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태기자 |
2026.04.20 13:45:32
인도를 국빈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은 19일(현지 시간) “중동전쟁의 여파 속에서 공급망 불안정과 글로벌 경제 위기가 상시화되는 만큼 한국과 인도는 서로에게 가장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동포 만찬 간담회에서 밝혔다.
이 대통령은 20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정상회담에 앞서 19일 뉴델리 시내의 한 호텔에서 동포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은 한-인도 관계를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완전히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인도는 단순한 소비 시장이 아닌 글로벌 생산과 공급망을 이끄는 핵심 국가가 됐다. 또 인도는 한국과 비슷하게 원자재와 에너지를 상당 부분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과 협력할 여지가 상당히 많을 것”이라며 “양국이 2015년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한 이후 관계가 상당히 발전했음에도 (교류가) 크게 확장되지는 못했다. 인도는 인구로 이미 중국을 제쳤고 세계 4위의 경제대국이고 곧 3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소설 '광장' 예 들며 "남북한 함께"
이 대통령은 이어 최인훈 작가가 1960년 발표한 소설 ‘광장’(주인공이 남북한 모두에 실망해 인도행 송환선을 탄다)을 언급하며 “남북 동포가 함께 살아가는 인도의 교민 사회는 우리 한반도가 만들어 가야 할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잘 보여준다”며 “인도 한인 1세대 분들이 얼마나 많은 고난과 희생을 치렀겠느냐. 식민 지배와 분단 전쟁, 군사 독재를 극복하고 이제는 경제 발전과 민주화를 동시에 이뤄낸 우리 대한민국에서는 다시는 그런 참혹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의 ‘남북한 동포가 함께 사는 인도’라는 언급은, ‘친(親)서방도 반(反)서방도 아닌’ 인도의 현재 독특한 국제 정치적 위상을 지적한 말이기도 하다.
‘팍스 아메리카나’ 이후 모색하는 브릭스 의장국
인도는 ‘미국 주도의 세계 질서(팍스 아메리카나)에 대한 대안 세력’으로의 성격을 강화하고 있는 브릭스 국가연합(BRICS: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 5개 국가가 시작했고, 최근 이집트, 에티오피아,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인도네시아가 새로 가입)의 올해 의장국을 맡고 있다.
예컨대, 아랍 국가 중 최고의 친미 국가로 꼽혔던 아랍에미리트(UAE)는 2024년 브릭스에 가입했으며, 최근 이란 전쟁 와중에 큰 피해를 입자 지난 주 미국 정부 측에 ‘전쟁 탓에 달러화가 부족하면 원유 거래에 중국 위안화 등의 사용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보도됐다.
이란 전쟁 탓에 세계 경제 안보 틀이 크게 흔들리는 가운데 이 대통령의 언급 그대로 ‘원자재와 에너지의 상당 부분을 해외에 의존하는’ 한국과 인도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어떤 협력 관계를 구축할지 관심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