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준·조갑제·정규재 넘어 ‘홍카콜라’까지…이재명의 보수 흡인력
국힘, 洪지지자들의 이재명 지지 선언에 ‘발칵’…다음은 홍준표 차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주변으로 보수 인사들이 몰려들고 있어 국민의힘이 긴장하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2022년 대선 당시 TK(대구·경북)·PK(부산·울산·경남)에서 비교적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고도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0.73%p 차이로 석패한 바 있어, 이번에 영남권 득표율을 얼마나 더 끌어올릴지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이재명 선대캠프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았으며, 앞서 지난달에는 월간 조선 대표를 지낸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한국경제신문 주필을 지낸 정규재 펜앤드마이크 대표 등 전형적인 언론계 보수 인사들이 이 후보와 저녁을 함께한 뒤 이 후보를 옹호하고 국민의힘을 향한 비판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지난 13일에는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낙선하고 정계 은퇴를 선언한 뒤 하와이로 출국한 ‘홍카콜라’라 불리우는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지자(홍사모·홍사랑·국민통합찐홍·홍준표캠프SNS팀‧미디어팀 등)들이 “국민의힘은 더이상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보수정당이라고 불릴 자격이 없다”고 비판하며 민주당 이 후보 지지를 선언해 국민의힘이 발칵 뒤집혔다.
홍 전 시장 지지 모임인 ‘홍준표와 함께한 사람들’(홍사모) 회장단을 중심으로 홍 전 시장의 대선 경선 캠프에서 함께한 SNS팀과 미디어팀 등 10여명은 이날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신영길 홍사모 회장은 이 후보 지지선언문에서 “홍준표 후보가 꿈꿨던 보수와 진보가 공존하는 통합의 나라라는 비전을 스스로 실행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대한민국이 분열을 넘어 통합으로 나아가야 하는 길, 대전환의 길목에서 대한민국을 선진 대국으로 이끌 정치인은 이 후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 회장은 “이번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에서 홍 후보가 석패하고 김문수 후보가 선출된 뒤 국민의힘이 보여준 단일화 파행은 그간 대한민국 앞날을 걱정해 보수정당을 지지해온 수많은 유권자들 마음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고 비판했다.
그리고 신 회장은 “12·3 비상계엄으로 나라 경제와 민생을 위하여 파면된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이 국민에 대한 사죄와 뼈를 깎는 반성도 모자랄 판국에 아직도 내란 수괴와 윤석열의 조종하는 것에 놀아나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고 한심하기 그지없다”고 주장했다.
신 회장은 “우리 홍준표와 함께한 사람들은 이념과 사상, 진영을 떠나 대한민국의 경제 재도약과 국민 통합을 반드시 이뤄낼 수 있게 21대 대선에서 이 후보 당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홍 전 시장 지지자들의 이 후보 지지 선언 배후에는 지난 2021년 국민의힘 대선 경선 당시 홍 전 시장 캠프에서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바 있는 민주당 이언주 공동선대위원장이 이끌어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원장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큰 용기를 내주신 데에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며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적 잣대로 편 갈라 갈등하기보다는, 헌법 질서를 지키고자 하는 생각들이 대한민국 위기를 극복하는 데 힘을 보태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국민 통합 가치와 중도 보수 지향성을 앞세워 외연 확장을 추진하는 이 후보의 전략적 행보로 평가되는 가운데 이 후보도 전날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을 통해 “한국 정치사에 큰 족적을 남기고 보수정당을 위해 평생 헌신해 오신 홍준표 선배님의 ‘좌우 통합’ 등 가치를 계승하겠다”고 밝힌 뒤 이날 곧바로 대구·경북(TK) 지역을 방문했다.
이 같은 홍사모 등 홍 전 시장 지지자 중 일부가 민주당 이 후보 지지를 선언하자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발칵 뒤집어졌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최근 대선을 앞두고 홍 전 시장의 정치적 스탠스에 변화의 기류가 느껴진다는 이야기가 들리지만 홍 전 시장은 절대 이 후보의 손을 잡아선 안 된다”고 만류하고 나섰으며, 윤상현 의원도 “보수를 자처하던 이들이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무너뜨리려는 ‘이틀러’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나선 것이 홍 전 시장이 꿈꿔왔던 보수와 진보가 공존하는 통합의 나라냐”고 따졌다.
아울러 윤 의원은 “(홍 전 시장의) 당에 대한 배신감과 분노는 이해하지만, 지금은 개인의 응어리를 풀 때가 아니라, 자유대한민국을 지켜야 할 때로 하와이에서 망중한을 즐길 때가 아니다”라며 “지금이라도 단호하게 ‘그 길은 결코 옳지 않으니 제자리로 돌아오라’며 이들을 막아서 달라”고 당부했다.
나경원 의원도 “밖에서 후보와 당을 향해 총구를 겨누는 내부 총질은 백해무익하고 이재명만을 이롭게 할 뿐”이라며 “김문수 후보 선대위에서, 각자의 자리에서, 국민과 나라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함께 해달라”고 간청했다.
이처럼 ‘성장’과 함께 ‘통합’을 전면에 내세운 이 후보의 전략이 보수 인사들의 지지 및 합류로 약세 지역인 영남에서의 득표율을 더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관계자 14일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선거가 아직 3주나 남은 만큼 자만해서는 절대로 안된다는 생각에서 늘 제로(0)에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대선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