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내 직전 원내대표이자 친명(친이재명)계 핵심으로 꼽히는 김병기 의원이 공천헌금 수수 등 각종 의혹으로 당 윤리심판원의 ‘제명’ 처분을 받은 지 일주일 만에 결국 재심을 포기한 채 자진 탈당했다.
김 의원은 19일 오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저로 인해 당 안에 이견이 생기고 동료들에게 조금이라도 마음에 짐이 된다면 그 부담만큼은 제가 온전히 짊어지고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재심을 신청하지 않고 당을 떠나겠다”고 밝혔다.
이어 김 의원은 민주당 의원 단체방을 통해서도 “모든 상황은 저의 부족함에서 비롯됐다. 그 책임을 피하지 않겠다”고 탈당 의사를 알리면서 “모든 의혹을 온전히 씻어낸 후 다시 돌아와 인사드리고, 더 낮은 자세로 국민과 당을 위해 일하겠다”고 후 복당 의지를 밝혔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 2020년 제22대 총선을 앞두고 공천헌금 수수 의혹, 2022년 제8대 지방선거 국면에서는 같은 당 강선우 의원의 공천헌금 수수 사실을 무마한 의혹 등 13가지에 달하는 각종 의혹에 휩싸이면서 지난 12일 당 윤리심판원으로부터 제명 조치를 받았다.
이에 김 의원은 즉각 재심을 청구하겠다고 밝히는 등 반발했으며, 특히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제명당하더라도 스스로 당을 떠나는 선택은 하지 않겠다고 말해왔다. 그 입장은 지금도 같다”고 ‘자진 탈당’에 선을 그었으나 3시간여 만에 ‘탈당 불가’ 입장에서 선회한 것이다.
김 의원으로서는 공천헌금 수수 의혹이 불거지자 즉시 탈당한 강 의원과 달리 친명계 핵심 중진이자 원내대표까지 지낸 중진 의원이 경찰 수사 중에도 당적을 유지한 채 ‘버티기’에 들어가는 등 정치적 중량감에 걸맞지 않은 처신이라거나 집권 여당 소속 의원 신분을 유지해 수사 과정에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당 안팎의 비판이 적지 않았다.
이에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후 1시 35분께 김 의원의 탈당계가 사무총장실로 접수됐고 즉시 서울시당에 이첩해 탈당 처리하도록 했다”고 밝히면서 탈당 후 추가 징계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 윤리심판원 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저는 ‘징계 중 탈당’으로 기록하는 것이 적절한 방안으로 이해하는데 윤리심판원이 조만간 어떤 결론을 내릴지는 들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 윤리심판원은 이날 회의에서 ‘제명’ 처분이 의결된 상태에서 탈당한 김 의원에 대해 ‘탈당한 자에 대해서도 징계 사유가 존재한다’는 당규에 따라 사실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사후 제명’ 처분을 내렸다.
이는 김 의원의 탈당과 함께 일각에서 예상했던 ‘징계 중 탈당’과는 사뭇 다른 결과로서 향후 당원자격심사위원회가 김 의원의 복당을 심사할 경우 심판원의 이러한 결정 취지를 반영해 심사하게 돼 다소 불이익이 뒤따르게 된다.
또한 조 사무총장은 “정당법상 국회의원 제명은 반드시 소속 국회의원 2분의1 이상의 동의가 있어야 가능하다”며 “따라서 의원총회 없이 최고위원회만으로 제명 처분을 해 달라는 김 의원 요청은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리고 조 사무총장은 “김 의원 본인이 모든 오해와 억측, 잘못된 판단을 다 극복하고 당당하게 당의 일원으로 돌아오겠다고 말씀하시지 않았느냐”며 “그런 사유가 발생하면 당연히 (당적) 회복 조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