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21일 열린 청와대 신년기자회견에서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임명 여부와 관련해 “어떻게 할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청문 과정을 본 국민들의 판단을 들어보고 판단-결정하고 싶었는데 그 기회마저 봉쇄돼서 아쉽다”면서 “시간을 두고 판단하겠다”고 밝혀, 앞으로 최종 결정까지는 시간이 더 소요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에 “국민들께서도 (이 후보자에 대해) 문제 의식을 갖고 있는 부분이 있으나 그에 대해 (이 후보자) 본인의 해명도 들어봐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이같이 답했다. 야권에서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 개의를 거부하고 있는 데 대해 아쉬움을 표한 것이다.
이 후보자와 관련해 ‘지명 철회 가능성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이 대통령은 “(이 후보자에게) 문제가 있어 보이기는 한다”고 먼저 대답했다. 하지만 곧 이어 변호사로서 자신의 법정에서의 경험을 예로 들면서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은 “나는 직업이 변호사로서 판사를 설득하는 일을 해왔다. 원고 측 대리인이 써놓은 주장을 보면 100% 그 사람 말이 맞다. 하지만 피고 측 유능한 변호인이 잘 써놓은 주장을 읽으면 또 그 말이 100% 맞다. 그래서 양쪽의 얘기를 다 들어봐야 판단이 선다”며 법정이 원고와 피고, 또는 검사와 변호인의 대립으로 구성된 이유를 밝혔다.
양쪽의 의견을 다 들어봐야 자신은 물론 국민도 판단을 할 수 있을 텐데 “그쪽 진영(국민의힘 계열)에서 공천을 무려 5번을 받아 3번씩이나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아무런 문제가 제기되지 않았던 분인데 자기들끼리만 알고 있는 정보를 갖고 마치 (영화) ‘대부’에 나오는 배신자 처단하듯이 우리는 모르는 걸 공개해가면서 공격을 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는 설명이었다.
또한 이 대통령은 다른 종류의 난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즉, 대통령을 지지한다면서도 "우리가 어떻게 만든 정권인데 그 중요한 자리를 왜 상대방한테 주느냐. 섭섭하다. 지지 철회할 거야"라는 비난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입장에 대해 대통령은 “이해가 된다”면서도 “대통령은 당선될 때까지는 한쪽 진영의 대표인 게 분명하지만 당선된 순간부터는 전체를 대표해야 한다고 확고히 생각한다. 다만 대표하던 진영의 가치 지향, 신념 같은 것은 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통령은 “예컨대 칼을 쓰는 부족과 활을 쓰는 부족이 싸워 칼 쪽이 이겼다면 그러면 그 뒤에는 오로지 칼만 쓰고 활은 추방해야 하냐”면서 대통령이 된 뒤에는 진영의 입장만이 아니라 국민 전체를 통합하는 역할을 해야 함을 피력했다.
이 대통령은 “각료 임명이나 청와대 참모들을 꾸리는 데 압도적 다수는 우리의 생각과 가치 지향을 함께하는 같은 색깔, 같은 진영의 사람들인데, 그렇게만 하면 어떻게 하느냐. 그래서 한번 시도해 본 건데, 이 후보자 지명 문제가 이렇게 극렬하게 저항에 부딪힐 줄은 몰랐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