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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조용히 ‘윤봉길 현장’ 찾고도 “협력 외교” 강조한 李대통령의 실용-공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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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최영태기자 |  2026.01.08 12:05:18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7일 중국 상하이 루쉰공원(홍커우공원)을 방문해 윤봉길 의사의 흉상과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이재명 대통령이 중국 국빈방문 일정 마지막 날인 7일 상하이에서 윤봉길 의사의 ‘도시락 폭탄’ 투척 의거의 현장인 루쉰공원(옛 훙커우 공원)을 조용히 방문했습니다.

이 대통령의 7일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 방문은 최근 강도를 더해가는 중일 갈등 양상과 연관돼 미리 관심을 모았었지요. 1월 한일정상회담을 ‘먼저’ 추진해온 일본 입장에선 중국에 선수를 빼앗긴 게 분할 게 뻔한 데다 더구나 한중정상회담 초반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역사의 옳은 편에 서야 한다”고 발언함으로써 ‘중국이 역사를 들춰냄으로써 한일관계에 균열을 내려 한다’는 예상이 나왔으니까 말입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7일 상하이의 한 호텔에서 진행된 현지 기자회견에서 시 주석의 이 발언에 대해 “공자님 말씀이라더라”고 말함으로써 예봉을 피해나가는 지혜를 발휘했습니다.

설사 말하는 사람이 ‘역사의 옳은 편에 서야 한다’는 말에 반(反)제국주의, 반일-반미 등의 속뜻을 담았다고 하더라도 받아들이는 사람이 ‘공자님 말씀’으로 받아들이면 이야기는 더 이상 이념 쪽으로 진전되기 쉽지 않지요. ‘척 해도 탁 알아듣는’ 경지입니다.

국빈방중 마지막 날 즉석 제안해 방문

이 대통령은 국빈 방중의 마지막 날인 8일 상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 기념관을 방문한 데 이어 그곳에서 8㎞가량 떨어져 있는 루쉰공원으로 향했습니다. 원래 일정에는 없었으나 이 대통령이 “여기까지 온 김에 윤봉길 의사의 의거 현장도 가보자”고 즉석에서 제안해 이뤄졌다고 합니다.

이 대통령은 수행원들을 최소화해 의거 현장과 기념관을 둘러본 뒤 공항으로 향해 귀국 전용기에 올랐습니다.

윤봉길 의사는 일제강점기인 1932년 이 공원에서 열린 일본군 전승 기념행사 중 일본군 수뇌부를 향해 폭탄을 투척했고, 그 자리에서 붙잡힌 뒤 일본으로 연행돼 순국했습니다.

일본이 요즘 극우 양상을 더해가고 있으니 과거 한국 대통령들이 종종 그래 왔듯 ‘일본의 버르장머리를 고칠 센 발언’(한국 안에서의 인기를 더욱 높여줄)을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만한 일정이 이어진 것이지요.

 

'윤봉길 의사 의거'의 현장인 루쉰공원을 찾은 李대통령 내외. (사진=이재명 대통령 페이스북 캡처)


하지만 이 대통령은 8일 페이스북에 전날 김혜경 여사와 함께 루쉰공원 내에 위치한 ‘매헌 윤봉길 기념관’을 둘러보는 사진과 함께 아래 메시지를 올렸습니다.

“이곳은 홍커우공원이라 불리던 시절, 윤봉길 의사가 조국의 주권과 민족의 존엄을 당당히 세계에 천명했던 자리입니다. 약소국의 한 청년이 던진 수통과 점화탄은 침략과 탈취로 대표되는 제국주의 질서에 대한 정면 도전이었으며, 평화의 연대가 가능하다는 굳은 신념의 표현이었습니다. 그의 의거는 동아시아 근현대사의 흐름을 완전히 뒤바꿨습니다. 중국 정부는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공식적으로 인정했고, 흩어져 있던 독립운동 세력은 다시 결집했습니다.”

여기까지만 읽으면 곧 과거 일본에 대한 비난으로 이어질 것 같지요.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상처 아물지 않지만 대결 아닌 협력의 외교”

“역사의 상처는 완전히 아물지 않았고, 국제질서의 격변 앞에서 갈등의 불씨도 곳곳에 상존합니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힘의 논리가 아닌 존중의 정치, 대결이 아닌 협력의 외교가 필요합니다. 과거의 연대를 기억하며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겠다는 의지를 다시금 새겨봅니다. 그것이 선열들의 값진 희생과 헌신에 보답하는 길이라 믿습니다”고 메시지를 마칩니다.

상처는 아물지 않았지만 그럴수록 ‘힘이 아닌 존중’, ‘대결이 아닌 협력’의 외교를 펼쳐 나가겠다는 메시지입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베네수엘라 점령’과 ‘그린란드 접수 시도’에 따라 세계는 바야흐로 ‘신(新)제국주의 시대’라는 암흑 속으로 접어들고 있지요. 국가들이 서로 거친 말을 마구 던지기 딱 좋아지는 시대입니다.

이런 마당에 항일 독립운동과 의거의 현장을 찾은 뒤에도 ‘대결이 아닌 협력의 외교’를 말하는 데서 “처음 보는 100% 공인(公人)”이라는 이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다시 생각납니다.

이 대통령은 7일 기자회견에서 “혐중은 한국에 손해만 된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요즘 하루 3시간만 자면서 일해 건강 걱정을 야기시킨다는 일본의 다카이치 총리 등 극우는 “손해가 돼도 극단적인 발언을 하고 절대 양보하지 않는 게 특징”이라고 호사카 유지 교수는 8일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서 말했습니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금지 등으로 대량 손실이 발생해도 절대 굴하지 않는 게 일본 극우의 자세라니 이 대통령과 달라도 한참 다릅니다.

한국 극우에도 그런 특징이 일부 있지요. 근거 없는 지나친 주장, 폭언을 마구 내놓고 그럼으로써 인기를 끌려는 행동들입니다. 극우뿐 아니라 한국의 이른바 진보에도 이런 행태는 있어요. ‘반미를 외치면서(인기에 도움) 자녀는 미국으로 유학 보내는(실익에 도움)’ 등의 행태이지요.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 말과 행동’만 골라 하려는 대통령, “국민이 편해지는 게 내겐 최고 행복”이라는 그의 말에서 “이 거친 시기에 그래도 한국엔 국운 상승의 꽃이 피는구나”라고 새삼 느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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