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주년 맞아 기념 행사, 글로벌 교류 강화
세계10위권 대학과 공동연구 프로젝트 확대
대규모 강의동과 연구·휴식 공간 신축 ‘속도’
“AI와 HI 융합 인재”…인류 난제 해결 목표
국내 대표적인 명문 사학으로 알려진 고려대학교가 개교 120년을 맞았다. 고려대는 이를 기념해 세계적인 석학들을 초청해 포럼을 개최하는 등 더 큰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CNB뉴스가 ‘120살’ 고대의 과거와 현재, 미래 비전을 들여다봤다. (CNB뉴스=손정호 기자)
총 10개 분과별 61개 사업으로 대학 본연의 역할을 다하며 인류의 난제를 해결하는 역량을 키워간다는 포부다.
고려대는 지난 120년 동안 우리 민족의 교육을 통한 국력 향상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고려대가 120주년을 기념해 만든 홈페이지의 ‘120 story’ 섹션에는 그동안의 역사가 자세히 소개돼 있다.
이에 따르면 고려대는 조선(대한제국) 시대 말기인 1905년 민간이 설립한 최초의 고등교육기관인 보성전문학교를 그 출발점으로 하고 있다. 법률학 전문과, 이재학 전문과 등 2개 학과를 운영했으며, 근대적 법학 교육과 경영‧경제학 교육을 시작했다.
1932년에는 인촌 김성수 선생이 보성전문학교를 인수하면서 서울 안암동에 6만평 규모의 캠퍼스를 조성하고 본관을 건축하며 그 토대를 키웠다. 1937년에는 개교 30주년을 맞아 민족의 성금을 모아서 도서관을 건립하고, 대운동장을 완공하며 현재의 터전을 닦았다.
보성전문학교는 해방 직후인 1946년 미군정청 문교부의 인가를 받아 종합대학으로 승격됐으며, 교명을 고려대학교로 변경했다. 정법대학(정치학과‧법률학과), 경상대학(경제학과‧상학과), 문과대학(국문학과‧영문학과‧철학과‧사학과) 등 3개 단과대학, 8개 학과 체계를 만들며 종합대학으로 새로운 발걸음을 내디뎠다.
120살을 맞은 현재의 고려대는 서울과 세종 캠퍼스, 안암‧구로‧안산병원 등 3개의 부속 대학 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총 3만 9800여명의 학생들이 5300여명의 교수진과 함께 공부하고 연구하며 더 밝은 미래를 꿈꾸고 있다. ‘국가와 인류 사회 발전에 필요한 인재를 육성하고, 국제사회에 기여할 개방적 지도력을 육성한다’는 게 교육목표다.
고려대는 개교 120주년을 맞아 다양한 기념 행사를 개최하며 더 큰 포효를 준비하고 있다.
우선 지난 5월 5일 서울캠퍼스 인문계 중앙광장에서 고려중앙학원, 교우회와 함께 개교 120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김재호 이사장은 이날 기념사를 통해 “고려대는 민족과 국가를 넘어 인류 미래에 공헌하는 세상에 없어서는 안 될 대학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중앙광장 조성, 첨단 분야 연구 인재 영입, 디지털 캠퍼스를 위한 정보 인프라 구축 등 미래를 향한 준비를 착실히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원 총장은 “널리 인재를 가르쳐 나라를 구한다는 숭고한 건학 이념으로 120년 동안 대한민국에 없어서는 안 되는 대학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하고 당당하게 수행해왔다”며 “역사적인 개교 120주년을 맞아 인류의 미래 사회에 공헌하는 대학으로 한 차원 더 높게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를 석권한 세계적인 피겨스케이팅 선수인 김연아 교우(체육교육 09학번)도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그녀는 “고려대가 세계를 이끄는 창의적이고 능동적인 인재를 길러내는 곳이 되길 바란다”며 “쇼트 프로그램을 마치고 프리 스케이팅을 시작하는 고려대의 더 높은 점프를 힘차게 응원해달라”고 말했다.
이날 ‘자랑스러운 고대인상(賞)’은 박기석 시공테크 회장, 허구연 KBO 총재,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이 수상했다.
‘Next Intelligence’ 미래 비전으로
120주년을 기념하는 글로벌 학술대회와 교류도 강화하고 있다.
‘Next Intelligence Forum(NIF) 2025’는 노벨상 수상자와 저명한 인사를 초청해 특강을 진행하는 학술행사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제임스 A. 로빈슨 교수(시카고대)가 ‘제도, 정치 그리고 경제 성장’을 주제로 인사이트를 전했다.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토마스 크리스티안 쉬트호프 교수(스탠퍼드 의과대),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도 NIE 포럼 강연자로 120주년을 넘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지혜를 나누었다.
미시건주립대학교와는 120주년을 기념하는 글로벌 학술대회를 열었다. 두 대학은 올해 5월 고려대 백주년기념삼성관 국제회의장에서 ‘포용성과 다양성(Diversity, Equity, and Inclusion‧DEI)’을 주제로 하는 글로벌 학술대회를 공동으로 개최했다. 미국과 한국, 동남아시아 등 다양한 국가에서 30여명의 연사가 참여했다. 포용적 캠퍼스 조성, 다양한 학생 성장 지원, 대학 정책과 DEI 실천, 비서구권의 DEI 확산 등에 대해 총 6개의 세션을 진행했다.
한편으로는 학교 시설물도 새롭게 정비·조성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인문사회 캠퍼스 중앙광장 조경 공사 준공식을 개최했다. 중앙광장 양쪽 소나무 숲이 시각적으로 연결되도록 하고 나무와 잔디를 심어 경관을 개선했다. 벤치와 데크 구조물 등 새로운 휴식 시설, 가로등과 정원등 등을 설치하고 분수대를 정비해 보다 아늑한 공간으로 업그레이드했다.
자연계 중앙광장에는 지하 3층, 지상 1층 규모로 새로운 건축물을 건립해 연구와 휴식을 병행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있다. 총 연면적 약 3만 7563㎡로 강의실과 다목적홀, 첨단 교육 연구시설, 농구장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함께 들어서게 된다.
이외에도 해외 교우들을 모교로 초청해 고연전을 함께 즐기는 행사, 한국학 국제학술대회, 세상을 바꾸는 리더 렉쳐 시리즈, 연극 공연과 박물관 전시, 토크 콘서트, KBS ‘열린 음악회’ 등 다채로운 120주년 기념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고려대는 미래 비전으로 ‘Next Intelligence’를 내세우고 있다. 미래에 인류가 마주하게 될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AI(Artificial Intelligence)와 HI(Human Intelligence)를 융합한 인재를 길러내는 Next Intelligence가 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연구경쟁력 세계 20위권 진입, 혁신적 글로벌 교육 모델 구현, 혁신적 창업 및 산학연 협력 생태계 강화, 지속가능 캠퍼스 실현을 실천 과제로 노정하고 있다.
고려대 관계자는 CNB뉴스에 “120주년을 맞아 글로벌 수요가 높은 AI, 바이오 테크, 차세대 반도체, 배터리, 양자 컴퓨팅 등 집중 투자 분야를 선정해 육성하고 인류의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며 “세계 10위권 대학과의 전략적 공동 연구 프로젝트를 확대하고 노벨상과 필즈상, 튜링상 등을 수상하는 크림슨 프로젝트 등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CNB뉴스=손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