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 시작...김문수-이준석 단일화 무산

金, 오늘 새벽 의원회관 방문했으나 李 부재

보수대연합·반(反)이재명 빅텐트 결국 실패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가 28일 부산 서면 쥬디스태화 백화점 앞에서 집중유세를 하면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사전투표 실시일인 29일 새벽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와 단일화 담판을 위해 국회 의원회관을 예고없이 방문했으나 이 후보의 부재로 두 사람의 회동은 끝내 불발됐다.

단일화가 불발 된 채 사전투표가 시작됐고, 이로써 보수대연합 및 반(反)이재명 빅텐트는 결국 실패했다. 

김 후보는 이날 새벽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후보가 의원회관에 있다고 해서 (단일화 담판을 위해) 왔지만 만나지 못했고 전화를 아무리 해도 받지 않은 상황”이라며 “(담판은 무산됐지만) 본투표 때까지 단일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김 후보는 전날에도 범보수 후보 단일화를 위한 입장문을 통해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힘을 모아야 할 때”라며 “손학규 전 대표, 한덕수 전 총리, 이낙연 전 총리, 한동훈 전 대표, 새미래민주당까지 자유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각자의 길을 걷던 분들이 이제는 같은 길 위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고 강조하는 등 다방면으로 이 후보 측과 접촉을 시도했다.

특히 김 후보는 전날 이 후보가 의원회관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직접 설득하기 위해 대구 동성로에서 마지막 유세를 마친 뒤 KTX를 이용해 늦은 저녁 서울에 도착해 국회 의원회관을 찾아 이 후보 의원실은 물론 개혁신당 천하람 의원실 등을 방문했으나 이 후보가 이미 의원회관을 빠져나간 것으로 보여 두 사람 만남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이준석 후보가 지지율이 다소 높아졌지만, 여전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등과의 다자 대결에서 김 후보가 이준석 후보를 앞서고 있는 만큼 이준석 후보가 사퇴하는 방식으로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사전투표가 시작된 이날까지 단일화를 추진한 것이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28일 여의도공원에서 유세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개혁신당 김철근 사무총장은 김 후보의 심야 의원회관 방문 소식이 알려지자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을 통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야밤에 의원회관을 떠돌며 단일화를 호소하는 절박함을 이해한다”면서도 “(그러나) 김 후보 측의 단일화 제의는 명백한 허위로서 사실이 아닌 이야기를 흘리며 혼란을 조장하는 정치공작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 지금 이재명 후보를 저지하고, 대선 승리를 이뤄낼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이준석 후보를 대표 선수로 내세우는 것”이라며 김 후보의 결단과 사퇴를 촉구했다.

이같이 ‘최종 데드라인’으로 정했던 사전투표 시작일(29일)까지도 양 후보 간 접촉은커녕, 물밑 협상을 위한 노력마저 사그라지면서 단일화는 사실상 물 건너간 상태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단일화 협상은 사실상 불발 됐다”고 판단하고 ‘김문수 자강론’과 ‘이준석 사표론’을 기조로 한 여론전에 더욱 힘을 싣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영남권 한 중진의원은 29일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역대 선거에서 후보 단일화 문제가 이처럼 안 풀린 적은 없었다”면서 “국민의힘에서는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를 위해 할 만큼 했으니 이제는 기계적으로 시한을 결정할 문제가 아닌 것 같다. 우리가 협상하고 접촉하는 것으로 해결할 국면은 이미 지나갔다”고 밝혔다. 

아울러 당내 일각에서는 이 후보가 지난 27일 열린 제3차 TV 토론에서 여성의 신체와 관련한 폭력적 표현을 인용해 사용한 것을 두고 비판 여론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이 후보와의 단일화 ‘무용론’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이 후보의 발언을 ‘악재’로 규정하면서 “단일화의 유불리 차원을 따질 문제가 아니고, 완전히 판이 바뀐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김문수 자강론’ 맞춰 선거 후반전 지지층 결집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