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25.05.13 11:28:18
6·3 조기 대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12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부인 김혜경 여사와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의 부인 설난영 여사 등 두 사람은 이날 열린 조계종 한 행사에 나란히 참석해 반갑게 손을 맞잡고 환담을 나누는 장면이 목격돼 정치권의 관심을 끌었다.
두 사람은 이날 신라호텔에서 열린 조계종 중앙신도회 창립 70주년 기념식 행사에 참석해 시작 전 조계종 총무원장·신도회장과 약 15분간에 걸친 비공개 사전 비공개 환담에서 화기애애한 대화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참석한 한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먼저 김 여사가 “2010년대 초 당시 김문수 지사님과 설 여사님이 성남시에 자주 와주셔서 많이 배웠다”라고 말하자 이에 설 여사는 “김 여사께서 수행을 잘해주신 게 기억이 난다. 그때는 경기도 31개 시·군 지자체장 배우자들 모임도 있어서 사이가 참 좋았다”라고 회고했다고 전했다.
김 후보와 이 후보는 모두 경기지사를 지낸 인사로 실제로 김 후보의 경기지사 시절(2010년~2014년), 이 후보는 경기 성남시장을 지낸 바 있는 가운데 한 참석자가 “김 여사가 과거 설 여사 손주의 내복을 사줬던 일화를 꺼냈고, 설 여사가 ‘그 손주가 엄청 커서 벌써 중학생이 됐다’고 답하는 등 과거를 회고하면서 덕담을 주로 나눴다”고 설명했다.
이후 두 사람은 행사장 내빈석에 마련된 원형 테이블로 자리를 옮겨 마주 앉았으며, 행사 중간에 사회자가 “두 분이 악수를 했으면 좋겠다”고 요청하자, 김 여사와 설 여사가 행사장 앞으로 나와 두 손을 맞잡는 장면도 포착됐으며, 특히 행사 말미에는 함께 ‘국민 통합, 하나되는 대한민국’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기념사진 촬영도 진행했다.
김 여사는 서울 출생으로 숙명여대에서 피아노를 전공했으나 이 후보와 결혼한 다음에는 대부분 전업주부로서 삶을 살았으며, 최근 종교계 인사를 잇달아 만나며 대선 지원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반면, 전남 고흥이 고향인 설 여사는 과거 세진전자 노조위원장으로 근무하면서 금속노조 남서울지부 여성부장으로 활동한 노동운동가 출신으로 김 후보와는 1980년대 전두환 정부 시절 삼청교육대 수배령이 떨어졌을 때 가까워졌다고 한다.
김 여사와 설 여사는 이 같은 과거 인연을 소재 삼아 덕담성 대화를 나누면서도 정치 현안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지만 최근 설 여사가 김 여사를 맹비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날 대면이 더욱 눈길을 끌었다.
설 여사는 지난달 30일 국민의힘 포항북당원협의회를 방문해 과거 노동운동을 하게 된 경위와 김 후보와의 인연을 소개하다가, 돌연 “(김 후보는) 국회의원으로서 최선을 다해서 유권자들한테 인정을 받고, 도지사를 하면서 1400만 경기도민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저도 법카로 밥을 사먹지 않는다”면서 “저는 관용차를 타지 않는다. 공적인 일 외에는 제가 운전한다. 제사상을 법카로 마련하질 않는다. 남편의 이름 석자에 혹시라도 누가 되지 않게 저 나름대로 애를 썼다”고 김 여사의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관련 사건을 언급하면서 공세를 펼쳤다.
특히 설 여사는 지난달 29일 국민의힘 광명갑을 당원간담회 자리에서는 이 후보의 친형인 이재선 회계사를 언급하며 민주당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고 전해졌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