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최초의 클래식 전용 공연장인 부산콘서트홀이 개관 100일을 맞았다. 지난 6월 20일 문을 연 이후 불과 넉 달 만에 77회 공연, 6만3천여 명의 관객을 모으며 지역 문화 지형을 바꾸고 있다는 평가다.
부산콘서트홀은 2011석 규모의 콘서트홀과 400석 규모의 챔버홀을 갖췄다. 특히 비수도권 최초로 파이프오르간(파이프 수 4,423개, 스탑 수 64개)이 설치돼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 공연이 가능해졌다. 런던 필하모닉,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같은 해외 단체들의 무대도 부산에서 기대할 수 있게 된 셈이다.
개관 페스티벌 무대는 예술감독 정명훈과 아시아필하모닉오케스트라(APO),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꾸몄으며, 전석 매진으로 화제를 모았다. 특히 대표 프로그램 ‘황제 그리고 오르간’은 예매 시작 1분 30초 만에 매진돼 부산의 클래식 수요를 입증했다.
공연장 가동률(60.2%)과 평균 객석 점유율(84.4%)은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돈다. 이는 부산 시민이 그동안 수준 높은 클래식 공연을 얼마나 갈망해왔는지를 보여준다. 개관 4개월 만에 회원 가입자 3만 명을 돌파했고, 이 가운데 40대 이상 중장년층이 2만 명을 차지해 새로운 관객층을 형성했다. 청소년 대상 ‘학생석’(정액 1만 원)도 471명이 이용해 세대 간 저변 확대에도 성과를 거뒀다.
콘서트홀 개관은 지역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었다. 시민공원 방문객 수는 전년 대비 10% 늘었고, 공연 관광객 증가로 호텔·레스토랑 등 인근 상권도 긍정적 효과를 누렸다. 이탈리아 ‘라 스칼라’ 극장장, 독일·프랑스 대사 등 해외 관계자 261명이 방문하며 부산의 국제적 위상도 한층 높아졌다.
다만, 현장 예매 불편과 모바일 티켓팅에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의 접근성 문제는 개선 과제로 꼽힌다. 시와 운영진은 ▲65세 이상 현장 판매 병행 ▲사전 정산제 도입 등 주차 편의 개선 ▲공연 관련 관광상품·기념품 개발 등을 통해 운영을 보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박민정 클래식부산 대표는 “개관 이후 단 한 건의 안전사고 없이 운영해온 것은 시민들의 성원 덕분”이라며 “앞으로도 최고의 무대와 안전한 관람 환경을 제공해 시민의 행복한 삶과 함께하는 공간으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