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곤기자 |
2025.09.22 17:05:02
이재명 대통령의 경기도지사 시절(민선7기) ‘극저신용대출’을 최근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단비’였다고 정의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중국 출장 직전인 22일 오전 10시 30분 집무실에서 극저신용대출 이용자 3명을 초청해 간담회를 했다.
김동연 지사는 “최근에 극저신용대출 관련해서 이런 저런 얘기가 있고 어떤 사람들은 이 제도를 폄훼한다”면서 “하지만, (극저신용대출은) 어려운 처지에 있는 분들에게 어떻게 보면 공공이나 사회에서 할 수 있는 마지막 수단, 또는 내미는 마지막 손 같은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경제를 위해서 가야할 길”이라고 강조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분들의 사연을 들어보면 김 지사가 말한 ‘단비’가 어느 곳에 내렸는지 알 수 있다.
민선7기 ‘경기극저신용대출’ 어떻게 쓰였나
66세 김광춘 씨는 중학교 1학년, 초등학교 4학년 손자 손녀들과 함께 셋이 사는 조손가구(조부모가 손자손녀를 돌보는 가구)이다. 지난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한쪽 눈이 실명상태였으며, 한쪽 다리가 불편해 돈을 벌 수 없었다. 단돈 1000원이 없어서 어린 손자들에게 간식도 사줄 형편이 아니었다. 그는 경기극저신용대출 50만 원을 받았다. 그에겐 단순한 생활비를 넘어선 ‘긴급 자금’이었다.
대출을 신청한 후 경기도의 사후관리 상담에서 김 씨는 일자리를 원했고, 경기도는 동사무소 공공근로 신청을 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손자손녀를 위해선 지역아동센터 돌봄 신청에 대해 설명해 줘 돌봄을 받을 수 있었다. 공공근로는 결과적으로 하지 못했다. 대신 대출상담 과정에서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될 수 있음을 알게 되었고 결국 김 씨는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되어 생계급여를 받게됐다.
극저신용대출금 50만 원과 대출과정에서 얻은 정보로 그는 최악의 시기를 극복해낼 수 있었다.
김 씨는 “혼자 어린 애를 키우는데 슈퍼에서 뭐 사달라고 해도 수중에 단돈 1000원도 없었다”면서 “창피고 뭐고 그런 것도 없이 (도에) ‘극저신용대출이라도 좀 받을 수 없냐’고 했더니 ‘받을 수 있다’고 해서, 그걸 받아 아껴서 두 달을 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너무 고맙게 생각한다”며 그는 지난 18일 5회 분할상환 형식으로 50만 원을 모두 갚았다.
51세 A씨(1인가구)는 보안경비 업체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월 50만 원을 받았다. 월세(20만 원)를 내고 나면 30만 원으로 한 달을 살아야했다. 게다가 5000만 원 이상의 빚을 지고 있어 신용회복위원회 개인워크아웃을 진행 중이었다.
그런 그에게 극저신용 대출금 200만 원은 단비 이상이었다. 200만 원은 생활비, 주거비, 의료비 등으로 요긴하게 쓰였다. 지난 2020년 6월 코로나 시기에 대출을 받았는데, 그는 지난해 6월 만기 1년전에 200만 원을 모두 갚았다.
A씨는 “개인사업자로 있다가 빚을 져서 나락에 떨어졌는데, 경기도가 도움(대출)도 주고 경기도 버스기사 양성사업에 연계해 줘서 한숨 돌릴 수 있었다”면서 “버티고 나니까 다행히 (대출을) 좀 빨리 갚을 수 있었다”고 사연을 전했다. 그런 뒤 “나라에서 한번 더 삶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줬구나 해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간담회 외 상담사례 살펴보니
사례에서 보듯 민선7기에서 설계-집행한 정책을 민선8기는 체계적으로 관리해왔다. 관리 차원에서 도는 대출전후 복지상담을 진행해 대출금과 함께 최악의 시기를 견뎌낼 정보를 공유해왔다.
금융취약층에게 ‘극저신용대출’이란?
민선7기(2020~2022년)에서 설계-집행된 대출금은 이처럼 거동이 불편한 독거어르신의 전동휠체어에, 조손가구 어르신이 손자들을 키우는 곳에, 1인가구 어르신의 밀린 월세에, 한부모 가정 엄마의 아이들 교육비, 의료비, 통신비 등에 쓰였다.
고금리(20%)이용자에서부터 불법사금융피해자, 생계위기자, 기초생활보호대상자, 한부모가정, 학자금 장기연체 청년, 벼랑끝까지 몰렸던 11만명 이상이 촉촉한 단비를 맞고, 고단한 삶 속에서 다시 힘을 냈다. 극저신용대출금이 바닥에 주저앉지 않게 해준 ‘버팀목’이자 ‘재기의 발판’이었다.
이용자들은 상담에서 “50만 원이 누구에겐 적은 돈일지 모르지만, 나에겐 1만 원도 아쉽다”면서 “가장 어려운 시기에 좋은 정책을 알게 되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단비는 잘 관리되고 있습니다
단비는 잘 관리되고 있다. 민선 7기 정책을 이어받은 민선 8기는 제도 관리에 만전을 기했다.
현재 대출금을 모두 갚은 완전상환자는 24.5%이다. 전체 이용자중 24.5%만 갚았다는 뜻이 아니라 아직 상당수는 대출만기가 도래하지 않았다. 앞의 사례에서 보듯 대출자 중 상당수가 기초생활급여를 모아서라도 대출금을 갚는 등 상환 의지가 있어 완전상환자 수치는 계속 올라갈 것이다.
경기도는 대출과 동시에 정밀 상담을 하면서 상환능력 등을 고려해 대출 만기를 연장해주거나 분할상환 등으로 재약정(35.3%)했다. 연체자는 38.3%인데 문자 접촉 등으로 비율은 계속 감소되고 있다.(4월 대비 12.8% 감소)
일부 언론이 연체율을 무려 74%라고 보도한 것은 김동연 지사 지적처럼 명백한 오보로 ‘74’란 수치는 대출연장 등의 재약정(35.3%)에 연체자(38.3%)를 더한 것이다. 하지만, 대출 ‘연장’은 ‘연체’와 엄연히 다르다.
"극저신용대출 2.0으로 계속됩니다."
경기극저신용대출이란 서민정책금융 사업은 단순한 금융지원이 아니다. 금융지원은 물론 채무관리·상담·사회복귀 지원까지 포함돼 있다는 것이 프로그램의 핵심으로 금융지원에 ‘사회적 회복 프로그램’을 더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제도가 정착될 경우 불법사금융 피해를 막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김동연 지사가 ‘극저신용대출 2.0’을 선언한 이유이기도 하다.
김동연 지사는 “살면서, 어떤 고비에 조금만 누가 손을 뻗쳐주면 좋은 계기가 만들어질 수 있다”면서 “극한의 상황속에서 아주 작은 것일지라도 당사자들에겐 정말 가뭄에 단비 같고, 한편으로는 나를 생각해주는 제도가 있는 나라에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 수 있다는 면에서 극저신용대출이 큰 역할을 한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저희가 극저신용대출 2.0으로 다시 한번 좋은 기회를 만들어보도록 하겠다”고 재차 다짐했다. 민선7기 시절 내렸던 ‘금융단비’, 민선8기에도 내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