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윤핵관’ 권성동 ‘통일교서 1억 수수’ 혐의 구속…“증거인멸 우려”
특검, ‘1억 관봉권 사진’ 제시 결정적 한방…구속에도 '정치 탄압' 주장
이른바 원조 ‘윤핵관’(윤석열 전 대통령 핵심관계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통일교로부터 억대 뒷돈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등으로 16일 구속됐다.
권 의원의 구속은 특별검사 제도 도입 이래 불체포 특권이 있는 현역 의원이 구속된 첫 사례로서 특히 22대 국회는 물론, 특검 수사 이후 구속된 첫 현역 의원으로 김건희 특별검사팀의 통일교 수사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권 의원에 대해 청구된 구속영장을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다”면서 발부했으며, 이에 서울구치소에서 심사 결과를 기다리던 권 의원은 곧바로 정식입소 절차를 밟은 뒤 구속됐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에 따르면 권 의원은 20대 대선을 앞둔 지난 2022년 1~3월,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영호 씨(구속기소)로부터 1억 원의 정치자금을 수수한 뒤 이를 대가로 같은 해 3월,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였던 윤 전 대통령과 윤 전 본부장과의 독대를 주선한 뒤 20대 대선에서 통일교 교인의 표와 조직, 재정 등을 제공하는 대신 당선 후 통일교 현안을 국가 정책으로 추진해달라는 등을 청탁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권 의원은 윤 전 본부장을 통해 통일교 한학자 총재의 도박 사건 수사를 무마하거나 수사 상황을 알려줬다는 혐의와 함께 지난 2023년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는 통일교 교인들이 권 의원의 당 대표 당선을 위해 집단으로 입당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와 관련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민중기 특검팀은 지난달 28일 권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이 특검팀에 송부한 체포동의요구서는 법무부를 거쳐 대통령 재가를 받아 국회에 보고돼 지난 11일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이 가결됐다.
권 의원은 중앙대 법대 80학번, 사법연수원 17기로 이재명 대통령보다는 대학 2년, 사법연수원은 1기수 선배로서 검사 출신 정치인 가운데 가장 성공한 인물 중 한명으로 자주 거론된 인물이다.
지난 1993년 고향인 춘천지검 강릉지청 검사로 임관한 권 의원은 대검찰청 범죄정보제2담당관, 인천지검 특수부장 등을 거친 특수부 검사였으며, 이명박 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실 법무비서관을 거쳐 한나라당 소속으로 강원 강릉 지역구에서 18대 총선에 출마해 당선되면서 여의도에 입성해 19·20·21·22대 국회의원으로 내리 당선됐으며, 특히 당 원내대표만 두번(21·22대) 역임했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 시절 ‘라임옵티머스 권력형 비리게이트’ 특별위원장, ‘탈원전북원전’ 진상조사 특별위원장, ‘문재인정부 땅투기게이트’ 진상조사 특별위원장 등으로 활동하면서 민주당 정부와의 투쟁 전선 제1선에 서 왔으며, 윤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그를 정계에 입문시킨 주역으로도 알려져 있다.
승승장구하던 권 의원은 문재인 정부 시절 ‘강원랜드 채용비리 의혹’에 연루돼 위기에 처한 적이 있으나 1심에서 강원랜드 채용에 대대적인 부정청탁이 있다고는 인정했으나 권 의원이 직접 관여했다는 증거는 부족하다고 봤으며, 이 판결은 그대로 대법원에서 확정돼 사법 굴레에서 벗어닜지만 이번 ‘김건희 특검’의 칼날에 무릎을 꿇었다,
실제로 특검은 전날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윤 전 본부장의 부인인 이모씨의 휴대전화에 있던 1억원 상당의 한국은행 관봉권 사진을 확보해 재판부에 제시했으며, ‘큰 것 1장 support’, ‘권성동 오찬’이라는 메모가 적힌 윤 전 본부장의 다이어리와 ‘오늘 드린 것은 후보님을 위해 요긴하게 써달라’는 권 의원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등도 재판부에 제출했다.
권 의원은 이날 영장실질심사 최후진술에서 이 같은 혐의를 모두 부인하면서 “특검이 객관적 물증 없이 공여자의 일방적 진술만을 근거로 인신구속을 시도하고 있다. 이는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에 심각한 우려를 낳는다”고 주장하면서 “저는 진실을 밝히기 위해 대질 신문도 요청했지만, 특검은 이를 거부하고 조서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는 이미 유죄로 결론을 내려놓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권 의원은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후에도 SNS를 통해 “이재명 정권과 민주당의 정치탄압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번 구속은 첫 번째 신호탄”이라고 주장하면서 “특검 수사는 허구의 사건을 창조하고 있다. 수사가 아니라 소설을 쓰고 있다"며 "아무리 저를 탄압하더라도, 저는 반드시 진실을 밝히고 무죄를 받아내겠다. 문재인 정권도 저를 쓰러트리지 못한 것처럼, 이재명 정권도 저를 쓰러트리지 못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