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25.05.16 11:02:58
국민의힘이 오는 6월 3일 치러질 제21대 대선이 16일을 기점으로 불과 3주일도 남지 않은 가운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 인선 잡음에 탈당 인사들의 복당을 둘러싼 논란까지 더해지는 것은 물론, 당내 대선 후보 경선에 참여했던 주요 인사들의 지원을 좀처럼 끌어내지 못하면서 선거운동에 애를 먹는 등 ‘내부 리스크’에 직면한 모습이다.
이에 현재 전국을 돌면서 ‘여유있게’ 대세론을 이어가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상대로 ‘맹추격전’을 벌여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서 악재를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우선 지난 13일 선대위가 출당설이 빗발치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 변호인단에 참여한 바 있는 석동현 변호사를 시민사회특별위원회 위원장에 임명한 것부터 잡음을 낳았다.
이와 관련 영남권 한 중진의원은 15일 오후 의원회관에서 CNB뉴스 기자와 만나 “아무리 대선 승리를 위해 외연 확장이 절실하다 해도 지난 총선 당시 국민의힘 공천에서 컷오프된 후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자유통일당에 입당해 비례대표 2번을 받았던 사람을 선대위에 합류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수도권 지역의 한 다른 중진의원도 “윤 전 대통령과 (가까운) 이미지로 점철돼있는 석 변호사를 선대위에 영입한 것이 과연 김문수 후보 선대위인가라는 의구심이 든다”면서 “석 변호사가 이번 선거에도 참여하기보다 뒤에 있는 게 더 모양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국민의힘 선대위는 12·12 군사반란과 5·18 광주 민주화운동 진압을 주도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정호용 전 국방부 장관을 상임고문으로 위촉했다가 하루도 안 돼 인선을 취소하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물론, 선대위는 ‘인사 추천 과정에서 실무적으로 미흡한 점이 있었다’고 해명하며 적극 봉합에 나섰지만, 민주당의 ‘내란 동조·극우’ 프레임 공세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한 모습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총선 당시 컷오프에 반발해 탈당한 후 무소속으로 출마해 낙선했다가 계엄·탄핵 국면에서 윤 전 대통령 옹호에 앞장서 온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에 대해 복당 결정이 나온 것을 두고도 반발의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소속 부산시의회 한 의원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당이 윤석열 전 대통령과 거리를 두며 쇄신해야 할 시점에 오히려 이런 구시대 친윤(친윤석열) 인물을 복당시키겠다는 발상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논란은 당원 게시판에서도 확산돼 ‘대선은 포기하는 것인가’, ‘선거를 하자는 건가 말자는 건가’, ‘윤 전 대통령의 그림자가 보인다’, ‘도로 윤 어게인’ 등의 글들이 게시판을 채워 지는 등 석 변호사의 선대위 합류와 장 전 최고위원의 복당을 비판하는 글들로 채워졌다.
한편 국민의힘 선대위는 지난 대선 후보 경선에 참여했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을 비롯해 한동훈 전 대표, 그리고 막판 김문수 후보와 단일화를 추진하다가 내홍 끝에 낙마한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 주요 정치인들의 지원을 좀처럼 끌어내지 못하면서 선거운동에 애를 먹고 있다.
홍 전 시장은 최종 경선에 오르지 못하자 김 후보의 총괄선대위원장 제의를 거부하고 탈당한 후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현재 미국 하와이에 머물고 있으며, 한 전 대표는 선대위 참여나 유세 지원 요청에 응하지 않고 독자 행보 중이며 한 전 총리도 선대위원장직을 고사한 이후 ‘나몰라라’ 감감무소식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홍 전 시장은 15일 자신의 온라인 소통채널 ‘청년의꿈’에 남긴 댓글에서 국민의힘을 겨냥해 “그 당이 내게 베풀어 준 건 없다. 박근혜 탄핵 이후 궤멸된 당을 내가 되살렸을 뿐”이라며 “사기 경선을 하는 것을 보고 내 청춘을 묻은 그 당을 떠났다. 국민의힘에서 은퇴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 전 시장은 “30년 전 정치를 모를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의 권유에 따라 꼬마 민주당을 갔다면 이런 의리, 도리, 상식이 전혀 통하지 않는 당에서 오랫동안 가슴앓이는 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후회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더구나 양측이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하기는 했으나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당선시 홍 전 시장을 초대 국무총리를 제안했다는 보도가 나온 시점에서 이런 언급은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다.
그리고 한 전 대표도 김 후보에게 계엄 및 탄핵 반대 사과, 윤 전 대통령 부부와의 절연 및 출당 조치, 한 전 총리와의 조속한 단일화 약속을 번복한 데 대한 사과 등을 요구하고 있는 등 대선을 채 3주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이 후보를 따라잡을 동력이 절실한 국민의힘과 김 후보 측에선 홍 전 시장과 한 전 대표 등의 선거 지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15일 기자간담회에서 “먼저 해야 할 역할은 이번 당내 경선에서 함께 경선을 치렀던 예비 후보님들을 모시는 일”이라며 “오늘 중이라도 한 전 대표나 홍 전 시장을 포함한 당내 많은 인사에 더 적극적으로 연락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김 비대위원장은 ‘대통령 당무개입·사당화 금지’ 당헌 당규 반영 추진 등을 거론하며 “이것이 선행돼야 한 전 대표나 홍 전 시장에게 연락드릴 수 있었다고 판단됐다. 오늘 당은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고 생각한다”며 “이제는 한 전 대표를 포함해서 많은 분께서 응답해주실 차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는 홍 전 시장의 후보 비서실장을 지낸 측근인 김대식 의원을 오는 18일 미국으로 보내 복귀를 설득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홍 전 시장은 “오지 말라고 했다. 문수형은 안타깝지만 그 당은 이미 탈당했다”고 밝히는 등 거부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