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호기자 |
2026.01.24 00:59:17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느슨했던 오피스텔 등 일반 분양 건축물의 중도금 납부 규정에 대해 고양시가 자체적인 보완책을 마련했다. 시는 공정률보다 앞서 과도하게 중도금을 수취해온 현장의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업무처리 기준’을 수립하고, 법령 개정 전까지 수분양자 보호를 위한 행정조치에 나선다.
고양시는 상가·오피스텔 등 분양 건축물의 중도금 납부 기준을 명확히 하고자 ‘분양 건축물 중도금 납부 업무처리 기준’을 수립, 관련 법령이 개정·공포되기 전까지 한시적으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제도 정비가 완료되기 전까지 발생할 수 있는 행정 혼란을 최소화하고, 수분양자의 권익을 선제적으로 보호하겠다는 취지다.
20년 방치된 '법령 사각지대'...아파트와 다른 오피스텔 규제 역차별
이번 조치의 출발점은 오랜 기간 방치되어 온 ‘법령의 사각지대’다. 현행 ‘건축물의 분양에 관한 법률 시행령’은 오피스텔 등의 중도금을 ‘공사비 50% 투입’ 시점을 기준으로 전후 각 2회 이상 나눠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기준 시점 이전에 전체 금액의 얼마까지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비율 제한’이 명시되지 않아, 현장에서는 공정률과 대금 납부 사이의 균형이 무너지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실제로, 아파트의 경우 중도금 비율이 촘촘하게 관리되는 반면, 오피스텔은 공정률보다 훨씬 앞서 돈을 더 많이 걷을 수 있는 구조적 틈새가 존재해왔다.
고양시는 지난해 8월, 일산동구의 한 대규모 오피스텔 단지 입주예정자들이 제기한 민원을 계기로 이 문제를 공론화했다.
당시 수분양자들은 “공정률 대비 과도한 중도금 선취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해달라”고 반복 제기했으나, 시는 명확한 법적 근거 부족으로 행정 대응에 한계를 겪었다. 이후, 시는 같은해 11월 적극행정위원회 논의를 거쳐 국무조정실에 규제 개선을 건의하고, 국토교통부에 단서 조항 신설을 요구하는 등 법령 정비를 강력히 추진했다.
법제처 ‘법령정비 권고’ 채택...국토부 전격 수용으로 결실
이에 대해 법제처는 지난해 12월 법령해석심의위원회를 통해 “현행 시행령상 기준 시점 이전 중도금을 50% 넘게 받는 행위를 금지된다고 보기 어렵다”는 해석을 내놓으면서도, 국민 혼란 방지를 위해 금지 여부를 법령에 명확히 명시할 필요가 있다는 ‘법령정비 권고’를 채택했다. 시는 국토교통부가 이러한 권고 사항을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고양시가 내놓은 이번 한시 기준의 핵심은 ‘비율 제한’과 ‘균등 배분’의 명문화다.
분양신고 단계부터 기준 시점(공사비 50% 투입) 이전에 납부하는 중도금 합계가 전체의 50%를 초과하지 않도록 강력히 권고하고, 전후 납부 횟수를 가급적 균등하게 배분하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만약 이를 어기고 중도금을 과다 수취한 정황이 확인될 경우 정밀 조사를 진행하며, 향후, 법령 개정 이후에는 해당 사례들을 관리 대상으로 분류해 엄격히 점검할 계획이다.
시는 이번 조치가 아파트와 오피스텔 사이의 규제 차이로 발생했던 ‘역차별’ 현상을 해소하는 데도 큰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 관계자는 “법령 개정을 실질적으로 선도하는 지자체 모델을 구축하게 되어 뜻깊다”며, “앞으로도 시민의 생활 불편을 초래하는 불합리한 규제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전국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