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원하기
  •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 오탈자제보

[내예기] ‘K-난방’ 지구촌 끝으로…한국지역난방공사의 북방 도전기

  •  

cnbnews 손정호기자 |  2025.12.10 09:40:49

정용기 사장, 중앙아시아 4개국 방문
낙후된 구소련 지역에 ‘K-난방’ 보급
외교·경제 ‘두마리 토끼’ 전략 본격화
정부의 유라시아 프로젝트 중추 역할

 

정용기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악수 왼쪽)이 몽골을 방문해 에렌을지 에너지부 차관과 악수를 하며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한난)

[내예기]는 ‘내일을 예비하는 기업들’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시계제로에 놓인 경제상황에서 차근히 미래를 준비하는 기업들을 다룹니다. 그 진행 과정을 만나보시죠. 이번에는 지구 끝 북방 지역으로 ‘K-난방’ 영토를 넓히고 있는 한국지역난방공사 이야기입니다. <편집자주>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의 공기업인 한국지역난방공사(이하 한난)가 몽골,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비즈니스를 확대하고 있어 주목된다.

한난 정용기 사장은 직접 지난 9월 2일부터 12일까지 러시아와 중국 사이에 있는 한반도 인근의 네 나라를 연이어 방문했다. K-난방 시스템의 수출과 교육, 지역난방 현대화, 협력 관계 강화를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먼저 한난은 9월 3일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이곳 에너지부와 열병합발전과 재생에너지 분야의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 협약은 열병합발전과 가스보일러를 도입해 몽골의 낡은 석탄 발전소와 보일러를 현대화하고, 바이오매스와 폐기물, 소각열 등 재생에너지 분야의 사업을 추진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에렌을지 몽골 에너지부 차관은 한난에서 진행한 K-난방 트레이닝 프로그램, 울란바토르와 바룬우르트 지역의 난방 공급, 온수 공급 현대화 사업의 성과를 높게 평가하면서 K-난방 시스템의 성공적인 도입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카자흐스탄에서는 9월 5일 알미티 지역에 있는 노후화된 복합 화력발전소를 방문해 점검을 실시했다. 한난은 옛 소련 시절인 1950년대에 건설된 이 발전소의 열 손실율이 약 40%에 달하는 점을 우려하고, 우즈베키스탄에서 추진하고 있는 현대화 사업 모델이 적용 가능한지 검토했다.

 

정용기 사장(왼쪽 세번째)과 한난 관계자들이 카자흐스탄 알마티 지역의 복합 화력발전소를 방문해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한난)

카자흐스탄 에너지부와 알미티 화력발전소 운영사인 ALES 관계자들은 이 자리에서 한난의 통합운영센터와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열 공급 감지 시스템, K-난방 교육 과정에 큰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관계자들이 한난의 선진 난방 기술을 배우기 위해 방한을 희망했고, 이에 정 사장은 K-난방 트레이닝 과정을 배울 수 있는 연수 제공을 약속했다.

키르기스스탄에서는 9월 9일 에너지부, 비슈케크 시와 효율적인 난방 시설 구축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이곳 에너지부와 국가 차원의 에너지 정책과 연계된 협력을 추진키로 한 것. 탄소 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에너지 효율화 로드맵, 바이오매스와 태양열, 소각열 등 재생에너지 열공급 모델 개발, K-난방 운영과 유지보수 기술 협력을 진행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용기 사장(왼쪽)이 키르기스스탄 에너지부 리스베코프 차관과 MOU를 체결하고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한난)

비슈케크 시와는 인구 집중과 낡은 열공급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효율이며 친환경적인 K-난방 도입을 위한 전략을 수립해 실행하기로 했다. 지역난방 운영과 유지관리 기술 교육 등도 진행하기로 약속했다. 아이벡 비슈케크 시장은 “도시의 열공급 인프라 현대화와 환경오염 개선에 반드시 필요한 해법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우즈베키스탄에서는 9월 10~12일 동안 머물며 사업 협력을 논의했다. 지역난방 현대화 등 열병합발전 분야에서 협력하기 위해 현지 열공급공사와 MOU를 맺었다. 우즈베키스탄 대통령령으로 올해 3월 공식 출범한 이곳 열공급공사는 전국 103개의 노후한 열원을 현대화하고, 지역난방 보급률을 높이면서 재생에너지를 도입하는 역할을 전담하는 기관이다.

 

정용기 사장(왼쪽 다섯 번째)이 우즈베키스탄 뉴타슈켄트 신도시 추진단을 방문해 사업 현황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한난)

이날 MOU 행사에는 건설주택공공서비스부 오조다 주라예바 차관과 우즈베키스탄 열공급공사 일콤 주라예프 사장 등이 참석해 한난과의 협력에 관심을 보였다. 양국은 이 나라에서 진행하는 지역난방 현대화 사업이 설비 교체 수준에 머물지 않고, 스마트 통합운영과 안전, 유지관리 역량 강화를 포함한 종합 협력 모델이 되어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

정 사장은 에너지 산업을 총괄하는 미르자마흐무도프 주라백 에너지부 장관, 외국 투자와 산업 정책을 담당하는 쿠드라토프 라지즈 투자산업통상부 장관과도 만났다. 뉴타슈켄트 에너지 공급 투자 사업과 지작 지역의 바이오매스 열병합발전 등 재생에너지 사업, 자라프샨 LNG 기반 복합화력 건설 프로젝트 등에 대해서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와 맞물려



한난의 북방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전까지는 1996년 중국을 시작으로 북한과 몽골,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공적개발원조(ODA) 형태의 사업을 진행해왔다.

지난해에는 한-우즈베키스탄 정상회담에서 지역난방 현대화 사업을 위한 MOU를 체결하고, ‘K-난방 실크로드를 가다’를 모토로 정 사장이 이끄는 ‘우즈벡 K-Heating TF’를 통해 뉴타슈켄트 신도시 에너지 인프라 컨설팅 등을 추진했다.

올해 6월에는 아이다 이스마일로바 주한 키르기스스탄 대사가 한난을 방문해 회담을 하며 K-난방 시스템의 도입을 공식적으로 요청하기도 했다.

한난은 현재 ‘깨끗한 에너지로 세상을 따뜻하게’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중앙아시아 4개국에 대한 신시장 개척 등 북방 비즈니스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처럼 한난이 북방 비즈니스에 집중하는 이유는 외교·경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서다.

몽골과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은 날씨가 추운 지역의 나라들이지만 지역난방 시설이 낡아 현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한난은 현지 에너지 공급망 건설을 통해 에너지 외교의 주춧돌을 놓고 있다. 우리 정부의 유라시아 프로젝트,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등과 맞물려 외교적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한국 기업들의 진출 활성화를 돕겠다는 전략이다.

한난 관계자는 CNB뉴스에 “중앙아시아는 옛 소련 영토로, 당시 만들어진 지역난방 시설이 낙후돼 효율성이 좋지 않은 문제점이 있다”며 “이러한 중앙아시아로 진출해 더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인 K-난방 시스템을 공급하게 되면, 현지 국가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게 됨은 물론 세계 탄소 중립 목표 달성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CNB뉴스=손정호 기자)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