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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잊을 수 없는 그 여름···영화 ‘여름이 지나가면’ 시네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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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홍지후기자 |  2025.08.06 11:45:29

 

지난 3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인디스페이스'에서 진행된 영화 '여름이 지나가면' 시네토크. (왼쪽부터) 변영주 감독, 장병기 감독, 최현진 배우, 최우록 배우, 정준 배우. (사진=홍지후 기자)

지난 3일 오후 6시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인디스페이스 극장에선 영화 ‘여름이 지나가면(감독 장병기, 2025)’이 상영됐다. 영화는 초등학생 ‘기준’(이재준 분)이 전학 간 학교에서 ‘영문’(최현진 분), ‘영준’(최우록 분) 형제를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제50회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넥스트링크상을, 제24회 전북독립영화제에서 옹골진상을 받았다.

영화가 상영된 후엔 시네토크(관객과의 대화)가 진행됐다. 행사엔 장병기 감독과 최현진 배우, 최우록 배우, 반장 ‘석호’ 역을 맡은 정준 배우가 참여했다. 진행은 영화 ‘화차(2012)’로 알려진 변영주 감독이 맡았다.

‘열세 살 인생’의 뜨거운 여름

(⁎다음 내용부턴 영화 스포일러가 포함됐습니다.)


이날 관객석은 빈자리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장 감독과 배우들은 “관객과의 대화를 많이 다녀봤지만, 이렇게 관객이 꽉 찬 건 처음”이라며, “와줘서 감사하다”고 첫인사를 건넸다.

이날 장 감독은 “어린 시절을 돌아보면 영문 형제와 비슷한 친구가 있었다”며 “그들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의 이유를 추측하며 영화를 구상했다”고 전했다.

 

맨 앞쪽부터 ‘영문’(최현진 분), ‘영준’(최우록 분), ‘기준’(이재준 분) (사진=네이버영화)

유복한 환경에서 자란 ‘기준’과 달리 부모가 없는 영문 형제는 여러모로 결핍이 많을 수밖에 없다. 거친 영문 형제에게 거리를 두던 기준은 축구를 매개로 이들과 가까워진다.

문제는 기준과 영문 형제의 감정적 거리가 좁혀졌다고, 사회적 거리까지 그리할 수 없다는 데에 있다. 장 감독은 “영문 형제와 같아질 수 있다는 것은 기준의 착각이며, 가까워지니 균열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영화는 이들이 가장 가까워졌다고 생각하는 지점에서 균열을 만든다. 이들의 우정에 금이 가는 과정을 기준과 영문 형제의 얼굴을 통해 세밀하게 그려낸다. 기준이 이들과 친구가 되며 폭력, 절도 등 비행을 따라 하자 어른들은 이들을 다시 떼어놓으려고 분투한다. 어른의 압력에 아이들의 장력은 힘없이 사라진다.

서울로 돌아가기 전 기준은 엄마의 말을 따라 한다. “내가 저 애들하고 같은 줄 알아?” 그러나 영문 형제에게 온 마음을 다 바친 기준이다. 기준에게 그 여름은 성인이 돼서도 씻을 수 없는 ‘뜨거움’으로 남았으리라.

◆다름과 균열, 무엇이 먼저일까?

이렇듯 영화는 기준의 여름을 사실적이면서도 입체적으로 다뤘다. 아이들의 감정을 어른의 관점에서 재단하지 않았고, 취약계층을 동정 혹은 혐오의 시선으로 보지 않았다는 점에서 감독의 섬세함이 돋보였다.

변 감독도 “어른과 아이의 간극에 대해 이해한 구성”이기에 “영화가 가짜 같은 느낌이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고민이 필요한 지점도 있었다. 영화는 기준과 영문 형제의 ‘다름’으로부터 균열이 생긴다는 것을 가정한다. 그러나 이들 사이에 균열이 발생하는 이유는 부모의 유무, 계층의 차이 때문이 아니다.

어른의 욕심이 만들어낸 균열 때문에 이들이 갈라진 건 아닌지. 이 다름과 균열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이 있었다면 영화의 깊이가 한 층 깊어졌을 것이다.

 

영화 속 ‘기준’(이재준 분) (사진=네이버영화)


◆관객 수 ‘1만 명’ 향해

한편, 지난달 25일부터 극장가에 영화 6000원 할인 쿠폰 450만 장이 배포됐다. 인디스페이스 같은 독립 영화관에선 현장 예매 시 따로 쿠폰을 발급받지 않아도 할인이 자동 적용된다(소진 시까지).

지난 5일 기준 ‘여름이 지나가고’는 7745명의 관람객 수를 기록하며 만 명의 관객수를 목전에 두고 있다. 제작 규모와 스크린 점유율을 고려했을 때 만 명은 독립 영화계의 ‘1000만’이라 불린다.

 

영화 '여름이 지나가면' 포스터 (사진=네이버영화)

관객 수를 들은 배우들은 이날 화색을 띠며 시네토크의 끝인사를 건넸다.

최현진 배우는 “영화가 개봉하고, 관객을 만날 수 있어서 꿈만 같고, 영광이다”라고 했다. 최우록 배우는 “여름이 될 때마다 앞으로 생각날 작품”이라고 했다. 정준 배우는 “좋은 영화이니 입소문을 많이 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CNB뉴스=홍지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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