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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결] 삼성전자 빅딜 엔진 재가동…이재용의 ‘뉴삼성’ 가속화

-우리 상반기 결산했어요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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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선명규기자 |  2025.07.07 09:47:04

이재용 회장, 2월 2심 무죄 선고 이후 쾌속 행보
대규모 인수합병(M&A) 두 건 성사로 몸집 키워
1분기 효자 스마트폰, 폴더블폰 신작도 일낼까?
李 “사즉생 각오로”…위기론 딛고 도약할지 관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5월 30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5 삼성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25년이 반환점을 돌았다. 상반기에도 국내 산업계에는 굵직한 이슈가 많았다. 공격적인 인수합병, 야심차게 벌인 신규 사업에 드리운 빛과 그림자, 해외에서의 새로운 도전 등 기업들의 시계는 숨 가쁘게 돌아갔다. 그러나 숨 고를 새도 없이 곧장 남은 한 해 농사에 돌입해야 하는 시기. 기업들이 상반기에 뿌린 씨앗을 되돌아보고 하반기를 전망한다. <편집자주>


 


2016년 국정농단 사태에서 시작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10년 사법 리스크’가 지난 2월 사실상 해소됐다. ‘부당합병·회계부정 의혹’으로 기소된 이재용 회장에게 1심과 2심 모두 무죄가 선고되면서다. 이 회장이 마침내 사법 족쇄를 벗자 ‘뉴삼성’을 향한 삼성전자의 시계는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근래 드물었던 과단한 결단이 이목을 끌었다.

업계에 따르면 2심 선고가 있은 후 한 달만인 3월 이재용 회장은 전 계열사 임원에게 ‘삼성다움 복원을 위한 가치 교육’을 통해 “삼성다운 저력을 잃었다”며 “‘사즉생’의 각오로 위기에 대처해야 한다”고 역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메시지에는 “중요한 것은 위기라는 상황이 아니라 위기에 대처하는 자세”라며 “당장의 이익을 희생하더라도 미래를 위해 투자해야 한다”는 대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14일 유럽 최대 공조기기 업체인 독일 플랙트그룹을 15억 유로에 인수했다. (사진=삼성전자)

 


조 단위 M&A ‘8년만’



이 회장의 냉철한 상황 진단과 강한 주문은 멈춰있던 삼성전자의 ‘빅딜 엔진’을 재가동시켰다. 두 건의 대형 인수합병(M&A)을 차례로 성사한 것이다.

5월 7일 삼성전자 자회사 하만 인터내셔널(이하 하만)은 미국 마시모의 오디오 사업부를 3억 5000만 달러(한화 약 5000억원)에, 이후 14일 삼성전자는 유럽 최대 공조기기 업체인 독일 플랙트그룹(이하 플랙트)을 15억 유로(약 2조 3653억원)에 인수했다.

플랙트의 경우 삼성전자가 8년 만에 성사한 조단위 M&A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 전장·오디오 회사 하만을 80억 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9조 34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지난해 ‘데이터센터 업계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DCS Awards 2024에서 혁신상을 수상한 플랙트는 100년 이상 축적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제약사, 헬스케어, 식음료, 플랜트 등 60개 이상의 대형 고객도 확보하고 있다.

플랙트는 그동안 대형 데이터센터, 공항, 대형 병원 등에 공조 설비를 공급해왔으며 냉각액을 순환시켜 서버를 냉각하는 액체냉각 방식인 CDU(Coolant Distribution Unit)에서도 높은 수준의 냉각용량, 냉각효율의 제품군을 갖고 있다. 삼성전자는 플랙트 인수로 최근 급성장 중인 글로벌 공조 시장에 본격 진출할 계획이다.

하만이 인수한 마시모 오디오 사업부에는 프리미엄 브랜드가 대거 포진해 있다. ‘바워스앤윌킨스(Bowers & Wilkins, B&W)’, ‘데논(Denon)’, ‘마란츠(Marantz)’, ‘폴크(Polk)’, ‘데피니티브 테크놀로지(Definitive Technology)’ 등이다.

JBL, 하만카돈(Harman Kardon), AKG, 인피니티(Infinity), 마크레빈슨(Mark Levinson) 등 프리미엄 라인업을 보유한 하만은 이번 인수를 통해 몸집을 키워 세계적 오디오 명가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고유한 강점의 전이를 통해서다. 삼성전자는 이미 AKG와 하만카돈 등의 사운드 튜닝 기술과 노하우를 활용해 자사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무선이어폰, 사운드바, 패밀리허브 등의 음질을 높여왔다.

삼성전자는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B&W, 데논, 마란츠 등에 축적된 노하우를 다른 제품군에 적용해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이례적으로 5월에 출시한 갤럭시 S25 엣지 (사진=삼성전자)

 


폴더블폰 신작, 자존심 지킬까



상반기에 예열을 마친 삼성전자는 더욱 속도를 높일 전망이다. 선봉장은 ‘효자’인 스마트폰이다. 당장 오는 9일 하반기 가장 큰 농사 중 하나로 꼽히는 폴더블폰 신작 ‘갤럭시Z 플립7·폴드7’를 공개하며 고삐를 죈다.

상승세를 이어갈 지가 관심사다. 1분기에 삼성전자는 2월 출시한 갤럭시 S25 시리즈의 판매 호조로 우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1분기 모바일사업부(MX)의 영업이익은 4조 3000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 6조 7000억원의 약 64%를 차지했다.

갤럭시 S25 시리즈에 이어 이례적으로 5월에 선보인 신제품 ‘초슬림폰’ 갤럭시 S25 엣지의 흥행도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신작으로 삼연타석 홈런을 노릴 전망이다. 그러면서 동시에 두 토끼 잡기란 숙제도 안고 있다. 폴더블폰 경쟁자로 떠오른 중국 업체들을 따돌리고, 내년 출시로 예상되는 애플 폴더블폰에 앞서 시장 점유율을 높여야하기 때문이다.

 

갤럭시 언팩 2025 초대장 (사진=삼성전자)


그러나 올해 하반기는 여느 때보다 안갯속이다. 미국 도널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과 악화 일로를 걷는 중동 정세 등 글로벌 경영 환경에 불확실성이 드리웠다.

앞서 삼성전자는 일찌감치 하반기 구상에 나섰다. 지난달 17일부터 사흘간 주요 경영진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고 하반기 전략 짜기에 머리를 맞댔다. 회의에서는 갤럭시Z 플립7·폴드7의 판매 전략, 반도체 경쟁력 회복 방안 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이재용 회장이 이례적으로 ‘사즉생’, ‘독한 삼성’ 같은 강도 높은 메시지를 던진 점이 주목된다”며 “삼성전자가 위기론에 휩싸인 만큼 ‘이재용식 뉴삼성’으로의 전환이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NB뉴스=선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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