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뉴타운의 대어’…평지 많고 한강뷰·중대형 강점
총사업비 2조8000억원…단독입찰로 이미 대세 굳혀
“대림(DL이앤씨)이 워낙 오래전부터 들어와서 거의 확정이라고 보면 된다” (한남5구역 인근 공인중개사)
한남5구역은 서울 용산구 동빙고동 일원 총 18만 3707㎡ 부지에 지하 6층~지상 23층, 51개동 규모의 아파트 2592가구를 짓는 대형 정비사업이다. 남쪽으로 반포대교와 한강 반포동 일대가 한눈에 보이는 동네로 다른 한남 재개발 구역과 달리 대부분 평지여서 입지가 가장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시공사를 선정한 한남4구역보다 더 큰 규모로, ‘한남뉴타운의 대어’로 불린다.
‘서울 노른자위’답게 총사업비가 2조 8000억원에 이른다. 지난 2012년 조합 총회에서 의결된 7000억원보다 3배 가까이 오른 금액이다. 설계 변경, 공사원가 상승, 13년간의 물가인상분 등이 반영돼 크게 높아졌다.
DL이앤씨가 시공사 선정 입찰에 단독 참여한 가운데 분양가는 3.3㎡당 6600만원으로 정해졌다. 오는 31일 조합원 총회에서 시공사가 결정되는데, 이미 DL이앤씨가 유력한 분위기다.
#1 현장 분위기는? “이미 확정적”
CNB뉴스는 지난달 25일 이곳을 찾아갔다. 서울 동빙고동역 버스정류장에서 하차한 후 5분만 걸으면 ‘한남5구역’을 가리키는 골목이 나온다. 오래된 단독주택과 붉은 담벼락의 다세대 주택들이 길게 늘어선 골목길을 따라 15분 정도 걸으니 아파트재개발 사업을 추진 중인 한남5구역이 나왔다. 가파르고 꼬불꼬불한 골목길 사이로 편의점과 식당이 간혹 보이기도 했다.
재개발 지역을 중심으로 한 바퀴 돌다 어느 한 공인중개사사무소로 들어갔다. 신영공인중개사 대표는 CNB뉴스에 “대림(DL이앤씨)이 오래전부터 들어와서 공을 들였기 때문에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크게 이견이 없다. 대림이 (시공사로) 거의 확정이라고 보면 된다”며 “최근 수요자들의 문의 전화는 많이 오는데 매물이 없어서 소개를 못한다. 향후 미군부대 부지 등이 공원으로 바뀌게 되면 환경적 가치가 크게 올라갈 것이라는 기대감에 가격도 크게 오른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는 현대, 삼성, GS건설 등 한남5구역을 같이 노린 적도 있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대림 단독으로 오는 31일 총회에서 구체적인 시공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31일 조합원 총회에서는 시공사 선정과 사업시행 인가가 동시에 안건에 올라있다. 조합원 총 1545명 중 3분의 2 이상인 1030명의 동의를 받으면 확정된다. 안건이 의결되면 조합은 6월 초 용산구청에 사업시행 인가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2 경쟁자 없는 이유? “워낙 오래 공들여서”
DL이앤씨가 한남5구역에 단독입찰하게 된 이유는 복합적이다.
우선 치솟은 공사비(건설원가)로 수익성이 악화된 점이 작용했다.
한남5구역은 한강과 맞붙어 있어 한때 개발 기대감에 구역 내 빌라 가격이 85㎡가 24억원까지 오른 적도 있었다. 40평대 대형평형을 분양받을 수 있는 대지지분 79㎡ 구축 주택 매물이 최고 30억원에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공사비 상승·건설경기 침체 등으로 재개발 사업 수익성이 줄어들면서 건설사 간 수주 경쟁이 크게 벌어지지는 않았다.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한남5구역 시공사 선정 입찰에는 DL이앤씨만 참가했다. 관련법에 따라 경쟁입찰이 성립되지 않아 조합 의결을 통해 DL이앤씨와 수의계약을 맺을 수 있다.
이처럼 한남5구역은 과거 한남2구역과 한남3구역 수주전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한남2구역은 롯데건설과 대우건설이 맞붙어 대우건설이 승리했고, 한남3구역은 현대건설, DL이앤씨, GS건설이 수주전을 벌여 현대건설이 승기를 잡았다.
또한 한남5구역은 DL이앤씨가 들어선지 꽤 오래됐다. 약 10여 년 전부터 한남5구역에 꾸준한 관심을 보이며 조합원들과 교감을 이어왔다. 한남3구역에서 현대건설과 경합해서 떨어지자마자 5구역에 와서 자리를 잡았고,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며 자리를 굳혔다. 지난 2023년에 다른 건설사들이 눈독을 들이기도 했지만 이미 DL이앤씨가 자리를 잡고 있기에 결국 포기하고 4구역으로 넘어갔다.
삼성물산의 경우, 2023년 하반기에 한남5구역에서 홍보 활동을 벌이기도 했지만 지난해 인력을 모두 철수시켰다. 한남2구역에서 대우건설에 밀린 롯데건설도 조심스럽게 접근하다가 손을 뗐다.
#3 DL이앤씨의 필살기는? “놀라운 한강뷰 설계”
DL이앤씨는 이번 입찰에서 자사의 프리미엄 주거 브랜드 ‘아크로(ACRO)’를 앞세운 ‘아크로 한남’이라는 단지명을 제안했다. 단순한 주거지를 넘어 삶의 질과 자산가치를 동시에 구현하는 하이엔드 주거 공간을 지향하고 있다.
특히, 조합 세대수의 108%에 달하는 총 1670세대에 한강 조망을 계획했다. 그 중 1480세대는 전면 한강 조망이 가능한 ‘와이드 한강뷰’가 적용된다. 이는 ‘아크로 서울포레스트’, ‘아크로 리버뷰’ 등 한강 조망 특화 단지를 성공적으로 선보여온 DL이앤씨의 배치 설계 역량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다. 스텝 테라스 하우스와 파노라마형 2면 개방 구조, 개방형 커뮤니티 공간 등을 통해 조망권과 공간감을 극대화했다.
세대 구성은 전체의 74%를 중대형 평형으로 구성했다. 한남이라는 상징적인 주소지만을 강조하는 소형 위주의 타 단지들과는 달리, 넉넉한 공간과 여유로운 생활 환경을 제공해 본질적인 차별화를 꾀한 것이다. DL이앤씨는 4Bay~5Bay 구성과 서비스 면적 극대화를 통해 실사용 면적과 주거 효율성도 크게 높였다고 밝혔다.
(CNB뉴스=김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