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농촌 마을 직접 찾아 노후농가 수리
건축·전기 등 전문기술 가진 직원들 재능기부
어르신들 “봉사단 덕분에 마을에 활기 넘쳐”
농협중앙회는 ‘희망농업·행복농촌, 농협이 만들어 갑니다’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중에서도 농가희망봉사단을 중심으로 농촌 마을의 낡은 집을 새로운 집으로 고쳐주는 사업이 눈에 띈다. CNB뉴스의 연중기획 <이색사회공헌> 61번째 이야기다. (CNB뉴스=손정호 기자)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 불편한 주거 환경에 놓여 있던 마을 사람들에게 큰 기쁨이 되었어요. 집고치기 봉사단 덕분에 마을에 활기가 넘치고 있어요.”
충청북도 음성군 금왕읍 비성마을의 윤재한 이장은 요즘 마을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농협중앙회 임직원들로 구성된 ‘사랑의 집 고치기 농가희망봉사단’은 지난 7월 이 마을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노후화된 농가를 수리해 새로운 보금자리로 만들었다. 이 마을에서 봉사단 출범 20년 만에 누적 1000호 수리를 달성했다.
이날 ‘집 고치기’에는 농가희망봉사단 뿐 아니라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임호선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조병옥 음성군수, 그리고 여러 자원봉사자들이 함께했다.
약 250여명의 봉사자들은 노후 주택 10가구의 지붕을 보수해 빗물이 새지 않도록 했고, 외부 벽면에 페인트칠을 새로 했다.
집 안에서는 장판을 교체하고 벽지를 다시 붙였다. 창문을 새롭게 설치해 부드럽게 열리면서 밝은 빛이 집 안으로 잘 들어오도록 했다. 전등도 바꿔 보다 쾌적한 환경을 조성했다. 싱크대도 새것으로 놓아 농사일에 지친 어르신들이 편안하게 요리와 설거지를 할 수 있도록 했다.
1000번째로 혜택을 받은 집 앞에는 작은 현판이 내걸렸다. 농협중앙회 로고가 새겨진 갈색 현판에는 ‘2025 희망농업 행복농촌 1000호 보금자리’라는 글귀가 적혀 있다. 현판에는 나무 두 그루도 그려져 있다.
이날 강호동 회장은 “농협은 창립 이래 농업인 복지와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해왔다”며 “이번 봉사활동으로 농촌 어르신들이 쾌적하고 안전한 주거 환경에서 건강하게 생활하길 바란다. 앞으로도 농협 임직원들이 국민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다양한 사회적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20년간 이어진 집고치기 재능기부…1000호 돌파
‘사랑의 집 고치기 농가희망봉사단’은 역사가 길다. 지난 2005년 건축과 전기, 기계 등 분야에 전문적인 기술을 갖고 있는 농협 직원들의 자발적인 재능기부로 시작된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이후 20년 동안 총 9768명의 봉사자들이 참여해 농촌 마을의 고령 가구, 다문화가정, 소년소녀가장 등 다양한 취약계층을 위해 여러 주택을 수리했다. 비성마을 봉사활동까지 누적 1000가구 수리라는 기록을 세운 뒤, 이후에도 집 고치기 사회공헌 활동이 꾸준하다.
지난달 2일에는 충청북도 영동군에 있는 학동리 마을에서 180여 명의 봉사단원들이 12가구의 농가를 새롭게 고쳐줬다. 강호동 회장과 박덕흠 국회의원, 정영철 영동군수 등이 직접 참석해 함께 땀을 흘렸다. 담장 도색과 도배 등으로 농부의 낡은 집을 새로운 보금자리로 재탄생시켰다.
지난달 8일에는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에 있는 신영리 마을에서 집 고치기 봉사활동을 전개했다. 강호동 회장과 이병진 국회의원, 정장선 평택시장, 강정구 평택시의회 의장 등 180여 명이 참여했다. 8가구를 새롭게 탈바꿈시키고 마을회관에 기증품도 전달했다.
지난달 12일에는 경상남도 남해군 창성면에 있는 적량마을에서 집 고치기 재능기부 활동을 이어갔다. 여영현 농협중앙회 상호금융 대표이사와 장충남 남해군수, 정영란 남해군의회 의장 등 180여 명이 함께 했다. 노후화된 12가구의 집을 새롭게 수리했다. 이날까지 누적 1043가구 수리라는 기록을 세웠다.
학동리 마을의 이제림 이장은 “춥고 오래된 집에서 불편하게 지내는 주민들을 볼 때마다 안타까웠다”며 “이번 봉사활동으로 소중한 보금자리가 더욱 안락하게 정비되어 마을을 대표해 감사의 말을 전한다”고 말했다.
농협은 농업인행복콜센터를 통한 주거 환경 개선 활동도 펼치고 있다.
지난달 8일 농협금산군지부와 금산농협의 임직원봉사단은 충청남도 금산군 금성면에 있는 고령 농부의 주택을 방문해 낡은 벽지와 장판을 새것으로 바꾸고, 집 안과 바깥을 청소했다.
농업인행복콜센터를 통해 애로사항이 접수된 농가를 직접 방문해 주거 환경을 개선하고, 생필품을 지원하고 있다. 생활에 불편을 겪는 돌봄 대상인 고령 농업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CNB뉴스에 “농협은 창립 이후에 농업인의 복지 증진과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적으로 실천하고 있다”며 “16개 지역본부, 1111개 전국 농·축협으로 연결된 네트워크를 활용해 지역사회의 작은 부분까지 놓치지 않는 사회공헌 추진 체계를 구축해 전국 농업인과 국민에게 나눔으로 힘이 되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CNB뉴스=손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