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부산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이재성 전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이 19일 의료·일자리·콘텐츠 산업을 골자로 한 ‘2차 핵심 공약’을 내놓으며 본격적인 정책 경쟁에 시동을 걸었다. 이 전 위원장은 “부산을 떠나는 가장 큰 이유를 정면 돌파해, 다시 돌아오는 도시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 전 위원장은 이날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 시민이 새벽 KTX를 타고 서울로 가는 현실을 더는 방치할 수 없다”며 서울대병원 부산 유치를 최우선 공약으로 제시했다. 중증질환 치료를 위한 수도권 쏠림을 해소하고 지역 의료 수준을 ‘최상급’으로 끌어올릴 핵심 카드로 서울대병원을 지목한 것이다. 그는 “부산에서도 당연히 최고 수준의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을 ‘미래 의료 혁신 도시’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기장에 이미 착공된 중입자 치료센터, 도입이 추진 중인 양성자 치료 기반에 더해 서울대병원·부산대·UNIST가 함께 구축할 의료데이터 기반 AI 정밀진단 플랫폼을 더하면 “양성자·중입자·AI 정밀진단을 모두 갖춘 국내 유일의 도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세 축이 완성되면 부산 시민이 서울로 갈 이유는 없어지고, 오히려 외국 환자가 들어오는 동북아 의료 허브가 된다”고도 말했다.
두 번째 공약으로는 청년 일자리 문제를 정조준했다. 이 전 위원장은 “부산 청년들은 ‘떠나고 싶지 않지만 미래가 안 보인다’고 말한다”며 대기업 연구개발(R&D) 센터 유치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네이버·카카오·엔씨소프트·노바티스 등 미래 산업 핵심 기업의 연구소를 부산으로 끌어오고, 나아가 “100대 기업 연구소 10곳, 1000대 기업 연구소 100곳이 운영되는 ‘AI 국가전략도시 부산’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기업 유치의 현실성에 대한 질문엔 “여러 기업이 부산의 입지와 동남권 산업 생태계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콘텐츠 산업 비전도 제시했다. “부산은 K-콘텐츠 도시로 도약할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말하며 지스타(G-STAR) 부산 영구 개최, 세계 최초 e스포츠 박물관 설립, 부산 e스포츠진흥재단 설립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과거 한국게임산업협회 운영위원으로서 지스타 부산 유치를 이끌었던 경험을 언급하며 “15년 전 지스타를 부산으로 가져왔듯, 세계 청년이 모이는 콘텐츠 도시로 다시 도약시키겠다”고 했다.
이 전 위원장은 AI 전문가이자 기업인 출신이라는 점을 내세우며 “부산의 의료·일자리·콘텐츠 경쟁력을 실질적으로 끌어올릴 적임자”라고 자임했다. 그는 “부산 시민의 요구는 명확하다. 병원 때문에 떠나지 않는 도시, 일자리 때문에 떠나지 않는 도시, 아이가 돌아오는 도시를 원한다”며 “시민과 함께 부산을 다시 돌아오는 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