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25.07.28 11:22:15
이재명 대통령의 뒤를 이을 더불어민주당 새 대표를 선출하는 8·2 전당대회가 28일을 기점으로 채 일주일도 남지 않은 가운데 정청래·박찬대 후보(기호순)가 앞서 충청·영남권 경선의 권리당원 투표에서 압승한 정 후보는 기세를 몰아 ‘굳히기’에, 막판 역전을 노리는 박 후보는 ‘뒤집기’에 나서는 등 ‘운명의 한주’ 마지막 질주에 돌입했다.
법사위원장을 역임한 정 후보는 그동안 ‘당 대포’를 자임하며 ‘싸우는 리더십’을 트레이드 마크 내세워 앞선 경선에서 권리당원의 표가 쏠리자 초반 ‘당·정·대 원팀’과 ‘대야 협치’를 부각했던 박 후보가 선거 기조를 바꿔 ‘국민의힘 때리기’로 무게 중심을 이동했다.
박 후보는 충청·영남 권리당원 투표에서의 패배 직후인 지난 22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지난 1월 윤석열 전 대통령 체포 시도 시 관저에 집결했던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특검의 체포동의안이 오면 바로 가결하겠다”고 포문을 열었으며, 이어 25일에는 김기현·나경원 등 국민의힘 의원 45명을 일일이 호명하며 이들에 대한 의원 제명 결의안 제출이라는 초강수를 들고 나왔다.
뿐만 아니라 박 후보는 사실상 국민의힘에 대한 국고 보조를 차단하는 내란특별법 발의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26일에는 김건희 특검 활동 기한 연장과 특검법 재발의도 예고하는 등 강경한 대야 공세를 퍼부었다.
이에 박 후보측 한 관계자는 28일 CNB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박찬대 후보가 개혁에 있어서 정청래 후보보다 못할 게 없다고 자부하는데 이러한 점들이 잘 부각이 안 된 측면이 있다”면서 “따라서 선거운동 초반에 집권 여당 대표의 역할로 개혁 이슈와 함께 원팀 및 협치 등을 제시한 것이 권리당원의 마음을 움직이기에는 제한적이었다는 판단에 따라 강성으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전대 전 마지막 한 주도 이른바 ‘완전한 내란 종식’을 외치며 강성 이미지를 부각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면서 “이에 더해 소속 의원 등 조직 내에선 정 후보보다 우세하다는 자체 판단을 토대로 대의원 표심을 굳건히 하는 데도 공을 들일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당 대표 경선은 권리당원 55%, 대의원 15%, 일반 여론조사 30%를 합산해 선출하며 현재 전체 권역 가운데 충청·영남 권리당원 투표만 진행됐으며 폭우 피해를 이유로 남은 지역은 전당대회 때 같이 진행하는 것으로 일정이 변경됐다.
반면, 정 후보는 자신의 투쟁력과 함께 ‘전광석화 추진력’이 개혁적인 당 대표를 원하는 권리당원들을 움직였다고 판단하면서 사실상 대세가 정해졌다고 보고 기존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앞서 국회가 위헌 정당 해산을 청구할 수 있게 하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며, 지난 25일에는 검사를 징계로 파면할 수 있게 하는 검찰개혁 법안을 추가로 내놓기도 헸다.
특히 정 후보는 지난 대선 당시 ‘호남 한달살이’를 한 것도 전체 권리당원의 30% 이상이 모인 호남권에서 득표차를 벌리면서 승기를 확실히 잡을 수 있다는 판단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정 후보 측 한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추세가 전혀 바뀌지 않았다”면서 “조직표 역시 ‘밴드웨건 효과’에 따라 권리당원과 비슷한 추세로 움직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오히려 최종적으로 조금 더 벌어질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 관계자는 “박 후보의 강선우 의원 사퇴 촉구도 당 대표 선거 과정에서 자당 후보자를 저격한 것이 강성 지지층 입장에서는 ‘자기 정치’로 비칠 수 있다는 점에서 다소 불리하게 작용할 것”리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일부 지지자들은 박 후보가 강 의원을 못 지켰다고 비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당 대표 공약을 둘러싸고 박 후보는 이날 자신의 SNS에서 “컷오프(공천 배제)를 폐지하면 퇴출 대상자들만 환호한다. ‘노컷’은 말장난”이라고 최근 정 후보가 ‘억울한 공천 배제를 없애 노컷 당 대표’가 되겠다고 공약한 것을 겨냥하자 정 후보는 SNS에 “무자격자, 퇴출 대상자는 후보자 검증위에서 걸러지기 때문에 (그들이) 환호할 일은 없을 것”이라며 “무자격자를 현혹할 의도는 없다”고 맞받아지는 등 두 후보의 신경전이 포착되기도 했다.
하지만 두 후보는 27일 오후 KBS에서 진행된 민주당 대표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다음 달 열릴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한 당대표 후보 가운데 누구와 가장 잘 맞는가?’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저랑 맞는 당 대표는 없을 것 같다”고 잘라 말하면서 국민의힘과의 협치 가능성에 대해서도 “없다”고 한목소리로 일축했다
그리고 두 후보는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던 중 “광우병 위험을 이유로 30개월 미만 미국산 소고기만 수입하는 현행 규제가 지켜져야 한다”면서 “미국과 진행하는 관세 협상에서 ’30개월 이상 소고기 수입 확대‘를 막아달라”고 한목소리로 촉구하기도 했다.
한편 민주당 대표 선거를 앞두고 열리는 마지막 TV토론회는 오는 29일 MBC ‘100분 토론’을 통해 생중계될 예정이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