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호기자 |
2026.02.10 22:20:23
양주시의회가 10일, 본회의에서 어르신 복지 서비스가 ‘디지털 장벽’에 가로막히지 않도록 제도를 손질해 달라는 건의안을 채택했다. 온라인 신청과 QR 결제 중심 구조를 바꾸고, 오프라인 창구와 실물 이용수단을 넓히는 한편 지역 인적 안전망을 활용한 현장 지원체계를 정부가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건의안은 한상민 의원이 대표발의했다.
양주시의회는 정부가 어르신 복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지만, 휴대전화 본인 인증부터 전용 앱 설치, QR 결제로 이어지는 절차가 스마트기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에게 높은 문턱으로 작용한다고 밝혔다. 복지와 정보 접근권을 보장하라는 헌법과 노인복지법 취지에 비춰, 행정서비스가 한쪽으로 치우치면 정책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점도 함께 내세웠다.
의회는 지난해 8월부터 시행된 ‘어르신 스포츠 시설 이용료 지원 사업’을 사례로 들었다. 신청과 결제 과정이 복잡한 데다 사용처가 제한적이고 시설 확인 절차도 번거로워, 정작 혜택이 필요한 어르신이 참여를 포기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봤다.
디지털 소외가 복지 영역에만 머무는 문제도 아니라고 했다. 코로나19 확산 당시 QR 인증이 일상생활 전반에 제약으로 작용했던 경험이 있었고, 경제활동에서도 비슷한 장벽이 반복된다는 취지다. 어르신 상당수가 계속 일하기를 희망해도 온라인 중심 채용 정보와 복잡한 본인 인증 절차가 ‘정보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고 건의안에 적었다.
수치 근거도 담겼다.
지난 ‘2024 디지털정보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고령층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71.4%로 정보취약계층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고, 스마트폰 앱을 필요에 따라 스스로 설치하고 활용할 수 있다는 응답은 52.4%에 그쳤다. 양주시의회는 행정서비스의 급격한 디지털화가 어르신에게는 권리 포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양주시의회는 단순히 “신청하면 된다”는 방식으로는 정책 소외를 줄이기 어렵다고 보고, 행정이 생활 현장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지역사회보장협의체나 봉사단체 같은 지역 인적 안전망과 협력해 신청부터 사용법 교육까지 1대 1로 돕는 ‘현장 밀착형 전달체계’가 작동하도록 국가 차원의 행정·재정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건의안에는 세 가지 요구가 담겼다.
첫째, 어르신 정책은 온·오프라인 창구를 함께 운영해 행정 접근권을 기본권 차원에서 보장할 것. 둘째, 디지털 상품권 중심 지급에서 벗어나 바우처 카드 연계, 실물 카드, 종이 바우처 등 이용 수단을 넓힐 것. 셋째, 지역 유관단체와 협력해 신청과 교육을 지원하는 현장 중심 복지 전달체계를 국가가 뒷받침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