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원내대표에 TK 3선 송언석…대선 패배 내홍 수습 급선무
일각선 “반혁신 선거, 도로 친윤당 퇴행”…쇄신 수위 첫 시험대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에 TK(대구‧경북) 출신으로 범친윤계(친윤석열계)로 분류되고 있는 3선의 송언석(62·경북 김천) 의원이 선출됐다.
송 신임 원내대표는 16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에서 총투표수 106표 가운데 60표를 얻어 30표를 얻은 김성원(3선·경기 동두천) 의원과 16표를 얻은 이헌승(4선·부산 부산진구) 의원을 제치고 당선돼 107석 제1야당의 원내사령탑으로서 거대 여당의 각종 입법 드라이브에 맞서야 하는 동시에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준비 등 대선 패배 이후 당내 수습이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우선 송 원내대표는 6·3 대선 패배 이후 책임론 공방으로 사실상 지도부가 붕괴하고 사분오열된 상황에서 계파 갈등을 봉합하면서 리더십을 재건하는 일이 급선무로 지목되며 특히 당분간 ‘투톱’을 이룰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과의 호흡이 첫 번째 시험대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김 비대위원장은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대선후보 교체 시도 당무감사 등 이른바 ‘5대 개혁안’을 제시했으나 구(舊)주류의 반발에 맞닥뜨린 상태에서 새 원내지도부에 5대 개혁안에 대한 당원 여론조사를 시행해달라면서 이런 요구가 수용된다면 결과와 상관없이 사퇴하겠다고 사실상의 배수진을 쳤다.
송 원내대표는 기획재정부 2차관 출신으로, 2018년 경북 김천 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에 입성한 뒤 주호영·김기현·권성동 원내대표 체제에서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아 민주당과의 협상을 주도한 경험이 있다.
특히 송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의 전통적 텃밭인 TK에 지역구를 뒀지만 비교적 계파색이 옅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나 범친윤계로 분류됐으며, 이번 선거에서도 옛 친윤계 등 구(舊)주류와 TK 의원들의 집중적인 지지에 힘입어 과반 득표를 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반면, 2위를 기록한 수도권 3선 김 의원 역시 계파색이 옅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대선 경선 과정에서 한동훈 전 대표 캠프에 합류한 이력이 있어 옛 친윤계 등의 지지를 확보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당선 소감에서 “우리는 정권을 잃은 야당이고, 국회에서 절대 열세인 소수당”이라며 “우리는 변화와 쇄신이 필요하고 더군다나 과거로 (가는) 퇴행적인 행위를 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송 원내대표는 “미래만 보고, 국민만 보고 가야 하고, 국가가 가야 하는 길이 무엇인지 늘 생각해야 한다”며 “한순간도 웃을 수가 없다. 어깨가 너무 무겁다. 제 모든 걸 바쳐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송 원내대표는 “당내 안정적 리더십 구축을 위해 전당대회를 조속히 개최하고, 당 쇄신 논의를 위한 혁신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면서 김 위원장의 임기 연장 여부에 대해서는 “임기는 6월 30일까지로 돼 있다. 만약 추가로 비대위 임기를 가져가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전국위원회 의장과 상의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송 원내대표는 “전당대회를 조기에 하자는 의원들의 견해가 많았다. 특별한 반대가 없으면 조기에 전대를 하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히면서 “김 위원장이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등 자신이 제안한 5대 개혁안에 대한 당원 여론조사실시를 요청한 것에 대해서도 당원 투표로 진행되면 또 다른 분열이나 갈등이 혹시 없을지 짚어보겠지만 혁신위에서 논의가 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송 원내대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과 당의 대응에 대해 “우리 당은 탄핵 심판 결과에 대해 승복한다고 발표했다”며 “저희는 잘못한 게 있으면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고 반성할 용의가 있고 지금까지 그렇게 해왔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송 원내대표는 “그러나 지금 대통령이 돼 있는 그 분(이재명 대통령)은 자기가 잘못한 것, 이미 유죄로 확정된 부분에 대해서도 반성이나 사과가 없다. 그런 걸 볼 때 국민들이 많이 분노하고 계신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더구나 송 원내대표는 현재 더불어민주당이 맡고 있는 국회 법사위원장과 관련해 “원내 1당이 국회의장을 맡고 2당이 법사위원장을 맡는 것이 오랫동안의 관행”이라며 “지금이라도 의회 정치를 복원하기 위해 집권 여당이 그런 부분부터 양보하는 것이 순서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 부분은 협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송 원내대표 선출과 관련해 양향자 전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SNS에 “오늘 국민의힘의 신임 원내대표 경선은 반(反)혁신·반(反)쇄신 선거였다”면서 “이제 우리 당은 계엄의 늪으로, 다시 탄핵의 강으로, 도로 TK당으로 퇴행했다”고 비판했다.
친한계로 분류되는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가장 반혁신적이고 변화를 거부하고 가장 친윤석열이고 앞장서 아스팔트 시위를 부추기던 사람들이 ‘국민의힘은 변화와 혁신, 쇄신과 통합이 필요하다’고 외쳐대고 있다”며 “자기들이 얼마 전까지 무슨 짓, 어떤 발언을 했는지는 깡그리 잊어버린 척하고 있으니. 국민의힘, 참으로 갈 길이 멀고 험난해 보인다”고 꼬집었다.
역시 친한계로 분류되고 있는 박상수 전 대변인도 통화에서 “(국민의힘이) 다시 ‘찐윤의힘’이 됐다”며 “쌍권(권성동·권영세) 김나윤추(김기현·나경원·윤상현·추경호)의 라스트 댄스가 우리 당을 어디로 끌고 갈지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