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부경대학교는 김건한 교수(재료공학전공) 연구팀이 물 환경을 위협하는 유기 오염물질인 과불화화합물(PFAS)을 물속에서 빠르게 흡착·분해하고, 재생해 반복 사용할 수도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PFAS는 프라이팬 코팅이나 방수 처리, 반도체 공정 등에 널리 쓰이지만, 소수성과 난분해성 특성으로 토양과 수계에 잔류하며 인체에 암이나 간 손상, 생식 독성을 유발해 ‘영원한 화학물질(forever chemicals)’로 불린다.
현재 토양과 수계에 잔류하는 PFAS를 제거하기 위한 활성탄, 이온교환수지 등은 낮은 흡착 용량과 느린 반응속도, 2차 폐기물 발생 등 한계가 있었다.
김건한 교수 연구팀은 질산염이 삽입된 구리-알루미늄 이중수산화물(Cu2Al–NO3 LDH)을 고결정성으로 합성해 이러한 한계를 극복했다. 이렇게 개발한 소재는 Al–Al 결함(basal-plane disorder) 현상으로 뛰어난 음이온 교환 속도를 보였다.
이 소재의 흡착제로 실험한 결과, 대표적인 PFAS 오염물질인 퍼플루오로옥타노익에시드(PFOA)의 최대 흡착 용량은 1702mg/g, 반응속도 상수는 13.2 h-1로, 기존 활성탄 대비 약 10배 이상 빠른 성능을 보였다. 소재 비용도 기존보다 저렴했다.
특히 연구팀은 PFOA로 가득 찬 흡착제를 500℃에서 탄산칼슘(CaCO3)과 함께 열처리하면 흡착된 PFOA의 약 54%가 무독성 불화칼슘(CaF2)으로 전환되며, 이후 ‘메모리 효과’를 통해 구조가 다시 복원돼 반복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이를 ‘초고속 흡착-열분해-재생(CTR, Capture–Thermal destruction–Regeneration) 공정’으로 명명하고, 지속 가능한 수처리 핵심 기술로 제시했다.
연속 고정상 칼럼 실험에서도 공탑체류시간(EBCT) 7.5분 조건에서 720mg/g의 처리 성능을 달성하고, 실제 정수장과 하수처리장의 유입수·방류수 조건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보여 현장 적용 가능성을 확인했다. 특히 다양한 혼합 조건에서도 PFAS의 사슬 길이에 따라 선택적 흡착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나 단일 종뿐만 아니라 복합 오염원 제거에도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김건한 교수는 “이번 기술은 고비용의 활성탄과 이온교환수지를 대체할 수 있는 저비용·고효율·재생 가능 특성을 갖춘 PFAS 정화 플랫폼으로, 기존에 해결되지 않던 환경문제에 새로운 해법을 제시한 성과”라며 “향후 지속 가능한 물 관리와 인류 건강 보호 및 관련 산업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제1저자 및 교신저자인 김건한 교수를 비롯해 라이스대 정영균 박사후연구원(공동 제1저자)과 Michael S. Wong 교수 연구팀, 한국과학기술원 강석태 교수 연구팀이 핵심적으로 참여했고, 옥스퍼드대, 버클리국립연구소, 네바다대학 등 국제 공동 연구진이 참여했다.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 ‘Regenerable Water Remediation Platform for Ultrafast Capture and Mineralization of Per‐ and Polyfluoroalkyl Substances’는 재료과학 분야 세계적 권위지 (IF 26.8)’에 9월 25일 온라인 게재됐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기본연구사업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 과학난제도전 융합연구개발사업의 과학난제 도전형 연구사업 및 세종과학펠로우십의 지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