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영기자 |
2025.11.12 14:48:49
국내 연구진이 전원 없이도 빛에 의해 스스로 반응하고 이미지를 처리하는 새로운 형태의 자가 구동형 인센서 이미징(in-sensor imaging) 기술을 구현했다.
이번 연구는 빛의 세기와 방향뿐만 아니라 전류 응답의 부호를 제어해 감지와 연산이 하나의 소자에서 동시에 일어나는 ‘생각하는 하드웨어’의 가능성을 열었으며, 센서에서 직접 이미지 전처리를 수행할 수 있는 하드웨어적 기반을 구축함으로써 Vision(비전) AI 및 Edge(엣지) AI 기술과의 융합 가능성을 제시해 초저전력 인공지능(AI) 엣지 비전 기술로의 확장을 기대하게 한다.
부산대학교는 물리학과 김지희 교수 연구팀이 성균관대 신소재공학부 최재영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로, 1차원 나노선 Nb2Pd3Se8과 2차원 나노면 WSe2를 결합한 새로운 반데르발스 이종접합 구조를 이용해 게이트 전압으로 전류 방향이 조절되는 자가 구동형 광검출기를 제작하고, 이를 인센서 이미지 처리 소자에 응용할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입증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재료과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 10월 31일자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에서 개발된 소자는 전원 없이도 빛에 의해 스스로 전류를 생성하며, 게이트 전압 조절을 통해 전류의 극성(양↔음)을 전환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양·음 광전류 전환(polarity switching) 기능은 신호의 가중치를 조절하거나 이미지 필터링 연산에 활용할 수 있어, 기존 이미지 센서와 달리 감지와 계산을 하나의 장치에서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또한 연구팀은 1차원 나노선인 Nb2Pd3Se8의 좁은 밴드갭과 높은 비대칭성을 활용해 넓은 파장대(자외선~근적외선)에서 빠른 광응답을 구현했다.
실험 결과, 소자는 약 3마이크로초(백만분의 1초)의 초고속 응답 속도와 232 mA/W의 높은 광응답도(photoresponsivity)를 달성했으며, 외부 양자 효율 77%와 탐지율(Detectivity) 6.25×1010 Jones의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이번 성과는 1차원 나노선과 2차원 나노면의 결합을 통해 차세대 반데르발스 이종접합 소자에서 광-전기 신호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보여준 것으로, 나노전자 및 광컴퓨팅 분야에서 새로운 소자 설계 방향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학문적 의미가 크다.
김지희 부산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2차원 소재의 전자-광 특성을 정밀하게 제어해, 하나의 소자에서 감지와 연산이 동시에 이루어질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입증한 데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 이번 기술을 확장해 인공지능(AI) 하드웨어의 융합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인센서 이미지 처리 기술을 Vision AI와 Edge AI 시스템의 입력 단계에 적용해, 실시간 데이터 전처리·노이즈 제거·특징 추출을 수행하는 스마트 센서 플랫폼으로 발전시키려는 구상이다. 이는 자율주행, 로봇비전, 생체 모방 감각 시스템 등 미래 AI 융합산업의 핵심기술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