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호기자 |
2026.02.10 21:58:22
수익 발생 시 과세 예외 없어…일회성 기타소득 vs 반복성 사업소득 구분
공식 재활용률 고작 22%…밈(Meme)으로 떠오른 자원 재활용의 명암
중국에서 폐기된 SIM카드와 전자부품을 모아 금괴를 만들었다는 사연이 퍼지자 온라인이 들썩였다. “버리는 휴대폰만 모아도 돈벌이가 되겠다”, “길거리 폐기물 채굴이 유행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쏟아졌다.
그러나, 화제의 끝에는 늘 현실적인 질문이 따라붙는다. 폐기물에서 뽑아낸 금을 팔아 수익을 냈을 때, 세금은 어떻게 매겨질까?
사연의 핵심은 전자제품 속에 숨겨진 ‘도시광산’의 가치다.
전자 회로의 접촉 단자에는 부식 방지 등을 목적으로 미량의 금이 사용된다. 이를 수거해 화학 정제 과정을 거치면 순도 높은 금으로 재탄생시킬 수 있다. 실제 해외 사례에서는 폐기된 SIM카드와 부품을 정제해 약 2만 8,000달러(한화 약 3,700만 원) 상당의 금괴를 만들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세법상의 판단은 명확하다.
취득 경로가 폐기물일지라도 현금화되는 순간 과세 대상이 된다. 전문가들이 꼽는 핵심 쟁점은 ‘수익의 반복성’이다.
우연히 모은 부품을 일회성으로 처분했다면 기타소득으로 볼 여지가 있으나, 지속적으로 수집·정제해 수익을 창출했다면 이는 ‘사업소득’에 해당한다. “버려진 물건을 주웠다”는 이유만으로 과세망을 피하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하지만, 실제 개인이 맞닥뜨릴 장벽은 세금보다 ‘규제’에 있다.
전자폐기물을 무단 수거해 분해하고 성분을 추출하는 행위는 환경법상 ‘적정 처리’ 범위를 벗어나기 쉽다.
현행법상 전기·전자제품은 회수 및 재활용 의무 체계에 따라 관리되며, 허가받지 않은 자가 이를 처리할 경우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될 수 있다. 특히, 금 정제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화학약품과 폐수 처리는 환경 안전 기준을 충족해야 하므로 개인이 가정 내에서 구현하기에는 법적·환경적 위험이 크다.
이러한 ‘금괴 대박’ 소동은 역설적으로 전자폐기물 관리 체계의 허점을 시사한다.
전자제품의 교체 주기가 빨라지며 폐기물은 급증하고 있지만, 회수 속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전 세계 전자폐기물 발생량은 약 6,200만t에 달했으나, 공식적으로 수거·재활용된 비율은 22.3%에 불과했다. 결국 폐SIM 금괴 이야기는 단순한 흥미 위주의 밈을 넘어, 일상 속 자원을 제도권 안에서 어떻게 효율적으로 선순환시킬 것인가라는 묵직한 과제를 던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자폐기물은 버려지는 쓰레기가 아닌 소중한 자원”이라면서도 “개인 차원의 무허가 추출 행위는 환경 오염과 법적 처벌의 위험이 큰 만큼 반드시 인가된 전문 업체를 통해 자원 순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