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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 집인데 못 들어간다?"… 대법원이 정리한 '새 집주인' 권리

허위 실거주 판명 시 손해배상 위험까지, 매매 시 체크리스트 점검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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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박상호기자 |  2026.04.21 12:44:46

엄정숙 변호사. (사진=법도종합법률사무소)

임차인이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했더라도, 이후 주택을 매수해 임대인 지위를 넘겨받은 새 소유자가 일정한 기간 안에 실거주 의사를 내세우면 갱신을 거절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명도소송 실무의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갱신요구권과 매수인의 실거주가 충돌하는 분쟁이 늘면서, 매매 시점과 실거주 의사 입증 여부가 소송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모습이다.

21일, 법도종합법률사무소 엄정숙 변호사 설명을 종합하면, 임차인이 갱신을 요구한 뒤 집주인이 바뀌는 경우 새 매수인이 직접 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할 수 있는지가 주택임대차 분쟁의 주요 쟁점이 되고 있다.

 

대법원은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양수인도 법이 정한 갱신거절 기간 안에서는 실거주 사유를 들어 임차인의 갱신요구를 거절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 2020년 7월 개정된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임차인에게 1회 계약갱신요구권을 보장하면서도, 임대인에게 정당한 거절 사유가 있으면 갱신을 거절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가운데 제6조의3 제1항 단서 제8호는 임대인이나 직계존속·직계비속이 목적 주택에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를 갱신거절 사유로 두고 있다. 쟁점은 여기서 말하는 임대인에 임차인의 갱신 요구 뒤 해당 주택을 사들인 매수인까지 포함되는지 여부였다.

대법원은 지난 2022년 12월 1일 선고한 2021다266631 판결에서 매수인의 갱신거절권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임차인이 계약갱신을 요구했더라도 임대인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 제1항 전단이 정한 기간 안이면 실제 거주 사유를 들어 갱신을 거절할 수 있고, 같은 법 제3조 제4항에 따라, 임대인 지위를 승계한 주택 양수인도 그 주택에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 같은 기간 안에 제8호의 갱신거절 사유를 주장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해당 사건에서 임차인은 지난 2019년 3월 기존 소유자와 임대차계약을 맺고 4월부터 아파트에 거주했다. 새 매수인들은 지난 2020년 7월 5일 매매계약을 체결했고, 같은 해 10월 30일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임차인은 그 사이인 10월 5일부터 20일까지 종전 임대인에게 네 차례 계약갱신을 요구했다. 종전 임대인은 이미 아파트를 매도했고 매수인이 실제 거주해야 한다는 이유로 갱신거절 의사를 내용증명으로 통보했다.

1심은 원고 일부 승소로 판단했지만, 2심은 갱신요구 당시 매수인이 아직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지 않아 임대인 지위에 있지 않았다는 이유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를 뒤집고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갱신거절 기간 안에 임대인 지위를 승계한 양수인이라면 실거주 사유를 주장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 판결 이후 하급심 실무에서는 갱신요구권을 행사한 임차인이라도 갱신거절 기간 안에 매매가 이뤄지고, 매수인의 실거주 의사가 인정되면 주택 인도 의무가 인정될 수 있다는 기준이 보다 분명해졌다. 다만 실거주 주장이 곧바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지난 2023년 12월 7일 선고한 2022다279795 판결에서 실거주 사유의 증명책임이 임대인 측에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단순히 거주하겠다는 의사만 밝히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실제 거주 의사가 진정하다고 통상 수긍할 수 있을 정도의 구체적 사정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취지다.

결국 명도소송에서는 매매가 임대차 종료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의 갱신거절 기간 안에 이뤄졌는지, 매수인이 매매계약서와 소유권이전등기 시점, 거주 준비 정황 같은 자료로 실거주 의사를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 된다. 반대로 임차인도 매수인의 실거주 주장이 형식에 그치거나 실제와 다르다고 볼 사정이 있는지 따져 대응해야 한다.

갱신요구권과 매수인 실거주 사유가 맞부딪히는 사건은 사실관계의 작은 차이로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 같은 법 조항을 적용하더라도 매매와 통보 시점, 실거주 준비 정도, 관련 자료의 구체성에 따라, 판단이 갈릴 수 있다는 점에서 초기 대응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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