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2025 부산다운 건축상’ 수상작 8개를 발표했다. 대상의 영예는 사상구 ‘주례열린도서관’이 차지했다. 해운대구 복합문화공간 ‘에케(Ecke)’는 금상을 받았으며, ‘우암도서관’, ‘어반에그’, ‘부산콘서트홀’, ‘루프트 민락’, ‘씨에스티씨(CSTC) 사무동 리모델링’, ‘부산돌봄빌딩’ 등이 나란히 수상작으로 이름을 올렸다.
‘부산다운 건축상’은 해양도시 부산의 정체성과 가치를 건축을 통해 구현한 우수 작품을 선정해 격려하는 제도다. 올해는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총 54개의 후보작이 접수됐고, 전문가 심사를 거쳐 대상 1점, 금상 1점, 은상 2점, 동상 2점, 장려상 2점이 최종 선정됐다.
대상작인 ‘주례열린도서관’은 이름 그대로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이다. 사상구 주례동의 아파트 부지를 매입해 주민과 함께 만든 복합문화공간으로, 폐쇄적인 기존 도서관 구조를 탈피해 아이부터 어른까지 머물 수 있는 개방형 공간을 지향했다.
실내의 층간 구조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공간감을 살렸고, 자연과 맞닿는 테라스와 산책로는 휴식과 독서가 공존하는 힐링 공간으로 완성됐다. 단순히 책을 읽는 장소를 넘어, 지역 공동체가 숨 쉬는 ‘살아 있는 공공건축’으로 평가받는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우신구 부산시 총괄건축가는 “‘주례열린도서관’은 지역의 일상과 자연 속에서 모두에게 열린 새로운 공공공간의 전형”이라며, “공공건축이 구현해야 할 개방성과 포용성을 건축가, 행정, 지역주민이 함께 이뤄냈다”고 말했다.
금상을 수상한 ‘에케(Ecke)’는 해운대 달맞이길의 삼각형 모퉁이 땅에 지어진 복합상업문화공간이다. ‘모퉁이’라는 뜻의 독일어 이름처럼, 부산의 입체적 도시지형을 그대로 반영한 점이 돋보인다.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 층마다 도로와 직접 연결되며, 중심 중정(中庭)은 윗마을과 아랫마을을 잇는 공공 계단과 연결돼 공동체 흐름을 자연스럽게 유도한다. 건물 안팎으로 활동과 시선이 교차하는 이 공간은 작은 도시 속 공유의 장이자 새로운 문화거점으로 기능하고 있다.
그 외 수상작들도 지역성과 공공성을 높게 평가받았다. 남구 ‘우암도서관’과 부산진구 숙박시설 ‘어반에그’가 은상을, 부산 최초의 클래식 음악 전문 공연장 ‘부산콘서트홀’과 수영구 상업시설 ‘루프트 민락’이 동상을 받았다. 사하구의 ‘CSTC 사무동 리모델링 프로젝트’와 연제구의 통합돌봄시설 ‘부산돌봄빌딩’은 장려상에 선정됐다.
이번 수상작들에는 기념 동판이 부착되며, 오는 9월 17일부터 21일까지 벡스코에서 열리는 부산건축제에서 시상식과 함께 전시도 진행될 예정이다. 이후에는 부산 각 구·군을 순회하는 전시도 계획되어 있다.
시 관계자는 “건축은 도시의 품격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라며, “지역의 맥락을 이해하고 시민과 함께 호흡하는 건축이야말로 부산이 지향해야 할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람 중심의 공간이 늘어날수록 시민의 행복도, 도시의 미래도 함께 밝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