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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저지는 ‘국민 용기’에 의한 것”…울먹인 이진관 판사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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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심원섭기자 |  2026.01.22 11:23:07

“12·3계엄은 내란” 한덕수에 ‘징역 23년’ 법정구속
판결 땐 호통·직설화법 ‘대쪽’, 국민 이야기엔 ‘울먹’
사법연수원 교수 등을 거친 24년차 ‘정통 법조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 이진관 부장판사가 2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1심 선고공판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2·3 내란은 국민이 선출한 권력자인 윤석열과 추종 세력에 의한 것으로, 이러한 위로부터의 내란은 이른바 ‘친위 쿠데타’라고 불린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혐의 사건 1심 재판부가 ‘12·3 비상계엄이 내란에 해당한다’고 비상계엄 선포 414일 만에 처음으로 판단하면서 언급한 발언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는 21일 오후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 전 총리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해 달라’는 특검의 구형보다 8년이 더 많은 징역 23년을 선고하면서 12·3 비상계엄 사태의 법적 성격을 내란으로 명확히 규정했다.

재판부는 이날 선고에서 “형법 87조는 내란을 ‘대한민국의 영토 전부 또는 일부에서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행위’로 정의한다”면서 “비상계엄 사태가 ‘국헌 문란’이라는 목적과 ‘폭동’이라는 행위를 모두 충족했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재판부는 “윤석열과 김용현 등은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포고령을 발령했는데, 그 포고령은 헌법에 의해 보장되는 의회와 정당제도, 영장주의를 소멸시키고 헌법에 의해 금지되는 언론·출판에 대한 허가·검열을 시행해 헌법과 법률의 기능을 소멸시키려는 목적, 즉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발령한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재판부 “다수의 군 병력과 경찰 공무원을 동원해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을 점거, 출입 통제하는 등 다수인을 결합해 유형력을 행사하고 해악을 고지함으로써 한 지역의 평온을 해할 정도의 위력이 있는 폭동을 일으켰다고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지난 1997년 전두환 신군부의 내란 사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에 등장하는 법리를 언급하면서 “해당 판례는 형법 87조에서 정하는 폭동이란, 다수인이 결합해 폭행 또는 협박하는 것을 말하고, 여기서 폭행 또는 협박은 일체의 유형력 행사나 외포심(두려움)을 생기게 하는 해악의 고지를 의미하는 최광의(가장 넒은 범위)의 것”이라고 규정했다.

또한 재판부는 “12·3 비상계엄 선포와 이에 근거해 위헌·위법한 포고령을 발령하고 군 병력 및 경찰 공무원을 동원해 국회, 선관위 등을 점거·출입 통제하는 등의 행위는 형법 87조에서 정하는 내란 행위에 해당한다”며 “이하에서는 12·3 내란이라고 말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이날 재판부가 12‧3 비상계엄 사태를 ‘내란’으로 규정지으면서 다음 달 19일 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가 선고할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1심 선고 결론에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윤 전 대통령은 그동안 국정 위기 상황을 알리기 위한 ‘경고성 계엄’이었을 뿐 국헌문란의 목적이 없었고, 군경 투입 행위 역시 질서 유지를 위한 것이었던 만큼 폭동이 아니라고 주장해왔으나 이날 한 전 총리 사건 재판부가 이를 모두 배척하면서 윤 전 대통령 역시 내란재판에서 유죄와 함께 엄중한 형을 선고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형법상 내란 우두머리죄의 법정형은 ‘사형’과 ‘무기징역’, ‘무기금고’ 세 가지뿐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는 21일 오후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하면서 법정구속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이같이 12·3 비상계엄을 처음으로 ‘내란’으로 규정하고 당시 국정 2인자였던 한 전 총리에게 특검 구형보다 높은 징역 23년을 선고하고 76살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법정구속한 이진관 부장판사(53·사법연수원 32기)의 그동안 단호하고 적극적인 소송 지휘가 눈길을 끌었다.

이 부장판사는 마산고를 거쳐 서울대 법대를 졸업, 1998년 제40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지난 2003년 32기로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뒤에는 수원지법 예비판사로 임관해 대법원 재판연구관, 사법연수원 교수 등을 거친 뒤 지난해 2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로 발령받아 대장동·백현동·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및 성남FC 사건을 담당한 바 있다.

이 부장판사는 이날 재판에서 ‘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 등으로 기소된 한 전 총리 사건 재판을 지휘하며 한 전 총리가 비상계엄의 책임을 회피하거나, 적극적으로 윤 전 대통령에게 반대 의사를 전하지 않은 이들을 호되게 질책하는 단호하고 직설적인 화법으로 주목받았다.

특히 법정에서 소란을 피운 변호인들에게는 감치 선고를 내리거나 선서를 거부하는 증인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재판 주요 국면에서 단호하고 적극적으로 소송 지휘를 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7일 증인으로 출석한 박상우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저희 국무위원들도 어찌 보면 피해자로서 국무회의 이유도 모르고 갔다가 검찰 조사받고 변호사비 들고 법정까지 나와 증언하고 있지 않나”라고 억울함을 토로하자, 이 부장판사는 “그런 말씀은 윤석열을 상대로 했으면, 이해할 수 있었을 텐데 비상계엄으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다 보신 것 아닌가”라고 맞받았다.

그러면서 이 부장판사는 “일반 국민 입장에서 장관이면 국정 운영에 관여하는 최고위급 공무원”이라며 “비상계엄에 반대하거나 동의 못 하겠다고 한 소수의 국무위원도 있었다. 증인은 그 자리에서 아무 말씀도 안하셨죠?”라고 반문하면서 강하게 질책하자 박 전 장관은 “지적하신 것처럼 사전에 알았든 몰랐든 책임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 부장판사는 한 전 총리의 재판에서 선고문을 읽어 내려가는 과정에서는 그동안 보여주었던 이러한 단호한 모습과 달리 비상계엄을 막은 주역으로 ‘국민의 용기’를 언급하며 감정에 북받친 듯 잠시 말을 잇지 못하는 모습이 포착돼 시선을 끌기도 했다.

이 부장판사는 “기존 내란 사건에 관한 대법원 판결들은 피고인의 형을 정함에 있어 기준이 될 수 없다”고 언급한 뒤 “12·3 내란 과정에서 사망자가 발생하지는 않고 몇 시간 만에 종료되긴 했으나 이는 무엇보다 무장한 계엄군에 맨몸으로 맞서 국회를 지킨 ‘국민의 용기’에 의한 것”이라며 내란이 저지될 수 있었던 동력을 국민에게로 돌렸다.

이 과정에서 이 부장판사는 오른손으로 안경을 들어 올리며 수초간 말을 잇지 못했고, 그 순간 법정에도 정적이 감돌았다.

(CNB뉴스=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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