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의 상징적 건축물이었던 옛 그랜드호텔 부지가 최고 49층 규모의 초고층 복합단지로 탈바꿈한다. 장기간 표류해 온 개발 사업이 건축허가를 받으며 사실상 마지막 행정 관문을 넘고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개발업체 엠디엠플러스는 최근 부산시 건축심의를 거쳐 해운대구청으로부터 옛 해운대그랜드호텔 부지에 대한 건축허가를 최종 승인받았다. 건축계획과 경관, 토질·기초 등 11개 심의 조건을 모두 충족한 것으로, 이르면 내년 상반기 본공사에 착수할 전망이다.
사업 대상지는 해운대구 우동 651-2 일원, 옛 그랜드호텔과 인접 호텔 부지를 포함한 1만2594㎡ 규모다. 엠디엠플러스는 이곳에 지하 8층~지상 48~49층 규모의 초고층 건물 3~4개 동을 조성해 6성급 호텔과 휴양 콘도미니엄, 오피스텔 등이 어우러진 대규모 복합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시설 구성은 호텔 286실, 콘도 76실, 오피스텔 352실로, 연회장(약 1000석)과 스파 등 각종 부대시설도 들어선다. 특히 건물 상부인 48층에는 해운대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와 스카이라운지가 조성되며, 해당 시설과 운영권은 공공기여 명목으로 해운대구에 기부채납돼 시민들에게 개방된다.
이번 사업은 경관 개선과 공공성 기여를 인정받아 ‘부산 가로구역별 최고높이 운용지침’에 따른 인센티브를 적용받았다. 이에 따라 건물 높이는 법적 허용 최대치인 171.7m가 적용됐으며, 용적률도 일반상업지역 기준 최대 1000%에서 지구단위계획 인센티브를 통해 약 1200%까지 확대됐다. 건축 설계는 독일 출신 세계적 건축가 올레 스히렌이 맡아 해운대 해안 경관과 조화를 이루는 곡선형 디자인을 적용할 예정이다.
엠디엠플러스는 2020년 옛 그랜드호텔 부지를 2400억 원에 매입한 데 이어, 지난해 인접한 ‘이비스 버젯 앰배서더 부산 해운대’까지 추가로 인수해 사업 부지를 확장했다. 개발 과정에서 해운대 일대 난개발 우려가 제기되자, 생활형숙박시설 도입 계획을 철회하고 호텔과 콘도 중심으로 사업안을 전면 수정하는 등 시와 구의 의견을 반영했다. 아울러 사업지 맞은편 송림공원 주차장의 지하화와 공원 조성도 공공기여로 약속했다.
1996년 개관한 해운대 그랜드호텔은 지상 22층 규모의 특급호텔로 한때 해운대를 대표하는 랜드마크였으나, 경영난으로 문을 닫으며 장기간 유휴 부지로 남아 있었다. 이번 재개발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해당 부지는 해운대 해안 스카이라인을 새롭게 정의할 또 하나의 랜드마크로 거듭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