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직접 첫 인선 발표…국무총리 김민석, 국정원장 이종석
비서실장 강훈식, 안보실장 위성락, 경호처장 황인권, 대변인 강유정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총리 후보자에 김민석 의원, 국정원장 후보자에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을 지명한 데 이어 대통령비서실장에는 강훈식 의원, 안보실장에 위성락 의원, 경호처장에 황인권 전 육군 제2작전사령부 사령관, 대변인에 강유정 의원을 각각 임명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첫날인 4일 오후 2시 지난해 12월 3일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장소인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새 정부 첫인사를 직접 발표하고 이들 인사들의 지명 배경을 설명했다.
용산 기자실 문이 열린 것은 윤 전 대통령 탄핵 심판이 진행 중이던 지난 2월 26일 유혜미 전 저출생대응수석이 저출생 추세 반등 관련 브리핑을 한 이후 98일 만이지만 이날은 이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언론 앞에 서는 자리인 만큼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내외신 취재진으로 붐볐다.
취재진 앞에 선 이 대통령은 곧바로 “인선 발표를 하겠다”며 곁에 선 인사들을 하나하나 소개했으며, 특히 해당 인사의 이력뿐 아니라 그가 왜 적임자라고 판단했는지도 함께 설명하면서 해당 인사들에게 손짓하며 언론에 인사하도록 유도하기도 했다.
이처럼 이 대통령은 첫 인선을 통해 새 정부의 지향점을 어느 정도 보여줄 수 있는 만큼 특별히 공을 들인 것으로 보이며, 아울러 이 대통령이 직접 인선 배경 등을 설명한 점을 두고 향후 대국민 소통을 강화하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우선 이 대통령은 김 국무총리 내정자에 대해 “4선 의원이자 민주당의 수석최고위원으로 국정 전반에 대한 통찰력이 매우 깊은 분"이라며 "당과 국회에서 정책과 전략을 이끌고 국민의 목소리에 실천으로 응답한 정치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 대통령은 “구체적 감각과 통합의 정치력을 함께 갖춘 인사로 위기 극복과 민생경제 회복의 적임자라고 판단했다”면서 “내각과 국회, 국민을 잇는 조정자로 새 정부 통합의 시대를 여는 출발점이 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과거 노무현 대통령 시절 통일부 장관을 지낸 이 국정원장 후보자에 대해서는 “통일부 장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을 역임한 외교안보통일 전문가”라며 “NSC를 책임지며 국정원의 정보 수집 능력을 강화하고 정보전달 체계를 혁신했던 경험을 토대로 통상 파고 속 국익을 지킬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충남 출신 3선 의원인 강 비서실장에 대해서는 “70년대생 첫 대통령 비서실장으로서 대통령실을 젊고 역동적인 공간으로 바꿀 적임자로 판단했으며, 특히 참모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고 치열하게 일하는 현장형 참모”라면서 “빠른 이해력으로 국민과 대화하는 ‘브릿지형 인물’로 국정 운영 조정자로서의, 역할을 잘 수행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또한 이 대통령은 위 안보실장 인선을 두고는 “외교‧안보 분야에서 풍부한 정책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외교‧안보 분야 공약을 설계하고 국정철학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갖춘 인물”이라며 “진취적 실용 외교와 첨단 국방으로 외교 안보 강국 및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구현이라는 국정 목표를 달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주실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이 대통령은 황 경호처장에 대해 “황 경호처장은 약 40년간 군에 복무하면서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고 빈틈없는 업무 추진력과 포용의 리더십을 갖춘 분으로 평가받고 있다”면서 “이제는 국민을 위한 열린 경호와 낮은 경호를 통해 경호실의 변화를 끌어낼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앞으로 대통령이 출근한다고 길을 너무 막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침에 출근하는 데 불편하고 좋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강 대변인에 대해서는 “정책과 정치철학과 정책에 대한 이해력이 깊고 정제된 언어와 정무 감각에다 논리력과 문화감수성까지 두루 갖춘 인재로서 대통령실과 언론 국민을 잇는 훌륭한 가교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인선 이유를 밝혔다.
이 대통령이 이날 발표한 인사는 2022년에 이어 올해까지 열렸던 지난 두 차례 대선에서 자신과 지근거리에서 호흡을 맞췄던 최측근 인사들로 채워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가운데 향후 인선에 대해서는 “다음 각료 인사 등은 국민의 의견, 또 당내 인사들의 의견을 다양하게 모으는 기회를 가져볼 생각”이라며 서두르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와 관련 이 대통령은 새정부 첫인사를 발표한 뒤 “국민에 대한 충직함과 책임, 실력을 갖춘 인사들과 국민주권정부의 새 출발을 시작한다”면서 “앞으로도 새 정부의 인사는 능력을 본위로 국민 통합에 중점을 두고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통령실 관계자는 “시급한 민생 회복은 물론, 경제 성장과 국민 통합, 한반도 평화에 대한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고, 충실하게 국정에 반영할 수 있는 인사를 충직함과 능력을 고려해 발탁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오후 3시 30분경 이주호 국무총리 직무대행(부총리)이 이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해 전날 자신을 포함해 윤석열 정부 장·차관들이 인사혁신처에 일괄 사표 제출한 사실을 밝히면서 자신의 사의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이 대통령은 내란에 관여한 혐의로 검찰과 경찰의 수사선상에 오른 박성재 법무부 장관을 제외한 나머지 인사들의 사표는 반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강 대변인은 일일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은 이날 국정의 연속성과 비상경제점검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박성재 장관 외 나머지의 사표는 반려했다”고 전했다.
국무위원들이 낸 사표를 모두 수리할 경우, 당장 국정 운영에 어려움이 발생하고, 국무회의 정족수도 모자랄 수 있다는 점에서 새 정부 인선을 완료할 때까지 기존 장관들을 유임시킨 것으로 보인지만 유일하게 박 전 장관의 사표만 수리한 것은, 이 대통령이 ‘내란 종식’ 의지를 다시금 강조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검찰개혁이 이재명 정부의 핵심 과제 중 하나로 꼽히는 만큼, 윤 전 대통령의 검찰 선배인 박 전 장관에게 검찰 조직을 감독하도록 하지 않겠다는 의중도 내포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