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측 "과도한 폭력 행사" vs 특검 "적법한 영장 집행"
부상 우려에 1시간여 만에 철수…조사 없이 기소 고심
부인 김건희 여사는 소환조사 후 즉시 구속영장 청구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씨와 관련한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그동안 조사와 체포에 모두 불응해온 윤 전 대통령에 대해 물리력을 동원해 두 번째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했으나 또 실패했다.
윤 전 대통령은 현재 12·3 비상계엄 관련해 ‘내란 수괴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윤 전 대통령 측은 “특검팀이 무리하게 영장 집행을 시도했다”며 “책임을 묻겠다”고 강하게 반발한 반면, 특검팀은 “법원이 적법하게 발부한 영장을 토대로 적법하게 집행했다”고 반박했다.
특검팀은 지난 1일 1차 체포 시도 당시에는 윤 전 대통령이 수의도 입지 않은 채 바닥에 누워 완강히 저항한 탓에 첫 체포영장 집행이 불발된 지 엿새 만인 7일 서울구치소 CRPT(교정시설 기동순찰팀) 요원을 포함한 교도관 10여명을 투입해 재차 시도했으나 무산됐다.
따라서 특검은 법원이 허가한 체포영장 유효기간이 이날까지였던 만큼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다시 발부받아 재차 구인을 시도할지 아니면 대면조사 없이 재판에 바로 넘길지 갈림길에 섰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8시 25분께 서울구치소에 체포영장 집행을 지휘했으며, 물리력도 행사했으나 윤 전 대통령의 완강한 거부로 부상 등 우려가 있다는 현장의 의견을 받아들여 9시 40분께 집행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에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을 서울구치소 출정 과장 방에 불러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했다”면서 “교도관 10여명이 달라붙어 의자에 앉아있는 윤 전 대통령의 양쪽 팔을 끼고 다리를 붙잡아 그대로 들어서 차에 탑승시키려 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하지만 (윤 전 대통령이) 완강하게 거부하니까 다시 한번 의자 자체를 들고 그 의자에 앉은 대통령을 같이 들어서 옮기려 하는 과정에서 의자가 뒤로 확 빠졌고, 윤 전 대통령이 땅바닥에 떨어지는 사태도 발생했다”면서 “이후 윤 전 대통령은 허리와 팔의 통증을 호소했고, 교도관에게 진료를 요청해 의무실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법률 대리인단 송진호 변호사는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체포영장 집행 과정에 불법이 있었다”라며 “사람을 케이지(cage·우리) 안에 가둬놓고 이 특검이 와서 때리고 저 특검이 와서 때렸다. (그래도) 전직 대통령인데 선은 넘지 말아야 한다. 일반 수용자와 잡범에게도 이렇게 하는 건 처음 봤다”고 주장하면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이에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측 회견 1시간여 뒤 진행된 언론 브리핑에서 “집행과 관련해 법원이 적법하게 발부한 영장을 피의자 수감 상황까지 고려해서 집행한 상황이다. 적법하게 집행했다”고 강조하는 등 윤 전 대통령 측 반발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윤 전 대통령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의 부탁을 받고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2022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공천받도록 힘써줬다는 의혹으로 김건희 특검팀의 수사선상에 올랐다.
한편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에 대해 소환 조사 한 직후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며, 오는 1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예정돼 있다.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될 경우 헌정사상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구속 수사를 받는 사례가 된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