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추진해온 디지털 대전환 전략이 또 한 번 성과를 냈다. 시는 영국 컨설팅기관 지옌(Z/YEN)이 발표한 세계 스마트센터지수(SCI) 12차 평가에서 부산이 전 세계 77개 주요 도시 가운데 8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3회 연속 2위를 차지하며 명실상부한 ‘아시아 톱 스마트도시’로 이름을 올렸다. 2021년 62위로 처음 순위에 진입한 뒤 해마다 꾸준히 상승해온 부산은 이번 평가에서 한꺼번에 상위권으로 도약하며 글로벌 스마트도시로서의 경쟁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스마트센터지수는 OECD, 세계은행 등 국제기관이 공개하는 134개 신뢰성 높은 데이터를 토대로 도시 경쟁력을 분석하고, 여기에 전문가 설문을 더해 산출된다. 혁신지원, 창의성 강도, 혁신 수행능력 등 세 가지 평가 관점을 기준으로 도시의 미래 역량을 다각도로 평가하는 방식이다. 이번에 부산은 경쟁력 평가의 6개 전 부문에서 15위권 안에 진입하며 고른 강세를 보였다. 세부적으로는 첨단기술 11위, 기업환경 10위, 인적자원 9위, 기반 구축 9위, 금융지원 8위, 평판 10위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첨단기술·금융지원·평판 부문은 전회차 대비 순위가 상승했다.
첨단기술 부문의 상승은 부산특화 전력반도체 밸리 조성, 디지털트윈 시범구역 조성, 블록체인 특화 클러스터 유치, 자율주행차 시범운행지구 운영 등 시가 미래도시 전환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결과로 풀이된다. 금융지원 부문 역시 부산형 모태펀드 조성 목표 조기 달성, 지방자치단체 최초의 ‘부산 미래산업 전환펀드’ 조성 등 적극적인 산업·금융정책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민선 8기 들어 전략적 투자유치 규모가 역대 최대인 16조원에 달하고, ‘부산디지털혁신아카데미’를 통해 디지털 고급 인재 1만 명을 양성하는 등 도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실질적 노력이 전반적인 순위 상승에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부산은 세 가지 평가 관점 가운데 ‘혁신지원’에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시의 규제 혁신과 기업 지원 정책이 국제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음을 의미한다. 부산시는 올해 3월 조직개편을 통해 디지털경제실 산하의 ‘원스톱기업추진단’을 ‘기업지원과’로 확대 개편해 기업 대응 체계를 강화했다. ‘찾아가는 기업 규제혁신 합동기동대’, ‘민관합동 규제발굴단’ 운영 등 기업 현장의 애로를 직접 해소하는 활동도 지속하고 있다. 기술창업과 벤처투자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부산기술창업투자원을 출범시켰으며, 새롭게 마련된 미래기술전략국을 중심으로 AI, 빅데이터, 바이오헬스, R&D 등 미래 산업 육성도 속도를 내고 있다.
부산시는 앞으로 지역 주력산업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하고, AI·빅데이터·양자컴퓨팅·로봇·바이오 등 차세대 기술 기반을 확대해 ‘첨단 스마트도시’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3월 발표한 ‘부산 AI 종합전략’을 통해 도시 운영·산업·행정 전반의 혁신 방향을 제시했으며, 지난해 10월 개소한 양자과학기술센터를 기반으로 수도권에 집중됐던 첨단산업 생태계를 지역으로 확장하려는 노력도 병행 중이다. 2025년부터 본격화되는 에코델타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 사업 역시 데이터 기반 도시운영, 통합 모빌리티, 로봇 서비스 등이 집적된 스마트도시 모델을 현실화할 핵심 프로젝트로 기대를 모은다.
박형준 시장은 “스마트도시 평가가 발표될 때마다 부산은 놀라운 순위 상승을 보여주며 변함없는 저력을 증명하고 있다”며 “부산이 세계적 첨단 선도도시, 남부권 혁신거점으로 도약해 ‘다시 태어나도 살고 싶은 도시’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