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에 열린
“남자는 다 똑 같다”는 말도 있고, 남자는 연령대에 불문하고 예쁜 여자만 찾는다는 말도 있듯, 남자의 성적 흥분 반응은 개인차가 없이 거의 균일한 게 사실이다. 그래서 남자들은 “여자도 나 같겠지”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연구 결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남자의 경우 여자의 벗은 몸 등 성적으로 흥분시키는 이미지를 보면 성기의 확장처럼 신체의 변화가 분명히 나타나고, 남자 스스로도 “내가 흥분하는구나”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게 된다. 그러나 여자의 경우 성기로 혈액이 몰리는 등 몸이 흥분하는 양상을 보여도 여자의 마음은 “내가 성적으로 흥분하는구나”라는 사실을 전혀 모르는 등 남자와는 성적 흥분의 양상이 상당히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사실은 캐나다 퀸스대학의 메러디스 치버스 교수 등 연구진이 지난 1969~2007년 사이 발간된 남녀 성자극 반응에 대한 기존 연구 논문 134개를 종합적으로 검토하면서 드러났다. 이들 연구에 포함된 실험 대상자만 남자 남성 2,500여 명, 여성 1,900여 명에 달하며, 이들 실험들은 성적 흥분에 남녀의 몸과 마음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측정했다.
"나는 흥분 상태" 아는 경우 남 66%, 여 26%
이들 연구들은 야한 사진이나 소리를 제시했을 때 남자는 음경이 발기하는지, 여성은 외음부에 혈류 변화가 일어나는지를 관찰했고(몸의 변화), 마음적으로는 자신이 성적으로 흥분했는지를 알고 있는지(마음의 변화)를 조사했다.
그 결과, 남자들은 몸이 흥분한 사실을 몸이 아는 경우가 전체의 66%나 됐지만, 여성의 경우는 몸의 흥분과 마음의 흥분이 일치하는 경우가 26%에 불과했다. 남자는 3명 중 2명이 “내 몸은 지금 흥분 상태다”라는 사실을 알지만, 여자는 이런 경우가 4명 중 1명에 불과하다는 결론이다. 몸과 마음이 따로 노는 경우가 여성에서 훨씬 많다는 결론이다.
남자는 여자 사진에, 여자는 남-녀 사진에 흥분
어떤 이미지에 흥분하는지에서도 남녀 차이가 드러났다. 이성애 남자는 여자 사진에, 동성애 남자는 남자 사진에 흥분해, 성적 지향성에 따라 분명한 차이를 보여 줬다. 반면 여자들은 그렇지 않았다. 이성애 여자라고 꼭 남자 사진에만 흥분하는 게 아니었으며, 때로는 여자 사진에 흥분하는 경우가 있었다. 동성애 여성도 이런 양상은 마찬가지였다.
결론적으로, 성적 흥분에 관한 한, 남자는 그야말로 ‘간단한 동물’이지만, 여자는 “내 마음과 몸은 나도 몰라”라는 식으로 성적 흥분이 일어나고 이를 경험하는 양상이 복잡하다는 것이었다.
치버스 교수는 “성생활 연구에서 성적 흥분을 가져오는 요소에 대해 이해하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며 “성적 흥분도를 측정할 때 남녀를 구분해야 함을 이번 연구 결과는 보여 준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학술지 ‘성적 행동 기록(Archives of Sexual Behavior)’ 온라인판에 4일 실렸다.