 최초의 라디오 드라마는
지난 1924년 영국 BBC에서 방송된
탄광에 매몰된 ‘광부’의 이야기였습니다.
이 드라마의 인기와 성공요인은 무엇이었을까요?

인기 비결은 바로 ‘탄광’이라는 무대였습니다.
영화나 사진으로는
캄캄한 어둠밖에는 보여주지 못했을 무대인 탄광,
라디오는 탄광속 어둠과 매몰된 광부의 공포를
상상력으로 생생하게 느끼도록 할 수 있었죠.

오늘은 우리나라에서
라디오 방송을 처음 시작한 날이기도 한데요,
라디오와 함께, 또 책을 읽으면서 멋진 상상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책 읽어주는 사람, 백승주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미래 세대를 준비하는 보건복지가족부와 함께 합니다.
<보이는 라디오, 책 읽는 사람들> 오늘은
이덕무 선집 <깨끗한 매미처럼 향기로운 귤처럼>을
서울대학교 강국주씨를 통해 만나봅니다.
이덕무 선집을 편역한 강국주 씨는
박희병교수와 함께
『우리 고전 100선』이라는 총서를 만들고 있습니다.

INS) 강국주 인터뷰

세계화에 대한 문화적 방면에서의 대응,
그 주체적 대응을 위해서는
‘문화 다양성’에 대한 인식이 필수적이라 하겠는데요,
왜 문화적 다양성이 필요하고 존중되어져야 할까요?

INS) 강국주 인터뷰

온전하고 행복한 삶을 위해서라도
문화적 다양성이 필요하다는 주장인데요,
편역을 한 강국주씨는
우리 고전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조명의 일환으로
지금 이 책,
<깨끗한 매미처럼 향기로운 귤처럼>이 나오게 되었다고 합니다.

INS) 강국주 인터뷰

이덕무는 조선시대 서얼 출신의 선비였습니다.
서얼에게는 재능을 펼칠 수 있는 길이
원초적으로 막혀 있었기 때문에,
그는 벼슬을 할 수가 없었죠.
특히 그는 재주가 많았기에 차별은 감당하기 힘든
고통이었을 것입니다.

INS) 강국주 인터뷰

큰 포부를 지닌 인물 이었던 이덕무.
그는 자신의 뜻을 알아주지 못하는
세상에 대한 답답함을
‘벌레’나 ‘기와’에 빗대어
토로하고 있습니다.

낭독 (백승주)

벌레인가 기와인가 나는>

벌레인가 기와인가 나란 존재는
기술이나 재주라곤 도무지 없네.
뱃속에 커다란 기운이 가득
그것 하나 남들과 크게 다르지.
내게 입이 백 개나 있다고 한들
들어줄 이 없으니 무엇 하겠나.
하늘에 말해 본들 눈을 감았고
땅이라 굽어봐도 본 체를 않네.
산에 오르려 하니 산 역시 어리석고
물에 가 볼까 하니 물 또한 어리석어
혼자 끌끌 혀를 차고 한탄을 하고
홀로 허허 탄식하며 한숨 내쉬네.
얼굴에는 주름이 가득하고
속은 다 타들어 가네.
술이나 마시고 진창 취해선
글을 읽다 쓰러져 잠이나 잘 뿐,
아아, 잠들어 깨지 않아서
저 벌레나 기와로 돌아갔으면.


이덕무는 신분의 제약에 답답함을 느끼고
울분을 토로했지만,
맑고 청아한 선비의 자세를 잃지 않았습니다.


낭독) 강국주
<술에 취해1>
내 마음 깨끗한 매미, 향기로운 귤 같으니
나머지 번다한 일 나는 이미 잊었노라.
불로 허공 살라 본들 결국 절로 꺼질테고
칼로 물을 벤다 한들 아무 흔적 없으리니.
‘어리석음’ 한 글자를 어찌 면하겠나마는 온갖 서적 두루 읽어 입에 올리네.
넓디넓은 천지간 초가에 살며 맑은 소리 고아하게 밤낮 연주하네.



이덕무는 남산 아래 살 때,
자신의 집에다가 ‘선귤’이라는 당호를 붙이는데요,
매미의 깨끗함과 귤의 향기로움을 본받겠다는 뜻입니다.

낭독) 강국주

<나란 사람은>
사람의 성품이란 게 변할 수 있는 것일까? 변할 수 있는 것도 있고 변할 수 없는 것도 있을 터이다.
혹 이런 가정을 해 보면 어떨까.
어려서부터 장난도 치지 않고. 망령되거나 허탄(虛誕)하지도 않으며, 오직 성실하고 단정하여 자신을 삼가고 매사에 정성스러운 사람이 있었다.
어느 날 누군가 그에게 “자네는 도무지 세상 사람들과 화합하지 못하는구먼. 계속 그렇게 행동한다면 세상 사람들도 자네를 용납하지 않을걸세”라고 말하며 그의 성품을 고칠 것을 권했다. 그 자신도 그렇게 생각했던 터라, 저속하고 무례한 말을 하고 경망스럽게 행동하며 실속 없이 겉만 요란한 일을 하고 다녔다. 이렇게 한 지 사흘쯤 되었을까? 그는 기뻐하는 얼굴빛이라곤 전혀 없이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내 마음을 변하게 할 순 없나 보다. 사흘 전만 해도 내 마음이 든든한 듯하더니 지금은 내 마음이 온통 텅 빈 것만 같구나.”
마침내 그는 원래대로 돌아가고 말았다.
이욕(利慾)을 말하면 기운이 없어지고, 산림(山林)을 말하면 정신이 맑아진다. 문장을 말하면 마음이 즐겁고, 도학(道學)을 말하면 뜻이 정돈된다. 완산(完山) 이 아무개란 사람은 오활하여 옛 도(道)에 뜻을 둔 사람이다. 그래서 산림, 문장, 도학에 관한 이야기만 좋아할 뿐 그 나머지는 들으려 하지 않았고, 혹 듣게 된다 하더라도 마음에 달갑게 여기지 않았다. 요컨대, 그 심지를 굳고 한결같이 하고자 하는 사람인 것이다. 그 때문일까? 이 아무개는 ‘선귤’(蟬橘)이란 글자를 택해 자호(自號)하며 고요하고 담박하게 말할 따름이었다.


이덕무는 스스로를 ‘오활’하다고 했는데요,
오활함이란
사리에 어둡고 세상물정을 잘 모른다는 뜻입니다.
그는 도시에 살면서도 자연에 살고 싶어 했습니다.


낭독 (백승주)

<오활함에 대하여>

산림에 묻혀 살면서도 그 마음속에 명예와 이익을 품고 있다면
이는 ‘큰 수치’라 할 것이고,
소란스런 도시에 살면서 명예와 이익을 품고 있다면
그래도 ‘작은 수치’라 할 것이다.
산림에 묻혀 살면서 은둔할 마음이 있다면
이는 ‘큰 즐거움’이라 할 것이고,
소란스런 도시에 살면서도 은둔할 마음이 있다면
이는 ‘작은 즐거움’이라 할 것이다.
이 세상에 ‘큰 수치’를 가진 사람은 백에 절반은 될 터이고,
‘작은 수치’를 가진 사람이라면 백이면 백 죄다 그러할 것이다.
반면 ‘큰 즐거움’을 품은 사람은 백에 겨우 서넛이나 될 뿐이고,
‘작은 즐거움’을 품은 사람은 백에 하나이거나 아예 없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본다면 최고의 경지는 ‘작은 즐거움’을 품고 사는 일이다.
나는 소란스런 도시에 살면서도 은둔할 마음이 있는 사람이다.
그러니 내 말이 어찌 오활(迂闊)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덕무는 자연과 공감하고
정서적으로 일체가 되기를 바라고 있는데요,
그것이 더불어 함께 사는 ‘공생의 삶’입니다.


낭독 (백승주)

<세상의 평화란>

세상의 평화란 별게 아니다.
나보다 훌륭한 사람은 존경하여 흠모하고,
나와 동일한 사람은 서로 아끼며 사귀되 함께 격려하고,
나만 못한 사람은 딱하게 여겨 가르쳐 준다.
이렇게 한다면 온 세상이 평화롭게 될 것이다.



세상의 평화는 어떻게 올까요?
이덕무는
“너와 나를 차별하는 마음을 잊기만 한다면,
싸움이나 전쟁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조선시대 가난한 선비 이덕무의 삶과 작품,
내일도 계속 만나보겠습니다.


오늘 들으신 프로그램은
미래세대를 준비하는 보건복지가족부 홈페이지와
보이는 라디오로 언제나 들으실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책 읽어주는 사람, 백승주였습니다. *


보건복지가족부와 함께 하는 청소년 독서캠페인!
오늘은 잠시 전에 출연했던 강국주 씨의
‘생각을 깨우는 독서’입니다


보이는 라디오, 책 읽는 사람들은
오전 10시 40분과 오후 5시 40분에 방송됩니다.


한국방송공사
<연출 김영준, 장화식, 진행 백승주, 조연출 서승표,

출연 - 강국주

제작 연용호, 신혜정, 최광식 /
김형대, 김동섭, 이화중, 최영숙>

깨끗한 매미처럼 향기로운 귤처럼 / 돌베개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