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뉴스=신규성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자신이 내놓은 회고록 출간 이유에 대해 “미래세대에 교훈이 됐으면 한다는 생각으로 결심했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5일 대구 수성구 만촌동 호텔 인터불고에서 열린 ‘박근혜 회고록: 어둠을 지나 미래로’ 북콘서트에서 이같이 밝혔다.
북콘서트 단상에는 유영하 변호사와 허원제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박 전 대통령과 함께 올랐다. 내빈으로는 김관용 전 경북도지사와 서상기 전 의원, 김재수 전 장관,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 조윤선 전 여성가족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은 북콘서트에서 회고록에 대한 소개와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등 전직 대통령으로서 겪은 정치 역정과 관련된 소회를 풀어냈다. 회고록은 총 2권으로 1998년 정계 입문 이후부터 2022년 3월 대구 달성군 사저에 입주하기 전까지에 이르는 박 전 대통령의 정치 일대기가 담겼다. 4년이 넘는 수감 시절, 감옥에서 썼던 자필 메모도 처음 공개됐다.
박 전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의 큰 사랑에 보답하고 앞으로 우리나라가 발전해 나가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작은 힘이나마 보탤 것”이라며 “역사는 반복되면서 우리에게 교훈을 준다고 한다. 돌아보면 아쉬운 시간도 많았고, 후회스런 일도 있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대통령을 지낸 사람으로 아쉬운 일에 대해선 아쉬운 대로, 잘한 결정은 또 그대로 써서 미래 세대에 교훈이 될 수 있으면 해서 집필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박 전 대통령은 사면 전이자 대선을 반년 가량 앞둔 2021년 가을 작성했던 자필 메모를 처음 공개했다. 당시 수감생활 4년9개월째였던 그는 ‘내가 이 모든 것을 다 지고 가면 해결이 될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에 메모를 써서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에게 전달했다.
이 메모에서 박 전 대통령은 “저는 저에 대한 거짓과 오해를 걷어내고 함께했던 공직자들과 기업인들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했다는 것을 밝히고 싶었기에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절차를 묵묵히 따랐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하지만 2017년 10월16일 저에 대한 추가 구속영장이 발부된 후 더 이상의 재판 절차는 무의미하다고 판단해 모든 역사적 멍에와 책임을 제가 지고 가는 대신 공직자들과 기업인들에 대한 관용을 부탁드린 바 있다”고 적었다.
또한 “그 후 대통령으로 재직하면서 혼신의 힘을 다해 했던 일들이 적폐로 낙인찍히고 맡은바 직분에 충실하게 일한 공직자들이 구속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저로서는 견디기 힘든 고통이었다”며 “그리고 처음 정치를 시작할 때부터 함께한 이들마저 모든 짐을 제게 건네주는 것을 보면서 삶의 무상함을 느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는 “하지만 2006년 테러 이후의 저의 삶은 덤으로 주어져서 나라에 바쳐진 것이라 생각했기에 제 일신에 대해선 어떠한 미련도 없다”며 “이제 모든 멍에를 묻겠다. 누구를 탓하거나 원망하는 마음도 없다. 서로를 보듬으면서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어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