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정부 당시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폐기됐던 ‘농업 4법’ 가운데 농어업재해대책법 개정안이 통과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정부 당시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본회의 통과가 좌절되었던 이른바 ‘농업 4법’ 가운데 농어업재해대책법과 농어업재해보험법 개정안이 더불어민주당의 주도로 23일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농업 4법’ 중 5년마다 농어업 재해 대책 기본계획을 수립·시행하고, 정부가 재해 발생 전 투입된 생산비를 보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긴 ‘농어업재해대책법’(재석 202인, 찬성 183인, 반대 4인, 기권 15인)과 병충해 등을 농어업 재해보험 대상에 포함하는 내용 등이 포함된 ‘농어업재해보험법 개정안’(재석 205인, 찬성 179인, 반대 9인, 기권 17인)을 통과시켰다.

이들 두 법안은 지난 1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여야 합의로 의결된 바 있으며, 특히 민주당은 나머지 ‘양곡관리법’과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등 두 개 법안을 다음 달 4일에 열리는 7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안 통과 후 민주당 문금주 원내대변인 서면 브리핑을 통해 “개정안들은 농어업이 직면한 실질적인 어려움과 시대적 과제를 반영해 마련돼 농어업의 지속가능성과 안전망을 한층 강화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앞으로도 농어민의 삶을 지키고, 기후 위기 등 구조적 변화 속에서 우리 농어업이 지속 가능한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입법과 정책 마련에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이날 본회의에서는 문재인 정부 당시 도입돼 3년간 시행됐다가 윤석열 정부에서 일몰된 ‘화물차 안전운임제’(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일부 개정안) 법안도 찬성 180표, 반대 20표, 기권 31표로 국회 문턱을 넘었으며, 아울러 대학 등록금 인상률 상한 기준을 직전 3개 연도 평균 소비자 물가상승률의 1.5배에서 1.2배로 하향하는 내용의 ‘고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도 통과됐다.

하지만 여야 쟁점 법안인 지역사랑상품권에 대한 국가 재정 지원을 의무화한 ‘지역사랑상품권법’과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의 법적 지위를 ‘교과서’가 아닌 ‘교육자료’로 변경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은 여야 협의를 거쳐 다음 달 4일 본회의에 처리하기로 했다.

23일 국회 본회의에 출석한 신임 국무위원들이 화기애애한 표정으로 우원식 국회의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이날 본회의에서는 김상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총투표수 264표 중 찬성 206표, 반대 49표, 기권 9표로 통과돼 3개월 넘게 이어진 헌법재판소 ‘7인 체제’가 ‘9인 완전제’로 정상화됐다.

여야는 지난 21일 헌재소장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의 정치적 편향성 등을 두고 공방을 벌였으나 합의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했으며, 이날 국회 동의를 얻어 대통령의 임명으로 6년간 직무를 수행하게 됐다.

특히 김 후보자가 지난해 12월 대법관 임기를 마치고 헌법재판관을 겸하는 헌재소장으로 임명된 건 이강국 전 헌재소장(2007년 1월~2013년 1월) 이후 12년 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본회의장에는 이재명 대통령에게 임명장을 받은 김민석 국무총리를 비롯해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조현 외교부 장관, 정성호 법무부 장관,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김성환 환경부 장관,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등 ‘국민주권 정부’ 초대 내각의 신임 국무총리와 국무위원들이 처음으로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