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 합수본 출범…‘정교유착’ 수사 속도
집단 당원 가입 및 신도 동원 의혹 집중
검찰과 경찰이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한 지 일주일 만에 통일교와 신천지 등 종교단체의 정치권 유착 의혹을 수사하기 위한 대규모 합동수사본부(합수본)를 출범시키고 본격적인 강도 높은 수사에 들어갔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정교유착 의혹과 관련해 “여든 야든 지휘고하 막론하고, 전부 수사해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질 것은,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 검경 합동수사본부 구성을 지시한 바 있다.
통일교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를 비롯해 정치권 유력 인사들에게 금품을 건네고 쪼개기 후원 등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고 한학자 총재와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 등이 김건희 특검팀으로부터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통일교가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 인사들에게 접근해 금품을 공여하고 교단의의 추진 사업 관련 사항을 청탁하거나 조직적으로 신도들을 정당에 가입시켜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그리고 신천지 역시 제20대 대선 경선 과정에서 신도들을 대거 동원해 국민의힘 경선에서 윤 전 대통령을 도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은 물론, 이만희 총회장의 직접 지시로 국민의힘 당원 가입과 경선 개입이 이뤄졌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대검찰청은 6일 언론 공지를 통해 “통일교·신천지 등 종교단체가 정치에 개입하고 유착했다는 의혹을 신속하고 철저하게 규명하기 위해 서울고검 등에 ‘정교유착 비리 합수본’를 구성했다”면서 “합수본에 서울중앙지검 관련 사건 전담검사와 통일교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 소속 경찰을 포함해 공공 및 반부패 수사 분야 전문성을 갖춘 우수 자원들을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검은 “합수본은 검·경의 수사역량을 집중해 관련된 모든 의혹을 신속하고 명확하게 규명하는 한편 범죄에 엄정하게 대응함으로써 헌법과 민주주의를 수호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대검 한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검찰은 송치사건 등 수사와 기소, 영장 심사와 법리 검토를 담당하고, 경찰은 진행 중인 사건의 수사, 영장 신청, 사건 송치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통일교와 신천지 등 특정 종교단체가 교단 조직과 자금,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정치권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다수의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정교유착은 헌법상 정교분리 원칙을 침해할 소지가 있고 민주주의의 미래를 위협하는 중대한 사안으로 검·경이 협력해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수사함으로써 의혹을 철저하게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합수본에서 본격적인 수사를 진행하게 되면 검찰의 한정된 수사 개시 범위라는 제한이 사라져 신속한 진행이 가능해지는 것은 물론, 특히 두 기관이 머리를 맞대고 수사를 진행하면서 송치, 보완 수사 등 절차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여 신속한 결론이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총 47명 규모로 꾸려지는 합수본은 김태훈(사법연수원 30기) 서울남부지검장을 본부장으로, 임삼빈(34기) 대검 공공수사기획관(차장검사)과 함영욱 전북경찰청 수사부장(경무관)을 각 부본부장으로 총 47명 규모로 서울고검 및 서울중앙지검에 설치됐다.
검찰에서는 김 본부장을 비롯해 임 부본부장, 부장검사 2명, 검사 6명, 수사관 15명 등 25명이 파견되며 경찰에서는 함 부본부장과 총경 2명(용인 서부서 임지환 서장, 경찰청 박창환 중수과장), 경정 이하 수사관 19명 등 총 22명이 파견됐고, 수사관 대다수는 현재 경찰청 특별전담수사팀에서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을 이끌 김 본부장은 법무부 검찰국과 검찰과장을 거쳐 서울중앙지검 4차장으로 재직하며 대장동 개발 의혹 전담수사팀을 이끌었던 대표적인 기획통으로 평가됐으나 윤석열 정부에서 한직인 고검 검사로 전보됐다가 현 정부에서 검사장으로 승진했으며, 임 부본부장은 서울중앙지검과 광주지검 공공수사부장을 지낸 공안통으로 분류되고, 함 부본부장은 경찰청 사이버수사기획과장, 디지털포렌식센터장 등을 역임한 수사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김 본부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 법무부 검찰과장으로 재직 당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을 보좌하며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를 축소하는 내용의 직제개편안을 주도한 것은 물론, 지난해 11월 대장동 항소 포기를 둘러싸고 검찰 내 반발이 불거졌을 당시 일선 지검장 18명의 성명서에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과 함께 이름을 올리지 않은 검찰 내 대표적인 친정부 성향 인사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통일교 특검’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은 특검법안을 발의하며 신천지 의혹까지 포함한 수사를 주장한 반면,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물타기’라며 이를 반대해왔으나 합수본 출범으로 통일교와 신천지 의혹을 함께 수사하겠다는 방침이 공식화된 셈이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