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25.12.08 11:53:57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당대표 취임 일성으로 이른바 우파 연대론과 단일대오론을 천명했으나 이재멍 정부 출범 이후 첫 전국 단위 선거인 지방선거가 불과 채 6개월도 남지 않은 상항에서 당내에서는 자신의 우클릭 강성 행보에 공개적으로 불만이 제기되는 등 파열음이 커지고 있어 소속 의원들과 연쇄 회동을 통해 본격적인 의견 청취에 돌입했다.
장 대표의 이 같은 행보는 지난 3일 12·3 불법 비상계엄 1년을 맞아 당 대표로서 진정한 사과 대신 정부·여당에 책임을 돌린 탓에 당내 비판이 격화되자 일단 자세를 낮춘 것으로 보이지만 대다수 의원들은 “명확한 노선 변화가 없는 대화는 포장에 불과하다”며 의구심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장 대표는 기존에는 특정 선수의 의원들을 한 번에 만났던 것과 달리 지난 5일 국회 의원회관을 돌며 당내 중진의원들을 만난 데 이어 오늘부터는 초·재선 의원들과 연쇄 오찬 및 차담회를 갖는 등 여러 차례의 회동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한 고위 관계자는 8일 오전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장 대표는 여러 의원들과 소그룹으로 식사·면담 등 자리를 가지며 전반적인 상황에 대한 생각을 충분히 듣겠다는 생각”이라며 “특히 12·3 비상계엄 대국민 사과에 나섰던 의원들과도 개별적으로 만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 대표의 이 행보는 지난 3일 ‘계엄 사과’를 두고 “비상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계엄이었다”고 계엄의 정당성을 주장하자 곧바로 ‘원조 윤핵관’으로 불렸던 윤한홍 의원이 “국정 마비가 계엄 원인이라는 얘기는 더이상 하면 안 된다”고 반발했으며, 7일에는 재선 모임을 이끌고 있는 이성권 의원이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을 통해 “국민은 한쪽으로 치우친 정당은 외면했다”고 비판하자 장 대표는 격화되는 당내 비판을 차단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되고 있다.
특히 당 내부에서는 내년 지방선거와 관련해 “△대장동 항소 포기 △대통령실 인사청탁 논란 △추경호 전 원내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추진 △국가보안법 폐지안 발의 등 충분히 국민의힘이 반전을 모색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음에도 외연 확장 시점을 놓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한 국민의힘 한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장 대표가 지난 3일 (비상계엄에 대한 사과) 메시지만 냈다면, 확실히 자신의 판을 만들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며 “하지만 당장 결집할 수 있는 강성 지지층의 목소리만 듣다 보니, 돌고 도는 쳇바퀴 안에 갇힌 것 같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는 장 대표가 오늘 예정된 국민의힘 ‘이재명 정권 독재악법 국민고발회’ 의원총회에서 자신의 구상과 운신의 폭이 얼마나 넓은지 보여줘야만 본격적인 지방선거 모드로 돌입하기 전 지도부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의원들의 인식을 가름할 수 있는 기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장 대표도) 향후 당 운영 방향에 대한 구상, 지방선거 승리에 대한 로드맵 등을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다”며 “의원들로부터 여러 의견과 아이디어를 들은 다음 입장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국민의힘에 따르면 장 대표는 지난 주말까지 자신의 지역구인 충남 보령·서천에서 생각을 정리한 뒤 오늘부터 당 소속 의원들과 개별적으로 만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장 대표가 전격적으로 노선 변화를 택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장 대표는 지난 5일 공개된 한 ‘윤어게인’ 지지 성향 유튜브에 출연해 “내가 가는 길이 과연 맞는 것일까에 대한 불안감(이 있다)”이라면서도 “나라를 같이 걱정해 주시는 분들 덕분에 늘 다시 일어서서 힘차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기 때문에 수도권부터 과거 ‘찐윤’(진짜 친윤석열계)에 이르기까지 퍼진 자신의 ‘우향우’ 강성 노선에 대한 우려를 잠재우고 리더십을 굳힐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